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은 내 감정의 비밀 찾기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감정은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인간의 적극적인 대응 방식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신체와 이성, 사회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때로는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을 느끼고, 분노나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 내면에서 하루에도 수백 번씩 일어나는 불안, 우울, 짜증, 수치심, 두려움, 질투, 미움, 원망, 열등감 등 부정적 감정들은 조절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내 마음인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내 안에 컨트롤할 수 없는 또 다른 내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구나 희로애락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 듯 최고의 감정과 최악의 감정을 오가는 경우 자기감정도 알지 못하고 혼란스러움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정들을 어떻게 인지하고 조절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감정일기로 해볼 수 있는 쉽고도 효과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감정에 이름 붙여주기"입니다.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세요. 이를 통해 감정을 구체화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내가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생각하는 감정에 대해서만 표현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메시지를 이해하고, 이름을 붙여야 하는 생리적인 현상입니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분노인지, 질투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인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었구나" 또는 "슬픈 감정을 화로 표현하고 있었구나"라고 감정에 제대로 된 이름을 붙여주면, 나에게 숨겨진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억눌렸던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다양한 내면 상태를 표현할 단어를 충분히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감정에 대해 설명한 '감정 카드’를 사용해도 좋고, 감정과 욕구 단어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묘사할 적절한 단어를 찾기 어려워합니다. 심지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감정적 언어 능력의 부족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감정을 억누르게 합니다. ‘나쁜’이라는 표현의 느낌은 슬픔, 실망, 좌절, 두려움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할 수 있으니 올바른 감정 단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5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내 머릿속에 살고 있는 의인화된 감정”이라는 설정을 정교한 세계관으로 풀어낸 명작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모든 사람들 머릿속에 존재하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을 캐릭터로 표현했는데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11살 소녀 ‘라일리’를 위해 다섯 가지 감정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감정의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나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면서 '라일리’의 마음에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라일리'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쁨’과 ‘슬픔’이 본부로 돌아가야 하지만 본부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영화에서는 왜 다섯 가지 감정 중 ‘기쁨’과 ‘슬픔’ 두 감정이 본부를 이탈했을까요?
인간의 감정 중 ‘기쁨’과 ‘슬픔’은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감정입니다. 기쁨과 슬픔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감정들이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대표 역할을 감당하는 두 감정이 본부를 이탈한다는 것은 심각한 심적 갈등과 환경 변화를 예고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인사이드 아웃 2>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시간이 흘러 초등학생이었던 ‘라일리’는 사춘기 중학생이 되었고, 그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새로운 감정들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이드 아웃 2>에서는 1편에서 주로 다뤘던 기본적인 다섯 가지 감정 외에 불안, 부럽, 따분, 당황 등 새로운 감정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새롭게 등장한 감정 중 불안은 기존의 감정 5인방(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을 감금하는 행위를 보여주며 ‘감정의 억눌림’을 표현했습니다. 성장한 주인공은 기존 감정들과 새로운 감정들의 대립으로 좀 더 복잡해진 감정 변화를 겪습니다. 이 영화는 원초적인 감정들이 사춘기를 지나 어른이 되면서 점점 안으로 삭히게 되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불안, 질투, 당황 등의 감정이 섞여 요동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감정을 설명할 때 책상에 앉혀 놓고 공부하듯 할 필요는 없습니다. 좋아하는 이야기와 영화를 통해 캐릭터의 감정을 식별하면서 이해하면 놀이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보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질문하며 각 등장인물의 감정과 이유를 관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폭넓게 이해하게 됩니다.
내적인 변화와 그에 수반되는 머릿속 감정들의 시행착오는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많은 감정 중에서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감정의 도움을 받으면 마음의 회복에 도움이 될지 생각해 보세요. 감정의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오는 방법은 결국 내 안의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조화롭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욱 견고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 감정일기 쓰기 tip
• 매 순간 변하는 다양한 감정 알아차리기
• 첫 문장을 ‘상황’이 아닌 ‘감정’으로 시작해서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