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예수만

-내 안의 하나님 빛 -

by 두니


오늘은,

북한산도,

그 허리춤에서 떠오르는 태양도,

심지어 구름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

구름을 바라보던 나를 떠올렸다.


물과 바람이 만들어 낸 구름에서

강아지 찾기를 즐기다가

구름은 단지 모양만 다른 게 아니라

색깔도 다르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이 있었다.


새털처럼 가벼운 흰 구름,

아이들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뭉게구름,

손에 닿을 듯 낮게 내려앉은 회색 구름,

그리고 세상을 뒤덮는 먹구름까지—


그 구름은 신기함을 넘어

환희에서 두려움까지,

내 감정의 결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구름은 자연의 현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연결되기 시작했다.


“볼지어다, 그가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
—요한계시록 1장 7절


멈추어야 할 때와 나아가야 할 때를

분간하고 절제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구름 너머로

'오직 예수'만 보이기 시작한 순간—

나는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되었다.


내게는 더 이상의

멈춤도, 절제도, 노력도, 인내도

하나님의 은혜 앞에 잠잠해졌다.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은혜에 감사하며

기쁘게 살아가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오늘,

하늘엔 그 구름조차 보이지 않았다.

인간의 탐욕과 무가 삼켜버린 듯,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안개와 잿빛의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의 하나님 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분의 빛과 열기,

그분의 자비는 여전히 세상을 밝히고,

작은 나를 향해 비추고 계셨다.


한 점의 구름도 없었던 오늘,

나는 오히려

더 절실히 그분을 느꼈다.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지 않아도,

하나님의 임재는 여전히

오늘 자리,

그리고 내 삶 가운데 살아 계셨다.



주님,

오늘도 주님을 찬양합니다.
이런 하루에도

주의 인자하심으로
기쁨의 오늘을 선물처럼 받습니다.

오늘 하루도 제 삶이
헛되이 보내지 않게 하소서.
정직하게 살게 하시고,
친절하게 하소서.


내가 만나는 모든 이에게
은혜를 나누게 하시고,

온유와 겸손을 잃지 않게 하소서.


오늘이 나를 울린다 해도

불평 대신 감사로
모든 순간을 기뻐하게 하소서.


내 눈에에 보이지 않는 구름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그 가운데 계심을 믿습니다.


“오직 예수만 보이더라.”


그 말씀이

내 하루, 내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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