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모메식당. 핀란드의 바닷가 마을에 예쁜 식당을 연 일본 여자 사치에는 식당에 손님 하나 없는데도 늘 밝고 따뜻하며 정성을 다한다. 결국 손님이 가득 차고 그녀가 다니는 수영장 회원들의 박수를 받는다.
낭만의 서사는, 사치에의 맑은 품성과 마음이 해피엔딩을 만들게 됨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원작 소설의 사치에가 복권에 당첨된 이야기가 없다. 사치에의 태도를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돈이 있으며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면 영화는 낭만이 아닌 서늘한 서사가 될 것이다.
카모메 식당은 동화다. 이른바 '윤식당'류의 프로그램 같은 것. 동화는, 낭만은, 거짓이나 환상이 아니라 어느 한 가지 사실만 숨기면 가능하다. 그 숨겨진 것의 이름은 '진실'이 아니라 '알고 싶지 않은 것'. '알면서도 모르고 싶은 것'이다.
산에 올라와 병이 낫고 암세포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며 세상 행복하다고 자랑하지만, 언제나 마지막에 던지는 질문, "그럼, 가족들은요"? 에 눈물을 숨기지 못하는 '나는 자연인'들.
낭만의 속살은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