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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의 청춘 Apr 12. 2019

(속편) 말레이시아가 살기 어려운 10가지 이유

더욱 궁금할 법한, 유의해야 할 점들

[ 말레이시아가 살기 좋은 이유 10가지 ] 라는 글은, (해당 글 바로가기: 말레이시아가 살기 좋은 10가지 이유) 첫째, 다음 포털에 메인 3일간 소개되고, 둘째, 다음 여행 포털에 소개된 뒤, 셋째, 브런치 페이스북 메인 페이지에 실리고, 넷째, 카카오톡 채널에 소개되어, 총 11만 뷰가 넘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공유 수도 총 1,500회에 가까웠다. 부족한 글임에도 읽어주신 많은 분들 덕에, 지난 3월 한 계간지의 여행 섹션에 해당 글이 소개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다른 그 어떤 글들보다 압도적으로 조회, 공유수가 높았다. 한국이 그만큼 살기 힘들어서일까 라고 생각하다 어느 순간 마음이 아파오기도 했다.

사실, 이 글에 이렇게 관심이 뜨거울 줄 몰랐다. 일주일, 아니 보통 한 달 넘게 고민하고 포스팅하는 인생 에세이는, 글을 쓰는 데만도 5시간, 6시간이 걸리는데 반해, 말레이시아에 관한 글은 사실, 여기, 지금, 내가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혹은 그 기간이 단기 여행자보다는 상대적으로 길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술술 써 내려갈 수 있었던, 내게는 비교적 '쓰기 쉬운 글'이었기 때문이다. (저녁밥을 지어먹다가 물 흐르듯 써 내려간 글이어서, 퇴고도 제대로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밝힌다.)



정말 많은 질문을 받았고, 반성도, 후회도 했다.


먼저 많은 질문을 받은 이유는, 첫째, 더 많은 것들이 궁금하신 분들이 있었음에도 내 글의 깊이가 깊지 않았다는 점, 둘째, 나의 글이 긍정적인 부분에 치우쳐 '실제로 그러한가'를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이 많았다는 점, 셋째, 큰 고민 없이 편하게 써 내려간 글이었기에 사실 관계라든지, 과장된 부분은 없는지를 궁금해하신 분들도 있었다는 점, 넷째, '충분히 흥미를 자아낼 수는 있었지만', 한편으로 모호하거나 막연하기도 해 핵심을 전달하는 데는 부족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라고 추측해 본다)


둘째로 반성과 후회를 한 이유는, 첫째, 더 명확하고 사실 관계에 집중한 글을 써 볼걸, 둘째, 퇴고에 공을 들여 더 맛깔나고 읽기 쉬운 글을 써볼걸, 셋째, 마냥 긍정적으로만 쓰지 말걸, 넷째, 다양한 관점을 담아볼 걸, 이런 점들이었다. 너무나 많은 분들께 관심을 받아, 며칠간 브런치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음을 고백한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심지어, 어떤 구독자분께 이메일도 받았다.


"말레이시아에 대해 좋은 점들을 써 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혹시 죄송하지만 좋지 않은 점들도 좀 써 주실 수 있을까요?"


굉장히 귀찮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메일을 보내 주신 정성이 너무나 감사했다. 해당 이메일에 직접 답변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라 바로 답변을 드리진 못했지만, 이 독자분 덕에 '말레이시아에서 살기 어려운 점'을 한참 고민하고 가다듬기 시작했다. 인생에 대한 에세이들을 어렵게 토해내서 쓰듯, 고민해 보았다.


그렇게 고민한 이유는, 첫째, 말레이시아에 살기 좋은 이유 10가지를 쓰고 큰 관심을 받은 뒤, 뒤이어 말레이시아에 살기 어려운 점을 써 내려가기란, 내게는 큰 결심이 필요했기 때문이고, 둘째, 그렇다면 어떤 관점에서 이 글을 풀어내야 할지를 세밀하게 고민하는 것이 숙제였고, 셋째, 이왕이면 '살기 좋은 이유'를 내 스스로 반박해 볼 수도 있는 관점이 있다면, 좀 더 균형 있는 시각을 전달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 글을 쓰기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가능하다면 내 스스로 써 내려갔던 '살기 좋은 이유'를 반박해 볼 수 있는 경험들을 최대한 해보고 글을 쓰자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이제 고민끝에 그 글을 쓸 때가 된것 같다. 물론 여전히 부족할 것임은 자명하다. 30년이 넘게 한국에서 살았던 나도 한국의 어떤 면면을 상세히 답변해내기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2년이 조금 넘어, 짧다면 짧은 기간을 겪은 내가 '말레이시아는 이런 나라다'라는 정의를 내리는 것도, 어찌 보면 일천한 경험에 비추어 어불성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이 글을 포스팅한다고 해도, 호불호의 지분으로 나누어 보자면 나의 말레이시아 사랑은 여전히 51% 이상인 것은 확실한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첫 번째 글만큼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더라도 괜찮지만, 말레이시아에 대한 관심으로 내 브런치를 구독해주신 감사한 분들이 많이 늘어났으니, 아주 적게는 그분들에게나마 도움이 되어 진심으로 와 닿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말레이시아에 살기 어려운 이유'를 시작해 본다.





첫째, 가끔은 느려도 너무 느리다.  

나는 2년을 넘게 생활하면서 말레이시아 특유의 '느릿하고 여유로운' 속도에 적응을 한 편이지만, 한국인의 사고방식에 맞지 않는 부분은 정말 '분통이 터질' 때도 있다. 실제로 회사의 사무실 복합기가 고장 나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여덟 번이 넘는 수리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문제가 있었다. 지난달 보도된 뉴스에 의하면, 약 5,000건에 가까운 이민 및 학업 비자가 제때 처리되지 않아, 말레이시아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고 있다고도 한다. 오죽하면 총리가 직접 나서 '현재 밀려 있는 비자 건수를 6개월 안에 모두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지만, 그게 왜 '6개월'이어야 하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심지어 현직 총리인 마하티르가 말레이계의 '근무 태만'과 '게으름'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라고 언급한 적도 있다. 나는 현지 문화에 적응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 덕인지, 처음보다는 '그러려니'라는 생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이 굉장히 많아졌지만, 성격 급하고 조급한 한국 사람들이 현지인들을 상대하다 보면 목청이 높아지는 일도 많다. '빨리빨리'가 쉽게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외려 그들은 '뭐가 문젠데?'라며 더 늑장을 부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느긋한 사고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될 일도 적지 않다. 민간사업, 정부 사업 등 주요 프로젝트들이 1년, 2년씩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곧 만나자'라는 말이 '한 달 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지금 간다', '곧 된다', '빨리 할게' 등의 개념이 말레이시아에서는 정말로 '지금', '곧', '빨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해야 한다. "OTW (On the way, 지금 가는 중)"를 숱하게 쓰는 친구들이, 제시간에 딱 맞춰 나온 걸, 나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애교로 봐주지만.




둘째, 생활비가 그렇게 저렴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생필품, 식료품의 물가는 확실히 저렴하다. 국민 생활의 전반적인 안정을 꾀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물가를 유지하는 정책을 펼친 덕이 크다. 또한 석유, 팜오일,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인만큼, 유류, 식용유, 과일, 식자재 등은 자연스레 저렴한 편이다. 허나, 공산품, 수입품 등은 우리나라보다 비싼 경우도 많다. 예컨대, 수입차량이라든지, 전자제품, 생활가전 등은 굉장히 비싸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국산 브랜드 차량은 수백만 원대에서 천만 원대 중반이라도 현지인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차를 살 수 있지만, 수입차는 우리나라 가격보다 비싸다. 또 다른 예로,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쿠쿠 밥솥은 한국 가격의 2-3배가 넘기도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되는 국산 전자제품은 물론 저렴하지만, 저렴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품질이 떨어지거나 고장이 잦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집을 예로 집세도 설명해 보겠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쿠알라 룸푸르의 중심지에 위치한 주상복합 아파트로, 수영장과 헬스장이 딸린, 나름 고급 콘도미니엄이다. 이 집의 한 달 월세는 2,200링깃, 우리 돈으로 약 60만 원이다. 20평 수준의 투룸이다. 모든 가구와 가전제품의 갖추어진 우리 말로 '풀옵션'(Fully Furnished)이다. 보증금도 2개월치 월세였기 때문에, 한국의 집값과 비교할 때, 이런 좋은 집에 혼자 살며 이 정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나에겐 아깝지 않게 느껴졌지만,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한 달 '월급'이 내가 내고 있는 월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정말 큰돈이나 다름 없다. 내가 다녔던 첫 회사의 신입 직원 한 달 월급이 2,000링깃이 채 안되었던 걸 감안하면,  그 친구의 눈에 비친 나는 '자신의 월급'을 통째로 '월세에만 축내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 '말레이시아 사람처럼' 사는데 적응할 수 있다면, 많은 것들이 풍요로울 수 있다. 호커 센터 Hawker Center, 마막 Mamak 등 정말 저렴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에서는 우리 돈 1,000원이 안 되는 메뉴도 푸짐하고 맛있다. 하지만 한국 식당에서 밥 한 끼 먹으려 치면, 중저가의 식당에 가도 25-30링깃 (7,000-8,000원)은 내야 한다. 물론, 서울 물가에 비해선 여전히 저렴하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꽤 비싼 음식에 속한다. 그런 '좋은 음식'들을 매번 끼니때마다 먹는다면, 당연히 식비도 꽤 나갈 수 있다. 한국인으로서 매일 1,500원짜리 '나시 르막Nasi Lemak'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셋째, 물가만 저렴한 것이 아니다. '임금도 저렴'할 수 있다.

생필품, 식료품 등은 확실히 저렴하지만, '나의 소득'까지 저렴해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실제로 주재원, 해외파견 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체류비, 생활비 등의 지원으로 많은 부분이 해결되기 때문에 생활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경우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현지 채용으로 현지 기업에 다닌다고 하면 그림은 사뭇 달라진다.


한국인들이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는 '한국어가 반드시 필요한 직군', 예를 들면 한국 고객을 상대로 한 IT컨설턴트, 텔레마케팅, 상담사, 여행사 등에 취업하는 것을 제외하곤 경우의 수가 다양하지 않다. 따라서 한국어를 이처럼 모국어로 '완벽하게 해낼' 필요 없는 현지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말레이시아 사람을 채용하는 게, 한국인을 채용하는 것보다 백번 천 번 유리하다. 굳이 까다로운 절차를 걸쳐야만 하는 워킹 비자나, 체류비 등을 추가 지불하지 않아도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현지인들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고, 현지인을 채용하면 현지인 수준에 맞춰 임금도 적게 줄 수 있으니 말이다.


국민 소득이 1만 불이라는 건, 기업에서 주는 임금도 적다는 뜻이다. 말레이 현지인의 경우, 최저 소득이 1,000~1,100링깃 (27만~30만 원) 수준이고, 대학을 갓 졸업한 경우, 월급이 2,500~3,500링깃에서 시작한다고 보면, 우리 돈 60-80만 원을 가지고 한 달 동안 모든 걸 해결하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인이 현지 기업에 채용되는 경우, 6,000-7,000링깃 (약 170~200만 원), 많게는 250만 원 정도를 실수령액으로 받는 경우도 봤지만, '유창한 한국어'덕에 채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향후 경력 측면에서 장기적인 비전Vision이 없는 안타까운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더군다나 말레이시아에 살면서 여가 활동, 고급 차량 보유, 외식 문화, 주거 생활 전반에서, 한국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고수하다 보면, 200만 원은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살던 습관을 버리긴 힘들기 때문이다.




넷째, 최근 경제 발전 속도가 주춤해졌다.

말레이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최근 몇 년간 6%를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나, 작년 기준으로는 4.8% 성장에 그쳤다. 그리고 이전 정부의 부정부패와 방만한 국가 경영으로 국가적 재정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많은 사업이 폐기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언론에도 많이 나왔던 '일대일로' 사업의 폐기라든지, 싱가포르를 더욱 빠르게 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고속철 사업'이 취소된 것과 같이, 현재 시점에서 재정적 부담을 견뎌내기 힘든 여러 사업들이 과감하게 축소, 취소, 폐기되었다.


여전히 경제 성장률이, 고도화된 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성장률보다는 높지만, 여러 발전 기회가 있는 동시에 불안정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집권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현 정부가 이 난국을 제대로 타개해 나가지 못한다면, 소득 수준의 양극화, 주요 정책 폐기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 성장을 가로막는 전반적 분위기가 젖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이 높은 속도로 경제 발전을 지속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은 국민소득 1만 불을 유지하며 상대적 우위에 있는 말레이시아지만, 장밋빛 미래가 그 어떤 나라에게나 '보장된' 것은 아니기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것은 과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다섯째,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기도 하다.

전직 총리였던 나집Najib의 천문학적 부패 스캔들 (1MDB 사건)은, 말레이시아 나라 전체를 휘젓는데 그치지 않고, 온 세계를 뒤흔들었다. 그가 부정으로 축재한, 밝혀진 액수만 8,000억이 넘으며, 실제로는 조 단위가 넘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그의 집에서는 현금, 미술품, 시가 2억이 넘는 한정판 에르메스백 등, 압수품만 무려 3,000억이 넘게 나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였다면 일찌감치 '탄핵'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을 거다. 그는 '여전히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나집 전 총리는 무려 42가지의 죄로 기소되어 무수히 많은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운전면허증을 확인하거나 음주운전 검문을 할 때면, 이곳 경찰들은 은근히 '뒷돈'을 바라기도 한다. 면허증 뒤에 '뒷돈' (보통 Under table이라고 말하는)을 찔러주어 '무사히' 풀려났다는 무용담을 나는 숱하게 들어보았다. 금액도 천차만별이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 정부와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수도 없는 '뒷돈' 요구에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지는 경우도 목격했다. 가족, 친지들에게 보내는 정식 허가 물품이 세관에서 이유 없이 통과되지 못해, 관세보다 더 큰돈을 주고 물건을 찾아오는 일도 종종 보았다. 이마저도 '운이 나쁜 경우'에 발생하는 일들이긴 하지만, 그렇게 한번 호되게 쓴맛을 보고 나면, '말레이시아'라는 얘기만 들어도 '손사래'를 치게 되는 경우도 있음은 물론이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실제로,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이런 '뒷돈'이 없으면 진행하기 힘들다는 걸 공공연하게 말하기도 한다. 일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누군가를 '소개'해주는 것만으로도, '소개비'를 챙기려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전화번호' 밖에 준 게 없는데도 그렇다. 사업을 하면서, 혹은 살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뒷돈을 주면 해결할 수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는 얘기를 들으면, 큰 한숨이 나오는 때도 있다는 걸 무시할 수는 없다.  




여섯째, 인종, 민족에 대한 불평등이나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말레이시아는 토착 말레이인에 대한 특혜가 강한 나라다. 1970년대, 말레이계와 여타 민족 간 소득 불평등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불평등을 완화하겠다는 측면에서 '부미푸트라(땅의 아들, 토착민, 원주민을 의미)' 정책이 처음 실행되었다. 허나 이 부미푸트라 정책이,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말레이계를 느긋하고 게으르게 만들고, 중국계와 인도계 등 다른 민족을 오히려 역차별하는 정책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구 비율이 높은 말레이 '표밭'이자, 충성 지지층을 배신할 수 없었던 기득권 정부가 이러한 우대 정책을 지속해 온 덕에 인종, 민족 간 불평등은 여전하다.


예컨대, 말레이인들에겐 부동산 거래, 분양 시, 중국계나 인도계 등 다른 민족에겐 없는 '할인 혜택'이 기본적으로 주어진다. 절대적인 금액만 따지더라도 상당한 불평등이다. 대학 정원에서도 말레이인의 필수 입학 정원이 높아, 중국계나 인도계가 성적이 높아도 탈락하는데 반해, 말레이계는 합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한 기업의 채용 요건 중 '말레이인'을 채용해야 하는 필수 쿼터도 있다. 해서, 말레이인은 굳이 근면 성실하게 일하지 않아도, 채용이 상대적으로 쉬운 점이, 오히려 말레이인들을 게으르게 만든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내가 직접 채용했던 말레이계 직원들은 20대 초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력서의 근속기간이 3-4개월을 채 넘기지 않는 경력이, 예닐곱 개가 넘도록 가득 채워진 경우를 본 적도 있다.


현 정부가 이런 역차별과 불평등을 바로 잡아가려는 시도로, 부미푸트라 정책을 누그러뜨리려는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말레이계가 대규모 시위를 벌여, 중국계, 인도계 말레이시아인들의 혀를 끌끌 차게 만들기도 했다. 그 여파 때문인지 2019년에 들어, 일부 지역 보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하는 일도 발생했다. 61년의 장기집권과 부정부패를 깨부수고 야당이 승리하는 쾌거를 누린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인 까닭에, '말레이시아의 미래가 다시 암흑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렇게 말레이계만을 우대하는 정책은 '역차별'의 소지를 강하게 띄고 있는 게 분명하기 때문에, 말레이시아가 성숙된 국가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소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곱째, 한국에 비해 생활 편의성이 떨어진다.

먼저, 차가 없으면 생활이 매우 불편하다. 물론 앞서 소개한 Grab이라는 택시 서비스가 우리나라의 택시 서비스보다 엄청나게 발달해 있어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게 매번 택시만 타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경전철, 모노레일도 노선은 다양하고 편리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차로 7-8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40-50분 걸려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길 건너에 있는 마트에 마땅한 '건널목'이 없어서 차를 타고 10-20분을 돌어가며 택시비를 내야 하는 경우엔 교통시스템을 탓하게 되기도 한다. 인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갖춰진 곳보다 훨씬 많다. 땀을 흘리며 열심히 걸어가다 길이 끊어지는 경우도 많아 위험하고 불안하며, 이 더운 날씨에 어딘가를 걸어가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인터넷, 웹서비스가 불안정한 경우도 또 다른 예로 들 수 있겠다. 우리로선 '껌 씹는 일'처럼 쉬운 영화표를 사는 일, 은행 이체를 하는 일 등, 정말 어떨 땐 몇 초안에 끝날 수 있는 간편한 정보 확인을 하는 일에서도 가끔 좌절감을 느낄 때도 있다. 비행기표를 사다가 예닐곱 번 페이지 오류가 난다거나, 결제를 마쳤다고 생각했던 쇼핑몰에서 결제가 실패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된 경우도 있었다. 한 달에 2-3만 원을 내야 하는 케이블 TV 서비스가, 갑자기 비가 많이 오는 경우 송출이 중단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엊그제도 갑자기 폭우가 내렸고, 축구 중계를 보여주던 '스포츠 펍'에 걸려있던 모든 TV가 한 시간 동안 까맣게 변했다. 한국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말레이시아에선 그마저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은행에서 계좌 이체를 잘못하는 경우도 있다. 매달 똑같은 일자에 나와야 하는 고지서가 누락된 적도 있다. 인터넷 비용을 결제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음 달에 중복 청구된 적도 있다. 친한 친구 중 하나는, 8년 전 교통 법규를 위반한 고지서가 8년 동안 한 번도 날아오지 않았다가, 갑자기 날아오는 바람에 생각지도 못한 재판을 받은 적도 있다. 물론 그 이유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여덟째, 사고방식과 문화가 다르다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동남아 여러 국가들의 국민성을 논할 때 등장하는 공통적 특징 중에 하나가, '싫은 소리'를 잘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점들처럼, 게으르다든지, 일처리가 느리다라든지, 확실치 못하다든지, 대충대충 하는 일에 대해서도, 한국인으로서는 상대가 마땅히 들어도 된다고 생각되는 '싫은 소리'를, '듣는 것'도 싫어한다. 상대방을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주거나, 비난을 하는 일은 극도로 삼가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훗날 큰 화를 면치 못하게 되는 '복수'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바로 다음날부터 회사를 나오지 않는다거나, 말 그대로 도망가 버려, 상대를 '적반하장'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일도 있다.


쉽게 쉽게 'No problem. 걱정 마'라 했던 일들이 그렇게 되지 않거나, 질질 늘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 애초부터 그 말이 거짓말이었던 경우도 있다. 좋다 좋다고 표현했던 것들이, 사실은 싫었는데도 '굳이 상대방에게 무안을 주고 싶지 않아서' 좋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확실하다'라고 느꼈던 일들이 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일도 많다. 마음에 여유를 갖지 않는 이상, 이런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어 지칠 때도 있다.


내 경우는 말레이시아 정착 초반, 이런 일들을 조언해주는 현지인 친구들도 많았고, 업무를 하며 겪은 다양한 일들 덕에 오랫동안 굳은살이 배겨, 내가 먼저 잘 챙기거나 확인을 지속적으로 하고,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등 업무 방식을 바꾸고, 인간관계의 기대감도 조금은 내려놓았다. 이제는 모든 게 '그러려니'하는 마음을 이해가 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당연히 이런 모든 것들을 처음 겪는 사람들에겐 크게 당황스러울 수 있다. 흔히 말레이시아에서 'Boleh (볼레)'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영어로 'Can'과 같다. "Malaysia, Boleh! (말레이시아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을 국민적 단합의 슬로건으로 쓰기도 하지만, 현지인들은 아주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레이시아에선 모든 것이 가능하다(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도 흔히 벌어진다)"라며 웃을 때도 있다. 사고방식과 문화가 다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Boleh(가능)가 Tak Boleh(불가능)이 되기도 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아홉째, 때론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질 때도 있다.

범죄나 치안에 관해서는 여전히, 나는 한 번도 말레이시아가 '위험하다'라고 느껴본 적은 없다. 물론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비해서는, 당연히 훨씬 안전하다. 역으로 내가 한국인이라서, 남자라서, 혹은 치안이 좋은 도심지에 살고 있기 때문에, 혹자는 지금까지 나의 생활 반경 안에서 그런 일들을 보고 듣고 겪지 않은 것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른 동남아 국가들보다 확실히 안전하다고 느낀 경험을 토대로 서술한 '말레이시아는 안전하다'라는 '개인적 판단'이, 아주 단순히 일반화될 수 있는 절대 명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이 글을, 또 이전 글을 읽은 독자분들도 충분히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혼전 성관계가 금지되어 있는 무슬림 커플의 신생아 유기 사건을 종종 들었던 것, 오토바이 날치기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주차된 차량 유리를 부수고 차 안에 둔 물건을 훔쳐간다든지 하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든지 하는 얘기는 자주 들었다.


여타 주변국에 비해 '자연재해'가 적은 것은 확실하다. 다만, 스콜성 비가 자주 내리는 데 비해, 배수가 잘 되지 않는 일부 지역에서 갑자기 어처구니없는 물난리를 겪는다든지, 마른하늘에서도 천둥, 번개나 벼락이 잦기 때문에, 조깅을 하거나 골프를 치던 사람이 번개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있다든지 하는 건, 한국에선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혹은 최근 일어났던 가장 충격적 사고 중에 이런 일도 있었다. 한 화학 공장이, 한국인들에게 한달 살기로 인기가 많은 조호 바루 지역에서, 폐오염 물질을 강물에 흘려보낸 탓에 독성 물질이 공기 중에 흩어져, 수업을 듣고 있던 인근 지역 학생들과, 주변 지역 주민들 약 3,000여 명이 병원에 실려간 일도 있다. 우범 지대나 시골 지역의 논밭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체가 발견된다든지, 인적이 뜸한 술집에서 영업 마감 시간에 성폭행이 벌어졌다든지 하는 뉴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건 사고들은 그 정도와 면면, 그리고 상황이 다를 뿐, '극악무도'하거나, '파렴치한' 범죄가, '치안이 좋다'라고 평가받는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일어나곤 하기 때문에, 단순히 말레이시아에서만 상상 못 할 범죄들이 많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열 번째, 우리는 여전히 '이방인'이다.

아무리 말레이시아가 살기 좋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이방인'일 수 있다. 살아가기에 충분히 좋다고 생각하는 이 땅이, 결국은 내가 태어난 나라, 살아온 나라가 아니라는 점은, 때론 우리를 굉장히 고독하고, 막막하고, 외롭게 만들 수도 있다. 까닭없이 눈물이 날 때도 있고, 고국에 두고 온 친구들, 가족들, 친지들이 그리울 때도 있을 테다.


도움의 손길을 먼저 뻗어온 현지인들이 뒤통수를 칠 때도 있다. 그나마 나를 잘 챙겨주는 현지인들이,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하라는 위로의 말을 듣고도, 막상 '전혀 꿈쩍도 하지 않는' 현지인들을 보면, 어디 가서 하소연하기도 힘들 때도 있다. 현지인만인가. 해외에선 한국인도 조심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건 아니다. 그뿐인가. 공휴일도 많고, 가족 중심 문화도 강한 말레이시아에서, 혼자 외따로 떨어져 한국을 그리워한다는 느낌이 들 때면, 그때만큼 서러울 때도 없을 것이다.


살다 보면 아플 때도 있고 다칠 때도 있다. 의료 기술은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뛰어날지라도, 생판 모르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병원에 가서 한국보다 턱없이 높은 병원비를 지불하며 고통을 참아야 하는 때가 있다 보면, 한국의 선진 의료 기술과 고도로 잘 발달된 의료보험이 뼈에 사무칠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라도 한번 꼭 가보고 싶어 하는' 한국처럼 좋은 나라로부터, '왜 너는 굳이 말레이시아에 왔느냐'는 질문은 수도 없이 받아봤다. 사과, 딸기, 배, 복숭아 등 한국에선 편히 찾고 즐겨 먹을 수 있는 과일 한번 먹는 일도, 어렵고, 힘들고, 서글플 때도 있다.


그렇게, 여전히 우리는 '이방인'일 수 있다. 살아가기에 충분히 좋다고 생각하는 이 땅이, 결국은 내가 태어난 나라, 살아온 나라가 아니라는 점은, 때론 우리를 굉장히 고독하고, 막막하고, 외롭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삶의 터전을 바꾸는 일은, 어찌 보면 스스로 '고독'과 '외로움'을 선택하는 일일 수 있다.





몇십 년을 살아온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은 내로라하는 선진국이며, 실상 모든 것이 풍요롭다. 오죽하면 '돈만 많다면 한국처럼 살기 좋은 나라도 없다'라는 말을 다들 하곤 하니까. 여기서 내가 보아온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여전히 '한국사람'처럼 산다. 나도 처음에 그렇게 살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생각을 바꾸었다. 3년이 되어가지만 나는 여전히 '이방인'이고, 새로운 곳에 적응하고 살아가며 '감내해야 할 것들'을, 스스로 끌어안기로 '선택'한 건 정작 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택했기에, 말레이시아가 살기 좋은 10가지, 100가지 이유들을 찾아가며 열심히 적응하려고 애써왔다. 말레이시아가 살기 좋은 이유 10가지에 이어, 살기 어려운 10가지를 또 이렇게 써내 보일 수 있었던 이유도, 근 3년간의 고민과 선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브런치라는 공간에, 내가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살기 좋은 10가지 이유'를 일방적으로 꺼내놓을 수 있다면, 그래서 불특정 다수에게 '살기 좋다'라고 의견을 전달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작가라면, '살기 어려운 10가지' 이유도 응당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균형 잡힌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대하는 '사명'이라고 생각하며 이 글을 또 쓴다.


혹자는 또 '먼저는 살기 좋다'라고 해놓고, '살기 어렵다는 이유도 저렇게나 많이 들 수 있냐'라고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다만, 나는 여전히 '말레이시아가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 근본적 이유와, 그 이유를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말레이시아를 '은퇴 이후 살고 싶은 나라' 10위 안에 올려놓는 분명한 이유가, '살기 어려운 이유'보다 먼저 공개하고 싶었던 [ 말레이시아가 살기 좋은 이유 10가지 ] 라는 글에 모두 녹아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글 바로가기: 말레이시아가 살기 좋은 10가지 이유)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결국, 자신에게 살기 좋은 곳이 가장 좋은 곳이다.


말레이시아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살기 좋은 나라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충분한 매력이 있음을 다시 한번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 부디,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이 두 개의 미천한 글이,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유익한 글이 되길 소망한다.



[ 추신 ]

* 정말 많이 부족했던 첫 번째 글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댓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현지 체류 사정상 수락하지 못했지만 강연 요청, 투고 요청 주신 분들께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 특히 이 글을 추가로 쓸 수 있도록 용기 내는 일에 도움 주신, '이메일 보내주신 독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성함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다만, 서두에 밝힌 것처럼, 다시 오랜 고민하느라, 빠르게 회신드리고 후속 글로 신속히 게재하지 못한 점, 사과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 경험을 통해 검증해 보는 일과 더불어, 현지인들에게 제가 이전에 썼던 글을 번역해서 보여주고, 확인받은 후, 단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묻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부디 이전 글보다 알찬 글이 되길 바랍니다.



* EBS 오디오 천국 [그곳은 어때 말레이시아] 팟빵 콘텐츠 듣기 


제가 진행하는 말레이시아 소개 라디오 프로그램이 독립 채널로 새로 탄생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 드릴  예정이니, 구독, 좋아요, 댓글, 질문 많이 남겨 주세요. 보내주신 의견 중 좋은 주제는, 추후 방송에서도 다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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