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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리나이 Nov 04. 2021

'했어야 하는 일'은 '할 수 없는 일'

과거의 굴레를 벗어나세요


한 때 가상화폐 투자가 성행하던 당시 유행하던 문구가 있었는데,

‘비트코인 살걸..이라고 생각했을 때 살걸..이라고 생각했을 때 살걸..이라고 생각했을 때 살걸……..’


 남들은 비트코인을 통해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이제야 사려니 가격이 너무 오른 것 같아 가상화폐를 못 사고 아쉬워했다가 지나고 보니 그때 보다 더 가격이 올라서 과거에 가상화폐를 사지 못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모습이다.  

 

하루는 바지에 소변 실수를 한 아이의 엉덩이를 두 차례 찰싹찰싹 때려버렸다. 출근해서 오전 미팅을 하는데 우리 아이 엉덩이 얼마나 아팠을까? 후회가 된다. 출근시간이 다와 가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결국 나의 조급함이 아이에게 화를 내게 하고 상처를 주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상냥하게 말해줄걸..’, '아무리 화나도 손지검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당시에는 아이의 마음보다 엄마의 조급한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에 대한 서운함이 더 컸었고, 그렇게 후회의 순간이 하나 더 늘었다.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부분에서 ‘지난주에 했어야 했는데’ ‘삼성전자 주식을 샀어야 했는데’ ‘나도 거기 갔어야 했는데’와 같은 후회를 자주 얘기한다.. 특히 아이를 키우며 지나고 보면 별일이 아닌데 화를 못 이겨 아이를 혼냈다거나, 좀 더 어릴 때 조기교육을 못 시켰다거나(?), 

 ‘그때 치료를 시작해야 했어’

 ‘이 선생님을 빨리 만났어야 했어’

 ‘아이에게 소리 지르지 말아야 했어’

 .

 .

같은 후회의 순간들이 많다.


.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내’가 될 수 없다. 그 순간은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했어야 했던 일'은 '다신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선택을 고민해야 하고 주어진 순간에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

 아이가 남들과 다름을 느꼈을 때, 대학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정상아이고 단순 지연이니 기다려주라는 말에 지인과 가족들은 나의 예민함을 탓했고,  스스로도 아이의 성장을 기다려 주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며 기다려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어쩌면 그 당시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 었기 때문에 스스로도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이가 좀 더 자라 자폐스펙트럼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그 시절로 돌아가 ‘내가 좀 더 강하게 반대하고 다른 병원을 가봤어야 했는 데..’라는 생각이 늘 후회의 그림자로 저를 따라다녔다.. 그 그림자는 스스로를 잠 못 들게 했고, 시야를 가렸다. 가려진 시야는 아이의 현재를 볼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과거에는 곧 잘했지만 퇴행이 오면서 하지 못하게 행동들에 집착을 하고 다시 죄책감을 느끼는 일을 반복하게 되었다. 그러다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늦지 않았다.' '했어야 하는 일'은 가능성이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은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앞으로 매 순간마다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가 막히는 퇴근길이나 날씨, 남들 의 무례함 같이 나의 노력을 바꿀 수 없는 것들에 시간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 데.. 정말 쓸데없는 곳에 감정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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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태도>의 저자 웨인 다이어는 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가두는 생각이며, 그때 어떻게 할 수 있었는데, 했어야 했는데 같은 질책은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한다. 그 일은 이미 벌어졌으니까. 내 행동의 이유와 삶의 방향은 과거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가치관에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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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하루 했던 수많은 생각들 중 '.. 했어야 했는 데'를 '... 를 해볼까'라고 바꿔 보는 건 어떨까?

후회의 굴레를 벗어나 그때보다 지금 보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 미래를 바라보면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있을 것이다. 전 날 숙제를 하지 않은 아이에게도 '어제 자기 전에 했었어야지!'가 아니라 '오늘부터는 자기 전에 해야겠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엄마가 되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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