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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담 삐삐 Jul 19. 2024

마더피스 선생님이 나를 찾아왔다

마더피스 타로로 읽는 지금 _ 앞으로 없을 그런 날

이상하고 이상했지만 그래서 꽉! 

그날은 정말 특별한 날이었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신통력이 통한 비현실적인 경험이었다.

2015년이었나, 공간릴라가 망원시장 안 2층 상가건물에 있었다. 대낮 시끌시끌한 시장 소리를 들으며 올해는 우리 공간에서 타로 리딩을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작년에 마더피스 타로리딩을 하품이 공부했다는데 한번 물어볼까 라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이 커피를 다 마시면 하품에게 전화해야지 뭔가 기대가 되는 마음이 생김과 동시에 안되었을 때의 실망감은 어쩌나 이런저런 아직 오지 않는 현실을 상상했다.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 누가 찾아온다는 연락과 약속이 없었는데 누구인지. 가끔 시장에 왔다가 공간릴라에 들르는 사람도 있어서 그런가 보다 문을 열었다. 너무 깜짝 놀라 순간 입을 쩍 벌린 채로 멈췄다. 하품이 문 밖에 서 있었고 그녀의 뒤에 키가 큰 어떤 여성이 서 있었다. 하품과 하품의 마더피스 타로 선생님인 프시카가 서 있었다.

공간릴라의 프시카의 마더피스 타로강좌

필요가 상상을 만난 그때

그들이 방문 목적을 듣고 이게 무슨 우연인가, 이건 필연이라며 오모오모 난리가 났다.

하품과 프시카는 타로 강좌를 열어보려고 하는데 좋은 공간이 없나 찾아다니다가 공간릴라까지 왔다는 것이다. 지금 막 하품에게 타로 강좌하시는 선생님과 연결해 달라고 연락을 하려던 참이라는 나의 이야기에 서로 꼭 해야겠다며 일사천리 일정을 정하고, 강좌 제목을 정하였다. 그리고 홍보물과 안내, 사람을 모으는 작업 공간릴라에서 진행하고, 개인적인 참여 독려 등은 선생님이 추가로 하시는 걸로 빠르게 결정.

만난 지 한 시간여 만에 모든 결정과 역할 나눔까지 다 이뤄졌다. 제일 신난 사람은 나였고 오랜 시간 미루고 망설인 타로 강좌를 9개월여 제대로 들었고, 1번인가 빼고는 빠지지 않고 최선을 다한 한 해였다. 배우면서 과연 내가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지만 웨이트 타로의 개념과 평등과 공동체, 개인의 정서와 심리를 담은 마더피스 두 가지 타로를 같이 배워서 좋은 기회를 잘 잡은 케이스.


두 개의 타로를 만나다

웨이트타로는 14세기 유럽의 타로, 클래식 타로를 배우는 과정으로 마더피스 타로를 더 깊이 배우려면 기본 베이스인 웨이트 타로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 뼈대를 세워놓으면 마더피스 타로를 해석할 때 훨씬 풍부해진다. 앞의 연재글에서도 밝혔듯 나는 웨이트 타로 유럽 백인들의 문화, 기독교 문화, 시대의 물질적 가치(현재는 자본주의)를 반영하고 있어서 구체적이지만 묘한 불편함과 가부장성이 주는 수직문화의 거부감이 있어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개념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마더피스 타로가 현대 사회의 인간성과 공동체, 평화가 붕괴되고 지구가 망가지는 시대에 필요한 가치를 찾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서 선사시대를 다루고 있다. 문자 기호가 등장하지 않았으며 수직적인 국가사회 이전의 여신과 대자연을 중심으로 사는 공동체의 일상 ~ 철기(국가시대)로 이전하는 과정의 인간사회를 다루고 있다. 현재의 삶을 굉장히 깊게 원인을 분석하고 있어서 개인의 심리적인 영역을 건드리기도 한다. 타로 카드 한 장 한 장 들여다보면 더 선사시대로부터 긴 몇만 년 혹은 적어도 가부장 시대 이전 5~6천 년 이전부터 인간에게 이어진 삶의 지혜란 아직도 여신의 몸인 인간을 통해 그대로 구현하고 있구나고 감탄한다. 삶의 지혜로 책과 방송, 심리상담, 정신과 선생님까지 많은 텍스트로 말하는 것들을 잘 듣고 있으면 내 할머니가 내게 해준 이야기였다. 우리 할머니는 이런저런 삶을 사는 방법을 얘기하고 꼭 붙이는 말이 있었다. 

"우리 엄마가 내가 어릴 때 해준 말이데이."

길동무 같은 마더피스 타로

한해를 지나 공부가 끝났다. 마더피스 타로가 전하는 생생한 울림은 긴 과정을 끝낸 날 벅차기도 했고 가르침을 준 프시카에 대한 고마움은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뒤로 해외 가서 초짜 리딩을 하면서 활용을 다양하게 해 보고, 적극적으로 리딩을 일상에서 하면서 실전 리딩이 늘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깊이 나눌 때 슬쩍 꺼내서 이걸로 얘기해 볼까 몇 시간을 빠져들기도 했다. 

오늘 뭐 어떻게 지내나, 이 일은 어떻게 될런가, 우리 고양이들 건강은? 온갖 질문을 만들어보고 리딩을 해보았다. 그리고 워크북을 펴놓고 나는 지금 마더피스 타로 공부 중이니 나를 도와라 라며 리딩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냥 마더피스 타로를 들고 잘 놀았다. 2~3년이 지나니 타로 워크북을 보지 않아도 리딩을 위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할 정도로 가슴에 카드들이 이미지로 잘 새겨졌다. 그리고 워크북을 치우고 나니 드디어 카드가 질문마다 몸을 달리 앉아서 이야기를 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뒤로는 워크북과 키워드를 떠올리기보다 질문자의 이야기와 카드를 더 다양하게 연결하였다.

현실,  라잇나우의 끝판왕이 타로 리딩이다. 과거의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의 에너지가 스프레드 위에 펼쳐지지만 결국은 현실의 내 앞이 하는 선택지들이 가장 중요하다. 헤매고 있는 마음의 행로를 꼭 잡아서 다시 그들의 심장으로 연결하는 것. 앞날이란 것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운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신을 모시는 만신 할머니가 한 말씀) 이 자리, 내가 있는 여기를 잘 데리고 오늘을 살아야 다음이 있을 뿐. 그다음은 그다음의 오늘에서 다음을 봐야 또 그다음이 보인다.

그 아늑하고 확신이 없는 길의 진하고 깊은 마더피스라는 친구가 있어서 때때로 위로를 받는다.

아마도 나의 고양이들이 무지개다리로 떠나는 때가 오면 가장 가까이 나를 위로할 친구가 아마 마더피스 타로가 아닐까 어슴프레 예상한다.


누군가에게 마더피스를 전달하기

마더피스 타로가 정말 고맙고 내게 찰떡같은 친구이지만 누군가에게 이 타로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몇 년 전 지역의 아티스트와 친해져 타로리딩을 하고 여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녀가 가르쳐달라는 말을 했다. 내가? 어휴... 아직 알아야 할 것이 천 개 만개이고 뭔가 제대로 알았다고 할 수나 있나 싶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라 처음에는 엄청 아니라고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다 마더피스를 새롭게 공부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선생님은 못하고 가이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워크숍이라고 하자며 공부를 시작했다.

내 관점에서 다시 마더피스 타로의 의미를 다시 정리하고 덧대고 삭제하기도 하고 셀프 보수 교육처럼 타로 교육을 처음 했다. 서로 나쁘지 않았고 아쉬운 점은 8~9개월 할 수가 없어서 축약 압축을 해야 하니 리딩 실습을 제대로 못할 뿐만 아니라 카드가 자신의 심장에 스며들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 그래서 아마 압축해서 공부하고 끝나면 타인을 리딩하는 리더로 나아가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 헛헛하기도 했다. 같이 마더피스 리딩을 하는 도반이 두어 사람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상상한다. 

그래도 마더피스 타로의 눈 맞춤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매년 꾸준히 있다. 그녀들에게 이 카드를 알려줄 수 있는 것만으로 큰 영광이고 기쁨이고, 나는 매 강의나 워크숍을 위해 마더피스 타로를 공부한다. 매년 스스로 얻게 되는 숙제가 있다. 첫해에는 잘 알려주기 위해서 각 카드의 특징을 좀 더 정확하게 내가 이해하는 것, 다음 해에는 잘 읽게 연결하는 질문 만들기의 중요성, 카드에 담긴 여신 신화를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스토리텔링해두기 등 매년 플러스하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방식과 비슷해서 재미있다. 내가 만든 교육과정이니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다.

타로리딩 준비 완료 _ 대흥동 여성동행센터에서


매년 숙제는 나를 찾아오지

올해는 80년대 초 만들어진 타로 개념이라 아직 젠더와 다양성이 본격 논쟁점이 되기 전이었고 심리학의 기저가 높아서 수용성과 직관적 이해, 내면탐구와 사회적 관계, 발화, 발현하는 것을 상징적 언어인 여성성 남성성으로 많이 표현하고 있는 부분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싶다.

나 자신도 그렇게 양성으로 구분하는 생각과 표현에서 변하고 있기에 생각과 방향성에 맞게 타로의 언어도 변화가 필요하다. 누가 해주면 너무 고맙겠지만 백윤영미 선생님이 노력해서 겨우 번역책자 하나 들어와 있는 것이 다인 현재, 나의 필요는 내가 해소해야 하는구나를 받아들이고 있다.

몇 년 안에 해결하면 또 다른 숙제가 올 것이다. 

기꺼이!


(2024. 7. 9 오래전 워크숍 안내 소감글을 손보다.)






#마더피스 #마더피스타로 #motherpeace #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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