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카위, 이왕 갈 거라면 즐겁게 먹고, 마시고
랑카위는 말레이시아 서북쪽 끝의 작은 섬이다. 제주도 3분의 1 크기로,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가는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 역사, 말레이 문화, 한해 400만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말레이시아의 핵심 관광지로, 말레이시아 13개 주 중, 끄다(Kedah) 주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렇게 관광객이 많이 들르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진짜 맛집'은 한정적이다.
찾아오는 관광객을 위한 숙박업소 개수도 상대적으로 적고, 도시처럼 발전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버글대는' 맛집으로 성장할 만한 곳도, 끝없이 새로운 곳이 생겨날 만한 환경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관광책자나, 블로그에 나오는 맛집이 다 맛집이 아니라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여기, 랑카위를 들를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 랑카위 진짜 맛집, 카페, 바를 소개한다. 블로그에 없는 곳이 더 많다. 그리고 랑카위에 3개월 넘게 있던 내가 블로그나, 관광 가이드에 있는 곳들을 안 썼다는 건, 갈 필요성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1. Smiling Buffalo 스마일링 버팔로
이국적인 분위기, 올드카, 예쁜 고양이, 주말마다 펼쳐지는 공연, 초록 초록한 분위기, 멋진 숙소와 함께 하는 리조트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곳. 아이들과 가도 좋은 곳. 망고 와플이 굉장히 유명하며, 맑은 햇살을 즐기는 귀염성 많은 고양이들도 볼 수 있다. 브랙퍼스트 메뉴가 푸짐하고 맛있으며, 커피가 굉장히 훌륭하다. 개인적으로 랑카위에 들르면 반드시 가는 맛집. 무엇을 시켜도 실패하지 않는다.
2. Arts Cafe Langkawi 아츠 카페 랑카위
1층, 2층으로 꾸며진 공간. 갤러리 스타일로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랑카위에서 지내는 동안, 매번 글을 쓰러 들렀던 곳-다른 곳들은 오래 앉아 있기 힘들고, 와이파이가 느렸다는 것은 안 비밀-. 너른 공간을 원하는 사람에겐 1층은 조금 답답한 느낌일 수 있지만, 2층은 넓고 한적한 스타일이다. 이런 곳에, 이런 카페가 있다고?라는 느낌도 들 수 있는 조금 외진 곳이지만, 들러보면 왜 가볼 만 한지 알 수 있다. 사진 찍기도 좋고, 근처에 크고 작은 듀티 프리 상점들도 있어서, 커피 한잔 하러 가기에 꽤 괜찮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3. Yellow Beach Cafe 옐로 비치 카페
가격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다만 체낭 비치에 있고, 노랑노랑 인테리어가 좋고, 외국인들이 더 들러 찾는 곳이라 항상 활기가 넘친다. 자릿세가 있어서 그런지 조금 비싼 편이지만, 바다를 바라다보면서, 음료 한잔 하기에 좋고, 아이들이 아주 좋아할 만한 크레페, 브랙퍼스트 메뉴들이 있다. 선셋으로 유명한 체낭 비치에서 칵테일이나 맥주 한잔하면서 선셋 보기에 좋은 곳(근처에 있는 더 클리프는 진짜 망작..). 음식을 너무 기대하기보단, 분위기를 즐기러 가기에 좋다. 예쁜 사진은 덤. 2층의 인테리어가 참고로 더 노랑노랑 하고 예쁘다.
4. 원더랜드 Wonderland Seafood Store
가성비가 좋은 시푸드를 파는 곳, 조금 덜 쾌적하고, 조금 시끌벅적할 수 있지만, 그게 바로 관광객이 많은 현지 레스토랑의 진짜 분위기 중에 하나 아닐까. 시푸드로 가장 유명한 오키드 리아(체낭 몰 근처)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오키드 리아가 줄도 길게 서야 하고, 조금은 후덜덜한 가격이라면, 원더랜드는 같은 맛있는 메뉴를 싸게 내는 곳 -오키드 리아 3번 가보고, 원더랜드 4번 가봤음-. 언제나 사람이 가득하고 활기가 넘친다. 근처에 있는 Paradise Restaurant 파라다이스 레스토랑도 같은 스타일의 중식 레스토랑으로 들르기에 좋다. 둘 다 추천.
5. The Fat Frog 더 팻 프로그
골프장이 바로 앞에 펼쳐져 근사한 광경을 즐기면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 이름이 귀엽다. 항상 손님들을 맞이해주는 귀여운 골든 레트리버가 있는 곳. 입구까지만 가면, 여기에 카페가 있어?라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파랗게 돋아난 잔디를 보고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탁 트인 광경에 놀라게 되면서, 조용히 커피 한잔 하기에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카페 주변에 관광지나 다른 것들이 특별히 있거나 하지 않으니, 여유 있는 시간에, 진짜 여유를 즐기러 갈 마음이 있다면 추천한다. (약한 경고 - 주변이 진짜 야외고, 골프장, 잔디 밭이라, 개미가 좀 있을 수 있다.)
6. Coco's Bistro 코코 비스트로
가성비 대마왕. 한적하고, 야외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라 모기가 좀 있을 수 있고, 음식이 조금 늦게 나올 수 있지만, 함께 여행하는 사람의 숫자가 많다면, 더욱 추천할 만한 곳. 일단 가보면 왜 양이 많다고 얘기하는지 직접 느낄 수 있다. 스테이크나, 웨스턴 스타일의 음식을, 와인이나 음료와 함께 괜찮은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고, 사장님이 아주 친절하시다. 저녁에 붐비는 곳으로, 메뉴 서빙이 조금 느릴 수 있는 점은 감안하자. 하지만 랑카위에서 마치 유럽에 온 것 같은,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원한다면, 가볼만하다.
7. Santai Cafe 산따이
바나나 튀김 (Pisang Goreng, 삐쌍 고렝)을 즐기기에 최고인 곳. 다른 서양식 음식보다는 현지식 말레이 음식을 먹을 것을 추천한다. 웨스턴 스타일의 음식보다 말레이 음식을 최적화해 더 잘하는 곳. 아이들이 있다면 아이스크림과 함께 하는 바나나 튀김만 먹어도 행복 충만할, 한적하고 좋은 곳. 해산물을 좋아하거나 말레이식 생선 요리 Ikan Bakar 이깐 바까르 등이 당긴다면 충분히 가볼만하다. 스테이크나 웨스턴 스타일은 기름지고 느끼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8. Bon Ton 본 똔 리조트
외국인 사장님이 주인인 전통 가옥 스타일의 리조트로, 독채 스타일의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의 리조트 내에 위치한 레스토랑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꽤 비싼 편이지만, 고급스럽고 이국적인 느낌을 원한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 동물 친화적인 리조트라서 리조트 전체에 고양이나 개들이 많이 살며, 특히 고양이는 리조트의 독채 하나씩을 자기 집처럼 담당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애교가 많다. 숙박객이 방에 들어가고 나면, 마음이 놓인다는 듯, 방문 바깥에 앉아서 잠을 자는 냥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적하게 사진 찍기에도 좋고, 수영장, 가든 등도 예쁘게 꾸며져 있다. 음식보다는 음료나 근사한 분위기가 당길 때 추천.
9. Tulsi Garden 툴씨 가든
현지 음식이 지겹거나, 혹시 인도 스타일 음식을 좋아한다면, 가볼만한 곳. 메뉴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인들이 대체로 먹는 난, 카레, 탄두리 치킨 등은 무난하고, 맛있다. 체낭 비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이며, 직원들도 친절한 편. 인도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어쩌면 조금 허름하고 깔끔하지 않은 분위기를 가질 수 있는데, 툴씨 가든은 예외. 고급스러운 인도풍 분위기를 즐기면서 저녁 한 끼 하기에 손색이 없다.
10. The loaf 더 로프
랑카위에서 정말 쉽게 볼 수 없는 빵들을 판다. 쿠알라 룸푸르에도 지점이 있는 프랜차이즈. 이전에 있던 지점이 랑카위에서 한번 없어졌다가, 위치가 바뀌면서 새로 생기고 나서 맛이 더 좋아졌다는 평이 있다. Skycab 스카이 캡 케이블카나, 빤따이 뜽꼬락, 빤따이 꼭 등에 들린 김에 겸사겸사 들리는 코스가 가능하다면 가볼만하다. 음식보다는 빵이 전문인 집으로, 빵순이 빵돌이에게 추천. 뜰라가 하버 파크의 예쁜 보트들을 보면서 빵과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면 어떨까. 뜰라가 하버 파크의 대부분의 다른 식당들은, 분위기 값, 위치 값이 있어서, 가격이 좀 비싸기 때문이다.
11. Shark Fing 샤크 핑 바꾸떼
무슬림계 비중이 높은 랑카위에서, 중국식 '돼지 갈비탕'느낌의 바꾸떼를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곳은 맛, 친절도, 깔끔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곳. 랑카위에서도 훌륭한 바꾸떼를 먹을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며, 무엇보다 바꾸떼는 우리네 보약 한 그릇을 먹는 느낌이어서, 말레이시아에 들렀다면 한 번씩 꼭 먹는 중국인들의 소울 푸드인데, 랑카위에서 이런 수준의 바꾸떼를 먹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득템. 함께 시키는 닭튀김(사실 필수)이나 야채 볶음도 아주 맛있다.
12. Intan Orkid 인딴 오키드
우리나라 방송에 등장했던 어묵 국숫집. 원하는 재료를 골라 푸짐히 담아도, 정말 이 가격이 맞을까 놀랄 정도로 저렴하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국물이 매우 깔끔하고 시원하며, 음료와 함께 먹으면 훌륭한 한 끼 식사로 전혀 손색이 없다. 이런 스타일의 중국식 식당은 아침 점심이 혼잡하고 일찍 닫을 수 있기 때문에, 영업시간을 꼭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나만의 메뉴를 먹는 느낌이면서도, 푸짐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최고의 장점.
13. Thirstday bar 써스트데이 바
바다 앞이고 선셋이 멋진 곳. 술집이 많지 않은 랑카위에서 손꼽히는 꽤 괜찮은 바 중에 하나. 음식도 대부분 맛이 괜찮고, 가격도 바에서 기대하는 수준보다 괜찮은 편이다. 라이브 밴드로 공연도 하는데, 공연 수준도 훌륭한 편. 아마도 랑카위에서 가장 유명한 바가 아닐까 싶다. 선셋을 즐기면서, 시원한 음료로 갈증을 달래기에, 이곳보다 좋은 곳도 없을 듯. 바 이름 그대로 '목마를'때 가기 좋은 곳이, 이런 분위기라면 썩 괜찮지 않을까.
14. Gallo Nero 갈로 네로
메뉴의 대부분이 맛이 좋고 메뉴가 꽤 다양한 편. 랑카위 공항 근처에 위치하고, 작은 섬인 랑카위에서 유일한 정통 이탈리아식 레스토랑이다. 직원도 친절하고, 아주 깔끔한 분위기와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로스트 치킨이나 파스타,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을 이태리 정통 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 갈로 네로는 간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듯 이태리어로 '검은 수탉'이라는 뜻. 와인이나 맥주를 식사와 함께 곁들이기도 좋다. 조용한 분위기의 근사한 식사를 원한다면 가볼만한 곳.
15. Hoover 후버
길거리 스타일의 중국 국숫집, Intan Orkid와 다르게 또 깊고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여기 가보면, 주인아주머니께서 안에 좀 들어가 보라고 자꾸 말씀하시는데, 이유를 알고 나면 놀라게 된다.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아는 바로 '주윤발'이 들렀던 국숫집이라는 것. 아주 앳된 모습의 주윤발과 함께 아주머니, 따님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역사도 깊고, 맛있는 집이란 얘기. Pan mee 빤 미, Hor fun mee 호펀미, Hokkien mee 호끼엔 미 등 무엇을 골라도 실패하지 않는다. 흔히 딤섬 레스토랑에서 자주 먹게 되는, 쿵푸 팬더가 잘 만드는 (귀욤...) Char siew Bao 차슈빠오도 맛있어서 꼭 함께 시키게 되는 곳.
* 모든 곳은 직접 방문하였으며, 부득이 설명이 충분치 않게 사진이 없는 경우에만, 출처 밝히거나 제공 받아 올립니다. 나머지 사진은 모두 직접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 일부 관광책자나 블로그 소개 맛집은 최근 폐업하거나 사라진 곳도 있어서, 가장 최신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현지 숙박 및 관광 전문업체인 '랑카위플래너'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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