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TOP10 결정전의 좋았던 무대

– 23호, 29호, 47호

by 이종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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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 TOP10 결정전의 좋았던 무대

– 23호, 29호, 47호



싱어게인 TOP10 결정전은 ‘TOP10 결정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그 열기가 그렇게 뜨겁지 않았다. 그것은 TOP10에 들어가기 위한 경연자들의 현장 무대가 일정한 수준에서 함께 경합을 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 차이나 변별력이 너무 확연하게 드러나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전반적으로 다운된 무대


마치 예선 무대를 보는 것처럼 너무 뚜렷하게 차이가 나서, 과연 이 무대가 본선을 지나 TOP10을 결정하는 무대가 맞나 싶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TOP10을 결정하는 무대라면 대체로 일정 수준 이상 잘해야 하고, 또 TOP10에 모두 다 올라가기를 바랄 정도로 무대의 공감력이 좋아야 했는데, 정말이지 이상하다 싶을 만큼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는지를 가리기가 참 쉬웠다.


그래서 함께 경연하는 참가자들 간에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 반대로 전체적으로 무대가 다운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말았다. 잘한 가수는 잘한 가수 나름대로 무대의 후광효과를 입어야 하고, 못 한 가수도 못 한 가수 나름대로 무대의 후광효과를 입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전체적으로 무대가 상승되는 효과를 가져오기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고 마는 그런 무대가 되고 말았다.


선곡의 문제


이러한 이유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은 선곡의 문제인데, 그런 입장에서 보면 ‘선곡도 실력이다’라는 말, 아니 ‘선곡이 실력이다’라는 말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고 하겠다. 선곡의 문제는 결국 자신의 보이스와 가창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경연이라는 무대의 특징을 잘 알아서 경연에서는 어떤 노래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선곡의 문제는 이미 먼저 쓴 글 ‘싱어게인 TOP10 결정전의 아쉬웠던 무대’에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제는 비교적 좋았던 무대에 대해서 언급해보기로 한다. 그것은 23호, 29호, 47호에 의해 만들어진 무대다.


23호 가수


1조 첫 번째로 나선 23호는 이적의 '같이 걸을까'를 선곡해서 불렀다. 23호 가수 본인의 실력과 역량이 충분히 발휘된 무대였고, 보이스와 가창 또한 자신만의 특징을 여지없이 드러낸 무대였다. 재능과 끼 위에 실력과 노력이라는 성실함까지 겸비한 가수라는 사실이 그간 어필이 되었다면, 홀로 부르는 이번 무대를 통해서는 싱어로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해야 할 것은 한계를 뛰어넘는 가창, 본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더 깊숙이 내면으로 들어가는 가창에 대한 진지한 몰입과 탐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경연의 과정에서 일정한 목적을 얻기 위해서 요구하는 것이지, 만일 한 개인의 가수라는 입장에서 보면 그리 큰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23호 가수의 톤 컬러를 쉽게 말하면 가창의 색깔이 파스텔 톤에 가깝다는 것이다. 파스텔 톤이라 함은 나름 그 자체로 매력이 분명이 있는데 그 매력이 스스로의 특징으로 인해 한계를 가진다는 말이다. 파스텔이라는 그림 재료가 독특하기는 한데 보편적인 미술 재료로 쓰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더 많은 공감대를 획득하기 위한 가창 방법으로 파스텔 톤 컬러 같은 독특함보다 유화 같은 묵직하면서도 진중한 톤 컬러로 나아가면서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지점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몰입도 높은 가창의 방향으로 보이스와 창법이 무르익거나 성장할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넓고 세상을 다 가진 단단한 평원에 서게 되리라 믿는다.


29호 가수


1조의 29호 가수는 김수철의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선곡해 심사위원 8명 전원에게 올 어게인을 받았다. 로커로서 좋은 성대와 잘 훈련된 가창을 통해,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외모와 패션을 통해 인상 깊은 무대를 보여주었다.


29호 가수가 김수철의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부른다고 했을 때 선곡을 잘했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런 만큼 자신에게 잘 맞는 옷과 같은 노래를 선택해 진지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나아가 파워풀한 노래를 들려주었다.


29호 가수는 무엇보다도 이번 무대를 통해서 많은 호감을 얻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아내와의 에피소드에서 파생된 것이며, 아내에게 쓰는 영상편지를 통해서 보여준 진정성 있는 캐릭터라는 것이다. 한 가수에게 진심이 있다는 것, 그 진심이 전달되었다는 것은 굉장한 플러스 요인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행운도 따르는 편이어서, 입에서 마이크를 뗀 채 두 팔을 쫙 벌리고 노래를 불렀던 실수가 오히려 계산된 퍼포먼스로 보여지게 되었다. 행운이라면 정말 특별하고 대단한 행운인 셈인데, 이런 행운이 TOP10을 결정하는 무대에서 29호 가수에게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29호 가수를 보는 관전평은 과연 영토를 얼마나 넓힐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그의 주 무기는 로커로서 뿜어내는 록 스피릿인데, 이것은 보편적으로 다수에게 접근하고 어필하기보다는 마니아층을 거느리는 한정적인 공간을 상대한다. 로커의 노래를 들을 때 그런 장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은 ‘노래를 잘한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인정하나 그 노래에 감동을 받는 것을 별개의 문제로 취급한다.


29호 가수가 노래를 할 때 관객이나 시청자가 호응하는 지점은 로커의 발성을 내지를 때이거나 고음을 내지를 때이다. 그러므로 로커 본색을 드러내지 않아도 그 단단한 성대에서 울림 있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야 자신의 영토 아래 아직 들어오지 못한 시청자들을 자신의 영토 아래로 편입시킬 수 있다.


47호 가수


47호 가수는 박효신의 '연인'을 자신만의 개성 있는 보이스와 창법으로 완성해냈다. 참가자 중에서 개성이라는 항목을 가지고 평가한다면 단연 상위권에 포진할 47호 가수라서 그 독특함이 신기할 정도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자신만의 개성이 분명히 있고 또 그 개성을 모든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다. 그 개성은 다른 가수들과 자신을 구분할 수 있는 특별한 변별력으로 작용하면서, 청중에게 가수 자신을 인지시키는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런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47호 가수의 노래에 기분 좋게 호응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해야겠다. 심사위원이라는 전문가 그룹을 만족시키는 일에 있어서 개성만큼 적절한 분야가 달리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47호 가수가 경연을 위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개성은 감탄을 하게 해주지만 감동을 주는 것과는 별개라는 사실이다. 또한 감탄은 잠시의 앞길을 밝혀줄 수 있으나 그 다음의 앞길을 밝혀주는 것은 감동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47호 가수는 그 개성에 대중성이라는 감동을 입혀야 한다. 만일 콘서트 현장이라면 개성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통하고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그 가수를 좋아하고 성원하는 팬들 앞에서는 개성이 최고의 선물이자 무기가 된다.


그러나 콘서트가 아닌 경연장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개성은 잠시의 발판일 뿐 그 개성이 울림과 감동을 창출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편적인 대중성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대중성이 있는 가수들의 면면이 다 일정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진행 중인 TOP10 결정전


TOP10 결정전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래서 1조의 가수 다섯 명과 2조의 가수 한 명의 무대를 거울삼아 더 좋은 무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반면교사, 타산지석과 같은 말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TOP10 결정전이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너무 쉽게 나타나는 선곡 미스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무대가 펼쳐졌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전반적으로 열기가 뜨거워지고 분위기가 상승되는 무대가 연이어 꾸며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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