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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샷뜨아 Jan 11. 2023

오늘 운동 하셨어요?

나만의 운동 루틴 만들기


운동을 위해 시간을 내지 않으면 병 때문에 시간을 내야 하게 될지도 모른다.

     로빈 샤르마 (Robin Sharma)

                             

누구나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은 다르다.

최소한 건강검진 결과로 몸 상태를 확인하면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운동을 해서 살을 빼면 안 좋은 수치들이 좋아질 거라고 하지만, 실은 운동 보다 살을 빼는 것에 좀 더 집중하는 편이 쉽다. 365일 동안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한다.  


40대가 되어 보니 적당한 체중 유지만 한다고 해서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43세 건강 검진 결과가 아름답지 않다. 고혈압 위험 전 상태, 고지혈증, 유방 석회화, 갑상선 결절, 자궁 근종, 위축성 위염, 면역력 부족 등. 몸속의 장기들이 더 이상 자신들을 모른 척하지 말라고, 신경 쓰고 돌봐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 같다. 장기들을 꺼내서 깨끗이 씻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생각해 보면 40세를 앞둔 어느 날부터 자고 일어나면 목을 돌릴 수 없거나 팔을 돌리기가 불편하거나 조금만 빨리 걸어도 숨이 차는 일이 잦았다. 이는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와 근육들이 노화중이라고 보내는 신호일 테다. 더 이상 아프지 않으려면 신호들을 무시할 수 없다. 운동하기로 마음을 먹기에는 몸의 신호를 눈치채야 했다.


이제 운동 루틴 만들기가 목표다.

운동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없다.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서 꾸준히 해야 한다. 운동 탐색을 위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부담이 없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코로나 시기가 나만의 운동 탐색에 도움이 되었다. 우연찮게 유투버 <빅씨스> 언니를 발견하면서 100일간의 홈트 프로그램을 따라 할 수 있었다. 언니의 워너비 몸매와 컬러풀한 운동복은 시선을 끌었고, 아름다운 몸을 유지하는 바른 자세와 따라 할 수 있을 정도의 근력운동은 지구력만을 요구했으며, 신나는 음악, 깔끔한 화면구도, 시간 카운팅이 있는 매일 업로드되는 영상을 보고 편집자의 노력에 저절로 감동하게 된다. 30분 남짓의 영상은 워밍업-본운동-쿨다운까지 촘촘히 짜여 있어 찌뿌둥한 몸을 늘려주기에 충분하다. 집에서 운동하니 시간도 복장도 자유롭다. 육아퇴근 후에 하기도 하고, 아무도 깨어 있지 않은 이른 새벽에 하기도 한다. 건강검진 문진 항목 중 '하루에 30분 이상 중강도 운동'에 체크할 수 있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BIGSIS/playlists


홈트레이닝만 해서는 아무래도 유산소 운동이 부족하다. 몇 년 전 남편 손에 끌려 아이들과 함께 일주일에 두세 번 동네 달리기를 하다가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달리기가 유산소 운동에 좋다는 건 알지만 나 혼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던 차, 달리기 어플을 발견하게 된다. 무료 어플이지만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런데이>에서 초보 러너를 위한 30분 달리기를 선택한다. 음악이 깔리고 힘찬 목소리의 성우가 시간 카운팅은 물론 포기하지 말고 힘내라고 말해준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1주에 3회, 8주 동안 달리는 시간을 점차 늘려 3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이다. 그러나 난 달리기 자체를 목표로 삼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하여 운동 루틴이 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몸이 안 좋거나 날씨가 좋지 않으면 달리기 하러 나가는 대신 홈트를 한다.



Runday /  매일 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한 것에 더욱 뿌듯함을 느낀다.



아직 해가 뜨지 않는 새벽 5시 20분, 알람을 듣고 한참 생각한다. ' 오늘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우니까 안 나갈 건데, 일기예보가 바뀌지 않았을까? '  달콤한 이불속의 유혹을 이겨내면서 미라클 모닝이 시작된다. 귀를 덮어주는 모자를 쓰고 손모아장갑을 챙긴다. 핸드폰을 배에 밀착된 얇은 포켓에 넣고 근처에 있는 공원의 트랙으로 간다. 모든 것이 달리기를 하기에 적당하다.

달리기는 그야말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조명이 꺼진 트랙에서 뛰다 보면 세상에 나만 있는 것 같다. 그러다가 6시에 트랙을 둘러싸고 있는 스탠딩 조명이 켜지고, 조명에 비친 여러 개의 그림자가 나와 함께 달리고 있다. 내 안에 이렇게 많은 내가 있는데, 난 나만 이기면 되는 거라고 다짐해 본다. 가빠지는 숨소리에 집중하게 되면 힘이 부칠 것 같아서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집중한다. 초보답게 절대 속도를 내지 않는다. 페이스를 유지하며 마지막 달리기까지 하고 마무리 걷기를 하는 순간,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특별하고 상쾌한 하루가 시작된다.

여기저기 소문을 내고 싶지만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 남편에게만 말한다. "나 오늘 3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렸어" 남편은 경이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대단한데~"  남편은 더이상 듣지 않으나 혼자 중얼거린다. "나 정말 대단한 듯. 너무 잘했어. 이렇게 계속 하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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