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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가든 Jul 0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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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토요일)


또 후회 이야기를 하게 되네.

근데 이건 좀 다른 이야기야

할 수 있어 기쁜,

그런 후회 이야기.



나는 후회를 정말 많이 하는 사람임에도

이 사람하고 더 많이 이야기해 볼걸,

대화 더 많이 할걸, 같은

이런 식의 후회를 살면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생각보다 다른 사람에 관심이 별로 없는 나에겐

애초에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 없기도 했고,

(그냥 내가 하지 않은 거지)

아주 조금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어차피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니까,라는 생각에

그런 생각이 금방 사라졌던 것 같거든.


근데 이번에는 사라지지 않았어.


조금 더 일찍 용기를 내서 말을 걸어볼걸,

그러면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을 텐데, 같은

이런 생각들이 오히려 회사가 끝나기 전의 며칠 동안

후회의 모양을 하고 둥둥 떠다녔어,

물론 여전히 지금도.


그래서,

나름대로 그 며칠, 그리고 이번 일주일 동안,

그 둥둥 떠있던 것들을

조금이나마 터뜨리고 가자는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정말 아주 약간은, 터뜨린 것도 같아.


내가 만난 이 사람들이 만들어 준,

그런 후회들.

사람이라면 거리를 둘 생각만 했던 내가

저런 후회를 하게 만든 사람들이 만들어 준,

어쩌면 내가 살면서 해보고 싶었던

그런 후회들.


앞으로도 이런 후회를 많이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그걸 만회하기 위해

둥둥 떠다니는 걸 터뜨려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을까?

정말 그러고 싶다.



그래, 오늘은

이런 후회 이야기였어.

할 수 있어 기쁜,

그런 후회 이야기.


내가 다른 후회 말고,

이런 후회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게,

내가 이 두 달 동안 얻은 많은 것들 중

하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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