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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 ONE Oct 14. 2024

[에필로그] 귀여움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지배한다면

Emergency call for cuteness overloaded

Emergency call for
Cuteness overloaded

<귀여움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제목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귀여움이라는 필터로 바라보고자 했습니다. 불안과 불만, 갈등과 불확실성, 무기력함과 우울이 만연하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귀여움이 가진 양면성으로 보이지 않는 일상의 이면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귀여움에 중독되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우리가 무엇인가에 중독될 때는 그 대상이 가진 '한 가지' 면에만 경도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도박중독자는 '베팅'이라는 쾌락이 극대화되어 이면에 존재하는 리스크를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귀여움도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귀여움에 중독된 사람들은 오로지 그 대상이 제공하는 즉각적인 만족감, 편안함, 안정감, 단순함, 친밀감의 장점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장점들은 여성성과 결부되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 브런치북 프로젝트 <귀여움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에서 총 10가지의 주제를 다뤘습니다. 귀여움의 이면과 양면성, 경계를 구분 짓지 않는 귀여움의 특징을 하나의 권력으로 해석하고, 탈성화된(desexualized) 캐릭터의 존재가 인간이 매력을 느끼는 이유와 치명적인 귀여움으로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반려동물의 강력한 지위 또한 살펴봤습니다. 이외에도 거세된 남성성으로 결혼하지 못하는 남자들의 모습으로 우리 사회의 미혼율이 증가하는 이유, 진지함이 조롱거리가 되어버릴 정도로 한없이 가벼워진 이 시대의 서글픔을 쓰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 사람들이 말 끝마다 붙이는 "~인 것 같습니다"라는 표현이 우리의 사고를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 자기 착취로 이어지는 과한 친밀성의 위험성을 귀여움의 특성과 인플루언서라는 존재를 비교하여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리 자녀의 교육, 마음 읽기와 마음 챙김으로 대표되는 친구 같은 부모의 양육 방식이 정작 미래의 자식에게 해로울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쇠퇴와 몰락의 과정을 귀여움의 포용성과 다면성의 관점에서 해석해보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필자는 지금 우리 사회를 귀여움이 만연함을 넘어서 과잉 충족된 상태로 진단합니다.  뭐든 과하면 독이 됩니다. 여기서 소개드리고 싶은 한 단어.  "Acuteness" 흔히 예리함으로 해석되는 이 용어의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Acuteness : being aware of or able to recognize small differences between things or being accurate in judging something - Cambridge Dictionary

*Acuteness (예리함) : (정신적/감정적)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거나 감각, 감정, 인식 등이 뛰어난 상태

필자는 이 단어를 새롭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A-cuteness] 즉, '귀여움 한 스푼'. 2024년 지금을 현명하게 살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귀여움 한 스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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