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과 내가 수면교육을 위해 가졌던 마음가짐

낮에 피곤할수록, 밤에 편해진다

by 허군

홍시가 태어나기 전부터 수면교육에 관심이 있어서 여러 가지 책도 보고 정양과 대화도 많이 나누면서 홍시의 수면교육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홍시가 태어나고 정양과 나는 계획했던 대로 수면교육을 진행했고, 홍시는 생후 5개월 차에 자기 방에서 따로 자기 시작했다.

지난번 글에서도 말했듯이 아이를 5개월 차에 따로 재운다고 하면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의 작은 경험이 도움이 될까 해서 수면교육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번에 내가 써 내려갈 내용은 수면교육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방법적인 내용이 아니라, 수면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나와 정양의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 이게 거창한 내용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기에 우리가 수면교육을 하면서 항상 되뇌었던 마음가짐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 한다.


[낮에 피곤할수록, 밤에 편해진다.]

아이는 잠들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엄마, 아빠는 아이가 항상 잠을 자기를 원한다. 내가 밥을 먹을 때, 빨래를 할 때, 설거지가 쌓여있을 때... 아이가 잠깐만 자고 있어 줬으면 좋겠다. 내가 놀기 위해서도 아니고 집안일을 하려고 하는 거니 괜찮다고 스스로 합리화한다. 그리고 물론 밤에도 10시간 이상 통잠을 자기를 원한다. 이런 부모의 바람대로라면 아이는 24시간 중 분유를 먹는 시간 이외에는 하루 종일 잠만 자야 한다. 우리는 아이를 잠만 재우려고 힘들게 낳은 게 아닌데, 우리는 아이가 잠을 자기를 원한다.

아이에게도 적절한 수면시간이 있다. 미국 수면 재단(NSF)의 자료에 따르면 보통 신생아인 0~3개월에는 14~17시간, 4~11개월 영아들은 12~15시간, 1~2세 유아들은 11~14시간 정도를 자면 좋다고 한다. 4~11개월 아기를 예로 들면, 위에서 말한 듯이 평균 적정 수면시간이 12~15시간이다. 그런데 엄마는 낮시간에 집안일이 많으니 아이가 낮잠을 자길래 깨우지 않고 자게 두었다. 그렇게 낮잠을 두, 세 시간씩 세 번 정도를 자면 아이는 벌써 8시간 정도를 잠자는 데 사용한 것이다. 이제 아이는 너무 많은 시간을 잤기에 밤에 졸리지도 않고, 실제로 평균 수면시간에 비춰봐도 4~5시간만 더 자도 충분하게 된다. 아이는 밤에 더 이상 졸리지 않은데 엄마, 아빠는 자꾸 누워서 자라고 하니 좀이 쑤시고 짜증이 나서 운다. 나는 놀고 싶은데 엄마, 아빠는 불을 끈다. 맘에 들지 않아서 아이는 울기 시작한다. 아이도 자려고 노력해 봤지만 금방 눈이 떠진다. 결국 아이는 엄마 아빠와 놀고 싶어서 또다시 울기 시작한다.

나와 정양이 수면교육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이의 수면시간을 낮과 밤에 어떻게 분할해서 사용해야 하느냐 였다. 홍시가 태어나고 나서 잠자는 시간을 체크해본 결과, 우리의 생각대로 낮에 내가 아이와 놀아주는 만큼, 아이는 밤에 잠에 깊게 빠져들었다. 자라고 하지 않아도 아이는 마지막 분유를 먹으면서 스스로 잠들어서 아침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반대로 낮에 낮잠을 길 게자는 날이면 밤에 잠을 안 자려고 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집에 가끔 친구들이 놀러 오면 평소에 낮잠 자던 시간이 아닌 저녁시간에 잠을 조금 재우기도 하는데, 그러면 평소에 잠들던 시간인 8~9시에 잠들지 않고 10시가 넘어서야 잠에 든다.

사실 낮에 적게 자면, 밤에 잘 잔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한 이치이지만, 집안일을 하면서 아이랑 낮시간에 계속 놀아준 다는 건 쉽지가 않다. 엄마는 집에서 육아만 하는 게 아니다. 청소도 해야 하고, 빨래도 해야 하며, 밥도 챙겨 먹어야 하고, 이유식도 만들어놔야 한다. 하루 종일 집 안일만 해도 앉아서 쉴 시간이 없을 정도인데 아이까지 돌보려고 하니 아이의 낮잠 시간이 너무 달콤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낮시간의 그 달콤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밤이 힘들어진다. 쉽지는 않겠지만 아이의 적정 낮잠 시간을 잘 파악해서 밤에 잘 잘 수 있도록 컨트롤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실제로 지금 홍시의 경우 낮잠을 보통 낮에 1시간 30분씩 두 번 정도 총 3시간을 자고, 밤에는 11시간 정도를 안 깨고 잔다. 나도 가끔 하루 종일 육아를 해보지만 낮에 아이랑 계속 놀아주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낮에 아무리 힘들더라도 밤에 아이가 깨지 않고 잘 자주기만 한다면 낮에 놀아주는 건 얼마든지 해줄 수 있을 것 같기에 지금과 같은 수면 패턴을 이어갈 예정이다.

생후 10개월 차인 홍시의 육아를 되돌아보면 꽤나 성공적인 수면교육을 한 것 같다. 물론 아이가 기질이 순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건 엄마, 아빠가 얼마나 옆에서 아이가 좋은 수면 습관을 갖도록 도와주느냐 라고 생각되기에 이렇게 글을 써봤다. 매번 이야기할 예정이지만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절대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어느 한 부모의 경험을 글로 남겨놓으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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