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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바오 Apr 23. 2024

중국, 팀원에 대한 믿음

중국생활

하와이군도 북서쪽 끝에 있는 작은 카우아이 섬. 

'쥐라기 공원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 섬은 한 때 지옥의 섬이라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다수의 주민이 범죄자, 알코올 중독자, 정신질환자였고 청소년들은 

그런 어른들을 보고 배우며 똑 같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학자들은 '카우아이 섬의 종단연구'를 시작했습니다.

1955년에 태어난 신생아 833명이 30세 성인이 될 때까지의 성장과정을 추적하는 

매우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습니다.


많은 학자의 예상은 이러했습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인생에 잘 적응하지 못해 비행청소년이 되거나 

범죄자, 중독자의 삶을 살 것이다"


심리학자 에미 워너 교수는 833명 중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201명을 따로 정해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집중적으로 관찰하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3분의 1에 해당되는 아이들에게 뜻밖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들은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대학교 장학생으로 입학하는 등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더 모범적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조사결과 이들에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기편이 되어 응원해 주는 어른이 최소한 한 명은 곁에 이었던 것입니다.


실패하고 좌절해도 괜찮다고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한 사람이 있었기에 자신의 환경을 이기고 비관하지 않고 

자랄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따뜻한 하루' NGO 단체에서 보내온 글이다. 누군가를 믿어준다는 것은 상대에게는 큰 힘이 된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다시 하면 돼,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라는 말들일 것이다. 위 글은 수십 년 동안 환경이 열악한 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곳에서 자란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연구하였고, 잘 자랄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혀 내었다. 그 이유는 나를 믿어주는 말을 해준 누군가가 항상 곁에 있었던 공통점이 있었다.


내가 중국으로 이직 후 제일 먼저 눈여겨본 것은 팀원들의 작업 습관였다. 작업절차는 차츰 고쳐나가면 되지만 작업습관은 쉽게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의 속도가 느려도 꼼꼼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속도는 빠른데 일을 거칠게 하는 사람이 있다. 속도도 느리고 작업이 거친 사람도 있는데 이런 사람은 최악이다. 이런 습관은 하루아침 만들어지지 않을뿐더러 몸에 밴 습관이기 때문에 고치기 더 어렵다. 


같은 경력자라도 능력의 차이는 반듯이 있게 마련이다. 맡은 바 업무를 잘 소화해서 시간 안에 불량 없이 생산을 하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들여다봐도 해결할 수 없고 시간과 품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능력이 아주 없느냐 그건 아니다. 무언가 부족한 것이 하나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주위에서 해결책을 알려주면 아주 좋은 마중물이 될 수 있다.


팀원들의 작업을 보면서 유독 계획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 친구를 며칠을 유심히 보았는데 하루종일 뭔가 바쁘게 움직이면서 일을 하고 있다. 딱 보면 팀원들 중 제일 바빠 보였다. 화장실과 식사시간 외에는 딴청도 부리지 않는다. 저렇게 열심히 일 하는데 왜 계획일정을 맞추지 못하는지 궁금했다. 현장 관리자를 불러 내가 본 친구의 행동, 업무진행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있는 대로 말해주세요. 그래야 뭐를 해야 할지 답을 찾으니까요." 관리자의 말은 그러했다. 능력이 조금 떨어지고 그걸 혼자 해결하려고 동분서주하느라 작업진행이 더디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알겠다고 하고, 내일 아침 잠시 전체 미팅을 하자고 하였다.


다음날 아침 나는 미팅에서 한 마디만 하였다. 여러분들 지금 이 회사에서 평생 있을 겁니까?. 아니죠, 그러면 개인의 능력을 높여서 다른 직장으로 이직할 때 연봉도 높여야 할거 아닙니까?. 모두 그렇다는 눈치다. 그런데 왜 개인의 부족한 점을 감추면서 해결하려고 합니까?. 생산일정과 개인 모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모르거나 부족한 것이 있으면 서로 가르쳐 주기 바랍니다. 만약 바뀌지 않으면 같이 일 못 합니다. 


여러분이 있어야 제가 있고, 여러분이 잘해야 저도 잘 됩니다. 저는 여러분을 믿고 있습니다. 만약 믿지 못한다면 제가 지금 여러분들에게 이런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달라고 하면 그만입니다. 그런 일이 없도록 지금 제가 한 말 새겨들어주세요. 물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서로 믿고 일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후로 주시했던 친구는 현장관리자에게 되는 것들을 물어보고,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주간 미팅에서 각자 가지씩 문제점을 가지고 참석하라고 하였다. 


하나씩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동안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던 그 팀원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 친구에게 내가 믿음을 준 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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