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주인_주인장의 책
나태주 시인님을 좋아한다. 시가 예뻐서 좋다. 시가 예쁘다는 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태주 시인님의 시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예전에는 학습으로만 익혔던 시들이 이젠 새롭게 보인다. 시를 쓴 시인의 의도를 알아야 할 것 같고, 단어 하나에 담긴 뜻이 있지 않을까 신경 쓰다 보니 시를 제대로 느끼고 감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시와 멀어졌다. 나에게는 그저 짧은 글일 뿐이고 느끼는 것이 아닌 빠르게 읽고 넘길 수 있는 글일 뿐이었다. 이런 시를 좋아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다. 어느 순간 시 한 편을 읽으면 머릿속으로 그려지고 억지로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부터 시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에게 ‘시’는 너무 어려운 글이었다. 이해하려 해도 이해되지 않는 왜 이해를 해야 하는지 마저 의문을 들게 만들었다. 학원을 할 때 아이들에게 동시를 가르치면서 그렇게 가르쳐도 정작 나는 어려우면서 또 내가 배운 대로 학습적인 가르침을 하면서 회의감을 느꼈다.
나태주 시인님의 시는 쉬우면서도 마음이 간질간질, 몽글몽글하게 만든다. 시적 표현이라 할 수 있는 표현법들이 그대로 느껴지고, 나 또한 감상을 시적으로 표현되게 만드는 재주가 생긴다. 많은 시집들 중「꽃을 보듯 너를 본다」이 시집을 선택한 건 제목 때문이다. 제목자체가 너무 예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나에게 해주는 말 같았고, 다음에 다시 제목을 볼 때는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보라는 듯하는 것 같았고, 마지막으로 모든 것들을 꽃을 보듯이 보라는 것 같아 내 안에 꽃 한 송이가 계속 피어져 있는 것 같았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라는 글이 있는 시는 「한 사람 건너」라는 시다.
나태주 시인님을 뵈러 공주로 간 적이 있었다. 물론 만남을 약속해서 간 것이 아니라 문득 시인님이 있는 그곳이 어떨지 궁금했다. 공주를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는데 풀꽃 문학관을 가기 위해 처음으로 공주를 가본 것이다. 목적지를 정하고 누굴 만나던지 무엇을 할지 정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낯선 곳을 가보는 건 새로웠다. 서울에서 공주로 가는 기찻길에 감성이 충만하여 시 한 편을 써봤다.
난 시집을 읽으며 마지막에 「해설」이 있는 게 참 의아했었다. 마치 내가 이해하고 느낀 것이 맞는지 정답을 맞혀야 할 것만 같았다. 이 시집 끝에는 해설대신 인터넷 서평을 발췌해 옮겨서 나와 같은 독자들의 생각을 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나태주 시인님의 시를 필사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 시 한 편 써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을 나만의 표현법으로 표현한다면 나의 삶의 다른 색이 물들여질지도 모른다.
-나태주 시인님의 또 다른 책 추천-
「사랑만이 남는다」 다시 가슴 설레게 하는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한 줄 평-
너를 꽃으로 보는 게 아니라 네 자체가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