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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리부부 Feb 17. 2022

봄이 오려나 보오

10년 전 이맘때에는 아무 대책 없이 덜컥 대학 졸업을 했고,

7년 전 이맘때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빚을 갚았고,

5년 전 이맘때에는 아픈 엄마의 소식을 듣고 원통해서 울었고,

4년 전 이맘때에는 잘 살고 있던 로마를 떠나 새로운 도시에 왔고,

3년 전 이맘때에는 거주가 불안정하여 마지막 기회였던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고민해 보았고,

2년 전 이맘때에는 몹쓸 역병이 돌았는데  그 불안한 와중에 새 집을 찾으러 다녔고,

작년 이맘때에는 떠나버린 엄마가 그리워 울었다.

또다시 시간이 흘러 겨울과 봄 사이에 왔다.

날씨는 따뜻해졌고, 서향인 우리 집은 오후 늦게까지 해가 깊게 든다.

나른하고 안온한 날들이다.

이제는  봄이 오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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