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군 Dec 13. 2021

세상 모든 게 궁금해지고 있는 4살

놀랄 만큼 늘어난 어휘력과 호기심

 언젠가부터 개월 수보다는 4살이라는 타이틀이 조금 더 편해진 42개월 홍시. 올해가 지나가면 벌써 5살이 되고 유치원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된다. 원래 이맘때 아이들이 그런 건가, 요새 홍시의 어휘력이 정말 놀랍도록 늘어나고 있다. 정말 가끔은 홍시가 이야기하는 단어와 문장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이렇게 부쩍 늘어난 홍시의 어휘력에 요새는 호기심까지 더해져서 같이 대화를 하게 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아직은 조금 부정확한 발음이지만 천천히 엄마, 아빠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이야기해주는 게 보여서 너무 고마울 뿐이다.


 올해는 정말 짧은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금세 찾아왔는데, 겨울이 찾아오자 홍시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전부 궁금한가 보다. 



홍시 : 아빠 겨울이에요 인제?


허군 : 어 인제 겨울이 왔지


홍시 : 겨울은 뭐예요?


허군 : 우리나라는 1년 4계절이 있는데 그중 마지막 계절인 겨울은

         날씨가 춥고 눈도 가끔 내리는 계절이야. 


홍시 : 나 근데 자꾸 목이랑 등이 가려워요


허군 : 아~ 아마도 겨울이 찾아와서 그런 것 같아


홍시  : 겨울이 오는데 왜 내가 가려워요?


허군 : 음....(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고민함) 겨울이 되면 건조해져서 그런 거지


홍시 : 건조한 게 뭐예요?


허군 : 공기 중에 수분(물)이 있는데 겨울에는 수분이 적어지는 계절이야.

         그런데 수분이 적어지면 피부가 가려울 수도 있어


홍시 : 공기 중에 수분이 없는데 내가 왜 가려워요


허군 : 홍시 등이나 목에 있는 피부도 수분이 필요한데 공기가 건조하면

          피부도 같이 건조해져서 가려워지는 거야


홍시 : 그럼 가려울 때 어떻게 해요


허군 : 로션을 자주 발라서 피부가 안 건조해지도록 해주면 되지


홍시 : 그럼 지금 로션 발라주세요. 가려워요.



 처음에는 홍시가 조금 어려운 질문을 하거나 설명이 난해한 걸 물어볼 때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고민했었지만, 이제는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 가장 정확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 이야기가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서 대답해 주는 게 맞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대답을 대충 하거나 얼버무린다면 홍시는 다음부터 나한테 질문을 안 하고 그냥 모르면 모른 채로 넘어가 버릴 테니까... 혹시 내가 모르는 내용이면 나 역시 공부를 해서라도 이야기해주고는 한다. 


  예전에 홍시가 하는 질문들이 일차원 적이었다면 요새 하는 질문들은 무언가의 원리를 궁금해하는 것들이 많은데, 아마도 세상에 조금씩 가까워지려는 거겠지?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마베비!

작가의 이전글 육아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단어 '넛지 Nudg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