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하는가?
우리의 사랑에는 형체가 없었다.
너를 향한 이 연민을 사랑이라 착각했고, 너의 행복을 나의 행복이라 착각했다.
너의 채워짐은 나의 비워짐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돌아보니 우리는 분명 ‘사랑’을 했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지는 않았다.
그 사실이 나를 가슴 아프게 했다.
서로의 아픔에만 머물러있었다는 것이, 너는 너의 상처를 이해해주기만을,
나는 나의 외로움을 알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요구하기만을 했다는 것이 아팠다.
아무것도 몰라서 그랬었다고 하기엔 우린 너무도 이기적이었다.
사랑을 받고 싶었던거지 주고 싶진 않았던 모양이다.
우리의 사랑은 형체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