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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차언니 Feb 27. 2022

밥 마니 머거요~

밥생밥사 민족의 후예


2019년 01월 03일에 태어난 아가시아의
2020년 10월 11일 언어 성장 기록

- 태어난 지 648일 되는 날 아가시아가 새로 배운 말 -




1.마싯드세요.


장난감 식재료들로 크게 한 상 차린 아가시아 요리사님이 하는 말이에요.

'맛잇게 드세요.'라는 발음이 잘 안 돼서 "마싯드세요."하고 귀엽게 줄여 말합니다.

맛있게 먹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죠?



2.밥 마니 머거요~


아가시아 요리사님이 놓치지 않는 또 다른 한 마디.

그녀도 어쩔수 없는 밥생밥사 한국인인지, 밥과 관련된 문장을 많이 구사합니다.

엄마가 평소에 아가시아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나 싶기도 하네요.



3.악어떼


'악어떼' 동요를 특히 인상깊게 들었는지, 자꾸만 악어떼가 나왔다고 말합니다.

아가시아가 "악어떼!" 하고 소리지르면 아빠와 엄마는 함께 대피해야만 해요.

악어떼가 찾아올 수 없는 곳은 어디일까요?

오늘도 우리는 정글숲을 엉금엉금 기어서 안전한 곳으로 도망칩니다.



4.냉장고


냉장고 속에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단순하게 간식을 달라고 조르는 대신 어느새 냉장고 앞으로 달려갑니다.

"냉장고~ 냉장고~" 라는 외침은 '냉장고 문을 열어서 나에게 간식을 제공하여라!'라는 뜻이에요.



5.씻고~


밖에 나갔다 온 뒤나 밥을 먹기 전에는 꼭 손을 씻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외출하고 돌아온 아빠 엄마, 오랜만에 놀러오신 양가 손님들에게도 꼭 "씻고~" 라고 말씀드립니다.

귀여운 아가시아에게 나쁜 병균을 옮기지 않으려면 어른들이 꼭 지켜야 할 수칙이에요.







네가 자란 하루, 내가 잘 한 하나

- 엄마가 엄마로서 성장한 오늘 하루 -



우리는 식사로 모든 안부를 전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밥생밥사 식사의 민족이 아니겠습니까?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가시아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봅니다.

가장 자연스럽게 배우고 표현하는 언어가 모조리 먹을 것과 관련되었으니 말입니다.


사실 자그마한 아이의 하루 속에서 '먹는 행위'는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이가 어른들처럼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루틴한 일상을 마련하기에는 다소 미숙한 면이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부모가 정해준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약 2회의 간식'으로 이루어진 섭취의 시간이

하루 일과의 큰 축을 이루고, 유아기 삶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유아기의 먹는 시간은 항상 즐거워야 하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도, 이 원칙을 온전히 지키지 못하는 날도 있습니다.


제때 먹지 않아 1시간 넘게 식사 중인 모습을 마주한다거나, 

죄책감 1도 없는 얼굴로 장난을 치며 음식을 여기 저기 신나게 던져버릴 때라든가...


오늘도 인내심이 부족한 엄마는 반사적으로 고주파 익룡 소리를 내 버리지만ㅠㅠ

그래도 마음을 다스리며 다시 한 번 되뇌봅니다.


아가시아님, 밥 마싯드세요~ 마니 머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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