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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바 Jan 22. 2020

들어가는 말

전 개인적으로 <트렌드> 또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단어가 붙은 책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보통 이런 단어들이 붙은 책들은 깊이 있는 통찰력을 담은 경우보다는 사람들의 궁금증과 뒤처지면 안 된다는 조바심을 자극하거나, 억지스러운 신조어를 만들어내기 급급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을 자극해야만 자신의 지식과 제품을 팔 수 있는 사람들과 회사들 덕분에 지금 이 순간에도 여기저기서 변화를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위한 신조어들이 부단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본 글은 그런 신조어들 중 특히 디지털/IT 관련 신조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신 저희 회사 직원분의 요청으로 준비하게 된 내용을 좀 더 상세하게 풀어서 써본 글입니다. 앞서 제가 제목에 대해 셀프 디스를 했듯이 이 글 또한 안타깝게도 엄청난 통찰력을 담고 있지는 못합니다. 다만, 디지털/IT 관련 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신조어나 상황들을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보고자 준비해봤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2019년까지는 이런 신조어들이 있었고, 또 올해는 이런 게 이슈가 될 수도 있겠구나 환기하는 수준에서 읽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디지털 트렌드는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왔다고 해서 갑자기 크게 바뀌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5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도,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도 크게 바뀐 것은 없습니다. 1980년대 앨빈 토플러가 주창한 정보화 혁명이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디지털 트렌드는 한결같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그것은 바로 개인의 삶과 기업의 역량을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정확하게, 더 편리하게, 더 저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매년 뭔가 새로워 보이는 것들이 등장하는 것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실행방법이나 기술이 '아주 조금씩' 달라지고, 마케팅 신조어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1980년대부터 2007년까지는 PC 중심의 정보통신 혁명이 이뤄지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2007년 아폰의 등장으로 정보통신 혁명이 PC 밖으로 뛰쳐나오자 2019년 까지는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대응하며, 어떻게 규제해야 될지 몰라 모두들 방황을 하던 시기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2019년보다는 이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보통신 혁명이 완성이 돼가는 것이 디지털 트렌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응용 방법과 분야가 점차 구체화되고, 기준과 규제가 정립되면서 우리가 정보통신 혁명 초기에 상상만 하던 기술과 서비스들이 하나 둘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2010년대 초반 개념이 대두되었던 클라우드, 빅데이터는 점점 그 열매가 무르익어가고 있고, 인공지능과 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은 열매를 맺기 전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그 결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IoT 등을 통해 데이터 수집이 증가하고 → 클라우드와 엣지 컴퓨팅이 이를 처리하면 → 더 저렴하고 빠르게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고 → 데이터에서 인사이트가 뽑혀 인공지능 개발에 이용되면 → 개인별 / 기업별 맞춤형 서비스가 활발해지고 → 구독경제/공유경제가 점차 발전하여 → 고객 만족도 향상 및 기업 역량 강화가 진행 될 것입니다. 이처럼 지금 설명할 신조어와 기술들, 그리고 앞으로 나올 것들도 모두 따로따로 구분된 것들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저도 그 거대한 흐름을 제대로 이해 하진 못했습니다만...)


그럼 지금부터 가볍게 한번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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