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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현수 Jun 25. 2024

걸음

길 위에 먼저 간

발자국들이 보인다.


그들의 흔적을 따라 걷지만

나의 보폭과 맞지 않아

새로운 발자국을 남긴다.


새로운 발자국에 따라오는 야유들   

멈추어 나아가지 못한 채

날이 저문다.  


밤은 이대로 있을 거냐며

걸어가라 다독이고   

옳은 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걸었다.  


동틀 무렵 돌아본 길 위에  

휘청거렸던 발자취가 있다.  


그제야 보이는  

앞서 걸었던 사람들의

발자국 속 떨림들    


당신의 걸음도

나의 걸음도  

그렇게 불안을 삼키며

내딛었나보다.  


걷는다,

발자국은 여전히 안쓰럽지만   

아름답게 보였다.


여기를 누르시면 인스타 음악과 함께 시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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