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종의 루틴

취향 에세이

by 나비고

직장생활은 몸과 마음 둘 다 힘들다.

나의 기분이나 몸 상태는 따지거나 묻지 않는다.

주 5일을 일하고 주말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풀 겸 낚시를 다녔다.

붕어낚시란 물고기 밥 주러 가는 일이다.

그만큼 조황이 좋지가 않다.

어차피 세월을 낚고 물고기는 덤인 것을...

주말마다 물가에 가는 것은

일을 하면서 습관처럼 돼버렸다.

일종의 루틴처럼...

스트레스를 힘찬 붕어의 당찬 손맛으로 풀어 버리곤 했다.

이번 출조는 잡지는 못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해장국을 먹으면 피곤이 사라진다.

단골집에 가야 했었다. 그 해장국집을 생각하면 지금도 욕이 나온다.

아무튼 지친 몸을 샤워도 안 하고 달콤한 '두 개 더' 반 통을 해치우고 그냥 잠이 들었다.

중간중간 깨기는 했지만, 약간의 두통과 미열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조금자면 나아지겠지...

일어나면 물부터 마셨다.

겨울에는 온수, 나머지 계절은 냉수, 식후에는 온수 반 냉수 반.

일어나자마자 단 게 당겼다.

먹다 남은 '두 개 더'를 먹었다.

일어나서 물 한 잔은 나에게는 철칙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아이스크림을 먹다니 희한한 일이다.

평상시 단것을 안 좋아할뿐더러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항상 입가심을 했다.

단 게 좋았다.

물로 씻겨 내려가는 게 싫었다.

달콤한 향이 입안에 머무르는 게 좋았고 힘도 났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