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 33호, 59호, 32호
싱어게인 TOP10 결정전 무대가 전파를 탔다. TOP10 결정전 무대에 진출한 15명을 5명씩 세팀으로 나눠 심사위원으로부터 어게인을 많이 받은 상위 세 사람은 결승전에 진출한다. 그리고 나머지 두 사람은 패자부활전에 들어가 6명 중에서 우승자 단 1명만 TOP10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1조에는 23호, 37호, 33호, 29호, 59호가 뽑히고, 2조에는 47호, 32호, 30호, 26호, 11호가 뽑혔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TOP10 결정전 무대는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무대가 많았다고 해야겠다. TOP10 결정전이라고 한다면 그 이름의 무게감에 맞는 경연이 펼쳐져야 한다. 그리고 참가한 경연자들의 무대가 대체로 평균치에 근접해 있거나, 또는 일정 수준부터 시작해서 그 위로 포진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연다운 맛과 재미가 난다.
그러나 싱어게인 TOP10 결정전 첫 무대는 다소 싱거우면서 아쉬운 무대가 되고 말았다. 첫 번째로는 선곡 문제로 선곡에서부터 적절하지 않은 문제가 바로 대두되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는데 자신의 특질을 살리지 못하는 곡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37호 가수
37호 가수는 심사위원 이선희의 노래 '여우비'에 가야금, 해금, 한국무용을 접목해서 무대를 꾸몄다. 그런데 노래를 시작하기 전까지의 퍼포먼스는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으나, 노래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쉬움을 가지게 만들었다. 반주가 거의 없이 시작하는 도입부에서 보이스의 톤이 갖춰야 할 안정감과 미려함이 다소 떨어져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몰입을 하기보다 걱정을 하는 심리를 경험해야 했다.
퍼모먼스적이고 음악적인 다양한 재능은 그 모든 재능을 통해 결국은 보이스와 가창으로 대변되는 노래를 받쳐주고 돋보이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다른 것을 신경쓰고 다른 것에 집중하다가 정작 보이스에서 미숙함이나 미진함을 조금이라도 드러내기만 하면, 그것은 그 자체로 오디션이라는 경연에서 가장 부적합한 무대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판단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적어도 막바지 승부로 가고 있을 때에는 무엇보다도 냉정한 판단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점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마치 공든탑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허망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33호 가수
33호 가수는 정승환의 '너였다면'을 선택했는데 고음이 강점이라는 보이스와는 달리 듣는 내내 한 키 정도 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자신의 보이스와 고음역의 배합에서 힘이 딸리는 듯한 불안정한 요소를 드러냈다. 고음의 깊이와 강렬한 울림보다는 고음을 소화하기 힘든 상태의 느낌이 더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곡이나 패션의 컨셉도 부정적인 것이어서 그 자체로 아쉬운 대목이라 할만 하다. 그런 컨셉은 관객의 감정을 끌어들여 호응하게 하기보다 관객을 그저 구경하는 자의 위치에 머물게 하고 말아서 별 소득이 없는 컨셉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객이 동화될 수 있는 컨셉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곡 선택에 있어서도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새로운 선택이나 새로운 시도는 이런 중요한 무대에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중요한 무대에서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스타일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경쟁에서 어느 정도 입증된 중요한 원리다. 말 그대로 준비가 잘 된 경연자라면 여러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기 위해 ‘이미 준비된 새로운 스타일’로 변화를 주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59호 가수
59호 가수는 이문세의 '소녀'를 선택했다. 격렬한 안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화제가 됐던 59호 가수였지만, 그것이 바로 장점이다 단점이었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퍼포먼스가 없는 상태의 무대는 조심스럽거나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 보이스와 감정이 무대를 향해 밖으로 뻗어 나오기보다는 자기 안에 갇혀 머물러 있는 느낌이었다.
59호 가수 역시도 곡 선택에서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본인의 보이스와 적절하게 어우러지면서도 호소력이 있는 노래를 택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를 못했다. 이선희 심사위원의 심사평처럼 곡에 대한 해석이나 관계된 컨셉을 단순하게 한 방향으로만 잡은 것이 공감을 얻지 못하게 된 원인이 되고 말았다.
무대 또한 여러모로 너무 소극적인 무대였다고 해야 할까.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분출되지 못한 채 노래에 갇혀버린 것만 같아서 안타깝게만 느껴진 그런 무대였다. 에너지는 밖으로 나오든지 아니면 안에서 팽창하는 형태로 존재하든지 해야 하는데, 그 에너지가 힘을 잃어버린 듯해서 아쉬움만 가득했다.
32호 가수
2조 32호 가수는 god 노래 ‘보통 날’, ‘길’, ‘거짓말’ 이 세 곡을 함께 선택했다. 32호 가수는 보이스에 있어서는 칭찬받기에 충분했으나 노래 선정과 편곡의 판단 착오가 독이 되고 말았다. 세 곡을 선택해서 편곡한 이런 형태의 노래는 콘서트에서 부르거나 앵콜곡으로 부르면 더없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될 노래다.
그러나 경연에서는 특히나 TOP10 결정전 같은 크고 중요한 무대에서는 그 자체로 어울리지가 않는다. 그래서 그 좋은 보이스와 가창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의 어게인을 세 개밖에 받지 못했다. 이렇게 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사례의 반면교사로 삼을만 한 무대라고 하겠다.
이런 실수는 32호 가수는 물론 37호 가수처럼 재능이 많은 유형에서 나온다. 그래서 그런 재미는 초반과 중반에 활용을 하고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로 갈수록 묵직하고 진중한 스타일로 무대를 장악해야 한다. 그런 입장에서 노래가 퍼포먼스를 압도하지 못하고 가창이 편곡을 뛰어넘지 못하는 무대는 위로 치고 올라가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전 무대는 베스트
싱어게인 TOP10 결정전 무대라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운 무대가 많이 들어난 것에 대해 ‘혹시라도 방송 경험이 별로 없고, 그러면서 이런 오디션 방송 무대 경험이 처음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동시에 TOP10 결정전 무대를 전반적으로 상승시키기보다는 반대로 무대의 흡입력을 다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어게인의 ‘무명가수전’이라는 부제답게 무명가수들의 무대라는 점에서는 시청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기에 충분했다. 이들의 노래와 무대가 무명이라는 타이틀이나 꼬리표를 떼고 당당하게 울려 퍼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무대는 단지 선곡이나 컨셉 선정에 대한 실수일 뿐이지 그 이전의 무대들은 최고의 무대였음을 부언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