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그리운 추억의 음식
이북 출신 부모님 덕에 명절이 아니어도 자주 먹었던 음식이 빈대떡이다. 떡도 아닌데 빈대떡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음식은 우선 냄새부터 엄청 고소해서 대부분의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힘이 있다.
엄마의 빈대떡에는 돼지고기가 들어 있고 돼지기름으로 굽는다. 나는 채식인이므로 이 두 가지가 빠져있다. 그렇다고 대신 더 들어가는 재료는 없다.
이번 설에는 녹두가 들어가는 빈대떡과 대두로 만든 콩전을 만들었다. 두 가지 다 만들어 본 지가 10여 년이 더 되어 자신이 없어 할까 말까 망설이다 망치면 다음에 더 잘되겠지 하고 시작해 보았다.
★ 녹두 빈대떡
*녹두 250g 6-8시간 불린다
*쌀 75g 2-3시간 불려서 녹두와 같이 곱게 간다
*대파 큰 거 1대 1cm 크기로 자른다.
*익은 김치 1/4쪽(배추 1개를 4등분 했을 때) 1cm 크기로 자르고 물기를 꼭 짠다.
*고사리 200g 2cm 크기로 자르고 물기를 살짝 짠다.
*숙주 1/2 봉지 살짝 데쳐서 2cm 크기로 자른다.
*준비된 재료를 모두 함께 섞는다.
*연두 1큰술.
*소금은 간에 맛게 넣는다.
*빈대떡의 핵심은 기름의 양이다. 그래서 평소 전을 부칠 때보다 넉넉하게 기름을 두른다.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녹두전은 서로 붙는 힘이 약해서 뒤집을 때 부서지기 쉬우므로 너무 크지 않도록 전의 전체 지름이 뒤지개에 잘 올라가도록 크기를 조절한다.
녹두 빈대떡이다. 간은 심심하게 해서 맛있는 양념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콩전
*콩 150g(전기밥솥 계량컵 1개)
*쌀 55g
*나머지 재료는 위 녹두전과 동일하다.
♥ 대두가 녹두보다 더 접착력이 없는지 쌀 양의 차이인지 모르겠으나 뒤집을 때 전이 찢어져서 결국 밀가루 2큰술 첨가하였다.
콩전이다. 냄새도 모양도 거의 같다. 말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두 재료의 차이를 거의 모를 것 같다.
추억의 음식은 먹을 때도 즐겁지만 엄마와 함께했던 그 순간을 생각나게 해서 행복도 함께 선물 받는다.
설 전날 눈이 내리는 모양새는 매우 낭만적이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놓고 세상사는 잠시 밀쳐두고 도란도란 정담만 나누자고 말하고 싶다.
모두 푸근한 구정 연휴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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