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 달라진다

by 황상열

얼마 전 지인들과 술 한잔 하는 중이었다. 테이블에 올려놓은 내 스마트폰이 울린다. 한참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중인데, 잠시 이야기가 끊어졌다. 누구한테 전화가 왔는지 화면을 보니 그동안 내가 글을 쓰는 것에 상당히 부정적인 선배였다. 받을까 말까 하다가 그래도 오랜만이라 전화를 받고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오랜만입니다.”

“야! 아직도 글쓰고 있냐? 지금도 글쓰냐?”


첫 말투부터 듣기가 거북했다. 끊을까 말까 하다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지금 밖에서 사람들과 저녁식사 중입니다. 중요한 이야기 아니면 다음에 통화하시죠.”

“아니, 하나만 물어보게. 나도 회사를 곧 그만둘 거 같은데, 나가면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이 되네. 글을 쓰면 좀 돈이 되냐?”

“어떤 글을 쓰려고 하시는데요?”

“20년 가까이 회사생활 하면서 내가 익힌 경험과 노하우를 쓰면 돈이 되지 않을까? 요새 전자책으로도 돈을 번다고 들었는데, 그런 것은 어떻게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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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말투는 거만하다. 진짜 궁금해서 연락한 것이 아닌 나를 한 번 떠보려고 연락한 것 같았다. 퉁명스러운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왜 아직도 제가 글을 쓰는 게 못마땅하신가요? 아니면 단지 돈을 벌고 싶어서 글을 쓰고 싶은 건가요? 뭔가를 물어보시려면 적어도 예의는 좀 갖추고 말씀해 주세요.”

“야, 황상열 많이 컸네. 됐다. 그냥 말을 마라.”


갑자기 통화가 종료되었다. 어안이 벙벙했다. 그 선배와는 다시 이야기하고 싶지 않는 마음이 들었다. 얼굴 표정이 좀 일그러졌지만, 다시 술자리 지인들을 보니 조금은 누그러졌다.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분명히 이것도 글을 쓰고 난 뒤 느껴지는 효과 중에 하나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가끔 나에게 물어본다. 글을 쓰면 무엇이 달라지냐고? 갑자기 떠오르지 않았다. 천천히 정리해봤다. 글을 쓰면 달라지는 것에 대한 내 의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글을 쓰면 나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남 탓 세상 탓만 하던 내가 글을 쓰고 난 뒤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인생의 좋고 나쁨은 결국 내가 만드는 것인데, 그것을 몰랐다. 왜 나의 인생이 망가졌는지 글을 쓰다 보니 모든 것이 나에게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둘째, 글을 쓰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으면 중구난방이 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정리가 되지 않아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이럴 때 글을 쓰면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셋째, 쓸데없는 분노와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갑자기 끓어오르는 분노에 참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감정에 주체하지 못해 아무것도 할 수 없기도 한다. 이럴 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보자. 감정을 기록하는 순간 거기에서 벗어나 다시 편안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넷째, 매일 쓰다 보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일 자신의 일상과 감정 등을 기록하다 보면 예전에는 왜 이렇게 별 것 아닌 일에 예민하게 굴었을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참지 못했을까 등등이 아무렇지 않은 일로 느껴진다. 조금 덤덤해진다고 할까? 자신이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글을 쓰면 달라지는 점은 이것 말고도 많다. 하지만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위에 4가지라고 생각한다. 그 선배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바뀔 수 있으니 글을 한번 써보라고 차분하게 말하고 싶다. 돈을 벌기 위해서 무슨 대단한 문학 작품을 쓰는 작가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희망을 품고 자신의 인생을 조금 다르게 살 수 있도록 매일 써서 성장하는 작가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대로 살아 그대의 글을 남겨라. 쓰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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