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기뻐하실 삶
누구에게든
자랑거리가 하나쯤은 있다.
나에게도 있다.
바로, 나의 애인들이다.
내 휴대전화 속에 저장된 이름—
‘앤 1호, 앤 2호, 앤 3호.’
앤 1호는,
늘 엄마의 보호자를 자처하던 아들.
앤 2호는,
엄마보다 더 곱고 상냥한 딸.
앤 3호는,
껌딱지처럼 곁을 지키는 강아지 딱지다.
나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려 했다.
그 사랑의 이름은 기대와 기다림이었다.
나도 한때는
누군가의 자랑거리였다.
자식들을 귀히 여기고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셨던 아버지가
내게 주신 것은 믿음이었다.
시대보다 앞선 생각을
실천으로 보여주셨던 어머니에게
나는 믿음직함을 넘어,
때론 쉽지 않은 자식이었다.
다섯 남매 중 셋째였던 나는
늘 관심의 바깥으로 비껴서 있었고,
그 소외감은 곧 내 생존 전략이 되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무엇이든 잘해야 버려지지 않으리라는
보이지 않는 담금질이
내 안에 낯선 '나'를 만들었다.
공부, 책, 글쓰기, 그림, 악기까지—
내 앞에 놓인 모든 것에 욕심을 냈다.
이렇게 치열하게 달려 움켜쥔 모든 것들이
부모님의 자랑이 되었고,
동생들에게는 질투의 빌미가 되었다.
나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
참 바쁘고 숨 가쁘게 달려왔다.
누군가의 자랑거리가 된다는 것.
그것은 언제나 달콤하지만은 않다.
그것은 삶을 이끄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 존재를 규정해버리는
고되고 강력한 프레임이 된다.
하나님께도 자랑거리가 있었다.
바로 욥이다.
욥기 1:7~8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는
세상에 없느니라~'
사탄에게 하신 하나님의 이 말씀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라는 구절만큼
내 마음에 강력하게 내려앉았다.
그건
욥을 향한 확신에 찬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나는 바란다.
하나님이 기뻐 자랑하실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너, 내 종 '정'을 봤느냐?"
“너, 내 종 '정'을 아느냐?"
그 물음 속에 내 삶이 증명되기를.
그분의 입술에서 내 이름이 불리고,
세상 앞에 조심스레 소개될 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존재가 되기를.
힘써, 바라고, 원하고, 기도하며
오늘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