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부글......헛소리를 들은지 며칠이 지났건만, 말로 표현할 수없는 뒤섞인 감정들이 아무때나 울컥울컥 올라왔다.
'뭘 할거냐고?'
'뭘 할거냐고?'
사실, 나는 뭘 안할 셈이었다. 그리고 그건 합의가 된 사항이었다. 첫아이를 가졌을때 남편은 집에 한사람은 아이를 돌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일을 그만둘 것을 권유했었다.
그리고 아이는 셋을 낳았으면 좋겠다고 내내 노래를 불렀었다.
내가 그 바람들에 응할 수 있었던 것은, 대가를 치룬 연유였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내가 꿈꾸던 날들을, 공부한 날들을, 포기하고 숨죽여 울던 밤들을.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새 꿈을 이루려 애써 온 낮과 밤들을.
안다면,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뱉을 수는 없는 거였다.
내 인생에 이제 다른 일은 없을텐데 이 정도 못하겠냐며 이 악물고 키운 막내가 세살이 되자 다른 일을 해보라는 말로 화답한 남편에게 내가 느낀 감정은, 배신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