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가장 아름답게 간직할 영원한 색채
천재 화가 피카소의 고백이다.
'라파엘처럼 그리기까지
4년이 걸렸지만,
어린아이처럼 그리기까지는
평생이 걸렸다.'
나는 그의 유년 시절 그림에서부터,
팔십이 넘은 노년의 작품,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른 삶의 서사까지
수차례 따라가 보았다.
붓끝의 선이 달라지고,
색채가 흐르듯 옮겨 가는 걸 보며,
그의 변화를 '이해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겉을 스친 눈의 착각이었다.
그가 견뎌낸 80년의 고뇌와 외로움,
그 치열한 싸움은
내 시선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었다.
내가 알았던 것은 단지 ‘형태’였을 뿐,
그의 마음은 아니었다.
그건 ‘앎’이었지,
‘이해’도, ‘공감’도 아니었다.
그의 붓끝이 남긴 궤적은
결국 한 사람의 생애를 닮아 있었다.
그리고 그 길을 끝에는
내 안의 삶이 거울처럼 비추어졌다.
나의 선은 어떻게 달라져 왔는가,
나의 색채는 어디를 향해 흐르고 있는가.
나는 오랫동안 믿었다.
무언가를 알면, 그것이 곧 이해라고.
하지만 내 삶을 돌아보니,
‘앎’과 ‘이해’는 전혀 다른 길 위에 있었다.
엄마로 살아온 40년,
그 어떤 애씀조차 닿지 못했던 생각들.
끝내 내어주지 않았던 곁.
그것을 끝내 견뎌주고 기다려준 건,
엄마인 내가 아니라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이었다.
신앙을 지켜온 지난날도
나는 여전히 겉모습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 애씀이나 스펙이 아니라,
매일매일, 그분과 함께 써 내려가는
연약한 내 고백 하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돌아보니,
눈물의 시간은 모두 은혜였고 사랑이었다.
나는 그것을 은혜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은혜는
내가 평생 그려가야 할 나만의 색채다.
내 평생 가장 아름답게 간직할,
주님이 내게 주신…
영원한 색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