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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의 청춘 Jul 09. 2019

말레이시아의 뜨는 도시, 조호 바루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조호 바루, 그 9가지 이유  

조호르 바루 (또는 조호 바루) 는 말레이시아의 13개 주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술탄의 힘이 센 편인-조호르 주의 주도다. 쿠알라 룸푸르 및 끌랑 밸리 지역(흔히 수도권처럼 이야기하는 페탈링 자야, 슬랑오르 등)을 제외하고는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며, 요즘은 중국 자본에 의한 신규 건물들이 쭉쭉 들어서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구 밀도 기준 / 서 말레이시아 중간이 쿠알라룸푸르 및 끌랑 밸리고, 가장 아래 빨간 점이 강하게 나타난 곳이 조호르 주다.

그런데 갑자기 한국인들에게 조호 바루가 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을까? 나 역시 조호 바루 출신의 현지 친구들이 무척 많은 편이지만, 이제껏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보니, 그저 '개발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가 큰 편이다', '싱가포르와 가까워서 두 나라를 동시에 접하기 좋다' 뭐 이런 것들 외에는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EBS오디오천국 그곳은 어때 말레이시아를 진행하면서, 한국 청취자분들께 관심 있을 만한 주제들을 지속적으로 다루다 보니, 조호 바루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가보지도 않은 곳을 계속 '관심이 많다',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소개하려니, 도저히 참지 못하겠어서, 이번에 직접 조호 바루를 다녀오게 됐다.


그렇게 조호 바루에서 현지인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 오신 분들의 인터뷰도 하고, 조호 바루에 2년째 정착 중이신 분의 인터뷰도 따게 됐다. 모두 조호 바루를 잘 이해하고, 소개해주시려고 노력해 주신 분들이라,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Holiday Villa 호텔의 인피니티 풀에서 도시를 내려다 본 풍경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조호 바루가 왜 뜨고 있는지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1. 저렴한 물가

말레이시아는 물가가 싸다. 정말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해도 틀리지 않은 얘길 텐데, 특히 바로 옆 싱가포르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내가 머무는 동안, 호커 센터, 마막에서 먹은 음식은 한 끼 식사에 2천 원 정도였고 푸짐하고 맛있었다. 고급 인도 식당에서 근사한 메뉴 4개를 시키고 낸 돈은 1만 3천원이었다. 생필품, 생수 등도 저렴하고,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은 확실히 저렴하기 때문에,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숙소도 하루에 10만 원이 안 되는 5성급 호텔이 부지기수였기 때문에, 여행이나 장기 체류를 고려하는 분들은, 호텔이든, 에어비앤비든, 홈스테이든, 다양한 옵션에서 본인의 수준에 맞는 걸 쉽게 고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싱가포르 국경만 넘으면 같은 나시 르막 아얌 고렝 세트 가격이, 3,000원에서 12,000원으로 올라간다는 건 안 비밀

싱가포르 물가는 한마디로 '살인적'이다.

2. 좋은 날씨와 자연재해가 없는 곳

말레이시아 전체가 1년 내내 덥지만, 좋은 날씨를 보여주는 곳일뿐더러, 말레이반도, 즉 서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자연재해가 극히 드문 '축복받은 땅'으로 불리는 만큼, 청정한 공기와 자연재해가 없는 곳으로 조호 바루가 포함되기에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다만 빠시르 구당이라는 곳-시내에서는 좀 멀지만-에서 최근 2번의 화학 물질 방류 사건(숭아이 킴 킴 강)이 일어난 것을 보면, '도덕관념이 적은 일부' 때문에 일어난 윤리의식의 부재인 안타까운 사고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그쪽이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인지를 확인했으나, 그렇지 않은 외곽 지역으로 확인된 것도 참조하시길 바란다.



3. 인구 밀도가 높고, 빠른 속도의 개발이 이루어지는 조호 바루

실제로 조호 바루는 현재 포레스트 시티, 프린세스 코브, IBD 비즈니스 지구 등, 아주 다양한 건설사들이 참여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건설 진행 중이거나 완공 되어 가고 있다. 사진만 봐도, '아 정말 앞으로 개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구나'를 느낄 수 있는데, 물론 현재 그 수요들을 보고 지어진 대단위 주상복합 아파트나 콘도미니엄들은, 아직 공실률이 꽤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아마도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4. 싱가포르와 가장 가까운 곳.

싱가포르를 갈 수 있는 지점은 2곳이 있다. 그 말인즉슨, 조호르 주와 싱가포르의 국경이 2개의 다른 곳에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1개 다리의 길이는 채 1킬로가 되지 않으며, 입국심사를 거쳐 이 다리를 건너는 방법은, 자가용, 택시, 기차 등 아주 다양하고, 기차의 경우, 왕복 10링깃-말레이시아 쪽에서 사는게 더 저렴-이면 싱가포르와 조호 바루를 값싸게 오갈 수 있으니, 여행객들에겐 인기가 많을 법도 하다. 게다가 입국 심사를 거쳐 싱가포르로 넘어가는 시간이 총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으니, 이 마저도 불편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이런 1석 2조 투어가 어디 있겠는가.


5. 도시와 자연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높은 곳에 올라가 조호르 주를 내려다보니, 울창한 숲과 도시가 잘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눈에 쉽게 들어왔다. 또한 면적이 넓다 보니, 왕궁, 공원, 강, 바다, 그리고 아름다운 주변의 섬까지, 갈 수 있는 곳이 꽤 많다. 싱가포르처럼 모든 관광지가 집약되어 있는 느낌은 아니지만, 또 반대로 쿠알라 룸푸르처럼 빡빡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따라서 자동차나 그랩을 이용해 여기저기 다닐 수만 있다면, 많은 관광지를 편히 돌아다니기에 좋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레고 랜드, 워터 파크 등도 있고, 교통비도 저렴하니, 조호 바루 한 달 살기는 지루하지 않겠다 싶었다. 느긋한 생활을 추구하는 분들께라면 더욱.

프렌치 스타일의 카페 분위기 - 보기에만 좋아서 추천하진 않는다-

6. 여러 민족이 모여 사는 곳, 다양성을 발견하다.

조호 바루는 다른 도시와 조금 다르게, 중국계 비중이 상대적으로 조금 높은 편이다. 예컨대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비중에서 중국인 비중이 23~25% 수준이라고 얘기하는데, 조호 바루는 40% 정도라고 한다. 아무래도 싱가포르와 근접해 있고, 여러 산업시설, 공장들도 모여있는 부분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 쿠알라 룸푸르와 유사한 인구 구성비를 보이는 만큼, 다양한 문화를 동시에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멜팅팟으로 느껴진다.

각종 누들, 면 요리를 싸게 먹을 수 있는 현지 맛집 Ah Piaw Restorant
중국식 맛집 Restorant Peking 의 Kam Heong Crab

7. 치안도 나름 좋은 곳, 정말이야?

조호 바루는 사실 쿠알라 룸푸르나 끌랑 밸리 지역보다는 치안이 좋지 않기로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싱가포르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 물가가 저렴한 안식처가 되다 보니, 외부에서 유입된 외국인 노동자나, 말레이시아보다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후진국에서 온 사람들이 많고, 자연스레 다른 지역보다 범죄율이나, 사건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고 현지인들이 말하곤 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도시이고, 인프라나 체계가 갖춰져 있는 만큼,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선 큰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주로 쁘마스 자야 (Permas Jaya), 마운트 오스틴(Mount Austin) 등이 -한국인, 일본인 들이 많이 모여 사는-살기 좋은 곳이고, 최근엔 이스깐다 뿌뜨리(Iskandar Puteri)가 뜨고 있다고 하는데, 참고로 여긴 싱가포르와는 좀 먼 편으로 느껴지긴 했다.


8. 한국에서 직항으로 닿을 수 있는 곳

한국에서 조호 바루 직항이 생긴 건 아마도, 높아지는 이민 수요, 자녀 교육과 관련한 이주, 혹은 골프 여행 -저렴한 곳은 그린피가 2-3만 원이어도 충분-, 싱가포르 여행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비행기표를 검색해 보면, 싱가포르 직항을 이용하는 것보다, 조호 바루 직항이 훨씬 저렴(심할 땐 20-30만원도 차이남)하다. 물론 직항으로 취항하는 항공사(진에어)가 대표적인 LCC이긴 하지만. 하지만 뭐 그게 무슨 문제가 될까? 이미 조호 바루로 목적지를 정했다는 건, 짧은 기간이나마, 말레이시아 조호 바루, 싱가포르를 동시에 즐기면서 경비도 아끼고,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니까. 앞으로 조호 바루를 통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고루 오가는 승객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9. 자녀 교육에 좋은 국제학교, 환경

조호 바루는 쿠알라 룸푸르보다는 적지만, 꽤 훌륭한 국제 학교들은 갖고 있다. 물론 학비는 시설과 커리큘럼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위에 기술한 환경, 물가, 여러 가지 조건들과 함께 고려해 봤을 때, 한국에서 쓰는 사교육비 생활비 등을 감안하면, 아이들에게 영어나 중국어를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싶다.




위에 기술한 모든 것을 종합하면 결국 조호 바루는 '여유 있는 마음', '여유로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임에 충분하다. 물론 본인의 현재 조건에 잘 맞는 곳인지는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치안이나 지리적인 이점, 물가, 생활 편의 시설, 학교, 직장 등 다양한 것들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수도인 쿠알라 룸푸르, 이미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페낭과는 또 다른 여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왕 조호 바루를 여행지, 이주지, 이민 목적지로 선택했다면, 짧게나마 쿠알라 룸푸르나 페낭 등도 충분히 경험해 보고 조호 바루를 선택하길 추천드리는 바다. 국내선 항공권으로 쿠알라 룸푸르 기준 3-4만 원에도 왕복으로 오갈 수 있기 때문에 부담도 적은 편이고, 차로 이동한다고 해도, 4-5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대중교통인 광역 버스도 운행하는 것은 물론이다.


방송에서 이 모든 얘기를 풀기 어려웠기 때문에, 조호 바루에 대해 따로 정리한 글 올린다. 부디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고자 소망하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다.



* EBS 오디오 천국 [그곳은 어때 말레이시아] 팟빵 콘텐츠 듣기

제가 진행하는 말레이시아 소개 라디오 프로그램이 독립 채널로 새로 탄생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 드릴  예정이니, 구독, 좋아요, 댓글, 질문 많이 남겨 주세요. 보내주신 의견 중 좋은 주제는, 추후 방송에서도 다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772785


* 인스타그램 팔로우

- 제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시면 말레이시아의 맛집, 여행지 등의 사진들을 쉽게 접하실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 대해서 궁금한 점은 DM주셔도 됩니다. 참고로 3년동안 말레이시아에서 찍었던 모든 사진과 동영상에 #그곳은어때말레이시아 해시태그를 적용해 두었으니, 말레이시아 여행하실 때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bangsarbae_kr/


* 영문 이름이 붙어있는 도시 사진은 모두 조감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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