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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승태 Mar 31. 2020

졸졸 좇아 다니면서 시시콜콜 잔소리하는 아이

가정에서 사람 때문에 힘든 이야기

출처 : 앙쥬


Q : “엄마 000 해준다고 했잖아 왜 안 해줘?”, “엄마 설거지 안 해?”, “아빠 주말에 여행 가기로 했잖아 왜 약속 안 지켜?” 

우리 집에는 6살 먹은 꼬마 시어머니가 계십니다. 졸졸 좇아 다니면서 이것저것 잔소리를 하는 우리 아이 왜 이러는 걸까요? 밖에서도 이러면 미움받지 않을까요? 정말 걱정입니다.


A : 엄마나 아빠가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종종 사연처럼 아이에게 잔소리 듣는 부모님이 있습니다. 좇아 다니면서 잔소리를 해대면 꿀밤을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정도로 얄미울 것입니다. 먼저 이렇게 고생하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위안의 말씀을 드리자면 이런 아이의 행동이 엄마나 아빠에게 애정이 없거나 크게 문제가 있어서 하는 행동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정 유형의 아이들에게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럼 어떤 아이들에게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규칙을 잘 지키는 아이

- 늘 바른 행동을 하려고 하는 아이

- 어른스럽다는 말을 종종 듣는 아이

- 약속을 했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아이

- 잘못된 것이 있으면 지적하고 고쳐지길 원하는 아이

이런 아이들에게서 이번 사연과 같은 모습을 일반적으로 보게 됩니다. 


그러면 이 유형의 아이들이 이렇게 잔소리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우선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그동안 배운 것을 통해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을 지키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킬 것을 지키는 데 있어서 예외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모든 경우에 지켜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부모님이 기준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면 벗어났다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엄마, 아빠, 선생님이 가끔은 실수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약속을 못 지킬 수도 있는데 원칙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고 단지 그 원칙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잘못된 것, 기준에서 벗어난 것을 볼 때 그냥 지켜보는 것이 아니고 알려주고 바로 잡아 주고 싶어 합니다. 

 싱크대에 설거지 감이 있다면 그냥 보고 있지 않고 안 된 상태를 알려주고 깨끗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말을 하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잔소리를 할까요? 싱크대가 깨끗해질 때까지 합니다. 그래서 될 때까지 졸졸 좇아 다니면서 잔소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먼저 아이와의 약속은 최대한 지켜야 합니다. 

 이것 자체가 교육이고 이런 부모님의 모습을 통해서 아이는 배워나갑니다. 특히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을 세워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모습은 아이에게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 줍니다. 부모님이 방향을 잘못 제시해준다면 아이가 올바른 길을 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약속을 지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는 발생합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만 있더라도 이 유형 아이에게는 문제로 인식됩니다. 그래서 약속을 지키는 것만큼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약속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종종 "다음에 00 사줄게", "다음에 000에 같이 가자" 등 그 상황을 넘기기 위해서 또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이번 사례의 유형이라면 약속을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부모가 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이것저것 따라다니면서 잔소리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약속을 안 지켰거나,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아 아이가 잔소리를 할 때  “그럴 수도 있지” 등의 무책임하게 무마하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말은 아이에게 옳고 그름에 대해 혼동스럽게 하는 말이 되고 부모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그리고 지킬 것을 약속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좋은 태도입니다. 

또한 가능하면 아이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약속을 어기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약속을 못 지키는 어른이 되는 것보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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