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 'WITH ING'가 여호와 하나님으로 가득 채워지길.....
나는 'ING'라는 단어가 좋다.
그래서 내 노트북에는 해마다
'ING'라는 이름의 폴더가
하나씩 만들어진다.
ING-2005,
ING-2010,
ING-2015,
ING-2018, 2019, 2020 …
소문자 'ing'가 아니라
대문자 'ING'를 고집한다.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에겐 그게 더 온전하고 단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해야 하는 것, 하고 있는 것.
기억해야 하는 것, 남기고 싶은 것.
버리고 싶지만 버릴 수 없는 것.
'것'. '것'. '것'.....'것'과 '것'
'나'를 말하는 모든 것을 담아 둔다.
폴더 'ING'는 늘 바쁘게 열리고 닫힌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열려 있기도 하다.
그리고 유독 이 폴더만은
비밀번호로 단단히 잠겨져 있어,
아무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나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이 된다.
그건 단순한 폴더가 아니다.
그 속에는 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있다.
기쁨과 슬픔, 분주함과 쉼,
내 삶의 모든 흔적이 쌓여 있다.
폴더 ‘ING’는 곧 나 자신이고,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자리다.
그런데 지금,
폴더 ‘ING’는 수개월째 닫혀 있다.
새로운 ‘ING-2025’는
아예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이제 생각해 보면,
그저 잊힌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ED’라는 폴더가 생긴 것도 아니다.
끝났음을 뜻하는 완성형 폴더는
아직 만들지 않았다.
내 숨의 공간이라고 믿었던
'ING'에서의 삶은
더는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러나 나는
여전히 'ING'이고
'ING'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어느 날,
폴더 'ING'는 'WITH ING'로 바뀌었다.
폴더의 주인도 바뀌었다.
내 삶의 주인은 여호와 하나님이다.
그러므로 ‘WITH ING’ 또한
그분께 드려야 마땅하다.
이제
폴더 'WITH ING'는 노트북 속을 떠나
빛 가운데로 나왔다.
'WITH ING'는
내 삶의 한가운데,
식탁 위에 자리를 잡았고
때로는 세상 밖 여행도 함께 한다.
돌아보면,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늘 ING'였다.
내일도 여전히 'ING'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
'WITH ING'와 함께하는 'ING'는 다르다.
오늘의 내가 다르고,
내일의 내가 다르고,
1년 후에는 더 단단해진
내가 있을 것이다.
폴더 'WITH ING'는
여호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그 분을 즐거워하는 기쁨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나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여전히 ‘WITH ING’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