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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바오 May 09. 2024

취미 하나쯤은, 낚시에 미치다.

취미생활

나는 취미 생활로 낚시를 하고 있다. 요즘은 낚시인들이 많아지고 낚시할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유는 낚시 후 주변 환경이 쓰레기와 음식물 오염에 의해 주민항의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할 수 있었던 장소를 가보면 철창으로 막아 놓은 곳이 점점 늘어간다. 취미로 가끔 낚시를 하는 나는 허탕을 치고 올 때도 있다. 그래서 가기 전 항상 최신 정보를 찾아보고 금지되었는지 가능한지를 꼭 보고 가게 된다.


낚시를 시작한 계기는 오래전이었다. 정확히 몇 살 때 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국민학교 저학년 때로 기억한다. 작은아버지를 따라 강원도 어느 냇가에 갔었다. 민물고기를 잡기 위해 어항을 놓고 파리 낚시를 하였었다. 어린 나이에 너무 신기하기도 했고 어항을 놓고 얼마큼 잡혔을까 기대를 많이 했던 기억과 느낌이 아직까지 있다. 덥고 모기도 많았던 기억보다는 낚시를 하고 작은 물고기를 잡았던 기억이 생생하게 오래도록 남았다.


성인이 돼서 다시 낚시를 접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야유회로 낚시를 가거나 마음 맞는 사람들과 낚시를 했다. 낚싯대를 빌려서 하고 바늘 고정 하는 법, 미끼 끼우는 방법, 릴 사용하는 방법 등 배울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물때를 볼 줄 알아야 했고 바람도 봐야 했다. 그래도 낚시채비를 하고 던지는 순간과 기다리는 시간이 좋았다. 잡히기를 기대하지만 못 잡아도 그 시간이 좋았다. 낚시를 오래 하신 분들이 시간만 되면 낚시를 하러 어디든 찾아가는 이유가 '기대와 시간' 때문인가 라는 생각도 든다.


낚싯대를 샀다. 아내에게는 비밀로 하고 꼼 쳐두었던 비상금으로 마련하였다. 뭐 금방 들킬 테지만 한 소리들을 때 듣더라도 질렀다. 낚싯대 구매를 시작으로 낚시 용품이 하나 둘 늘어갔다. 내 작은 경차 트렁크는 낚시 용품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보며 두툼한 손으로 낚시 바늘 매듭법을 연습하고 릴 매듭과 줄 감기를 하였다. 낚시는 시작도 안 했지만 거의 낚시에 미쳐가고 있었다.


출조를 하였다. '출조'라는 말에 아내와 아이들은 콧 방귀를 뀌었다. 그렇다 나는 초짜 중에 초짜였다. 그런데 '출조'라는 말에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큰 기대를 가지고 미리 정해둔 장소로 갔다. '혹시나'했던 기대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내 줄은 줄대로 엉키고 옆사람 줄과 엉키어 피해도 주었다. 혼자 갔던 첫 출조는 그렇게 개망신만 당하고 왔다. 


그 뒤로도 꾸준히 낚시를 하였다. 가족들의 '꽝 조사'라는 장난 섞인 비난을 받으며 주말이면 나갔다. 피곤하지만 낚시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최대한 가족들에게 피해 주지 않기 위해 야간 낚시도 했고 새벽 낚시도 했다. 눈이 퀭해서 집에 들어오는 날이 많아졌다. 미친 게 분명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피곤한 데도 밤이고 낮이고 바닷가로 갈 수는 없었다.


무슨 매력이 나를 낚시에 미치게 만들었을까.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나의 시간'이었다. 낚싯대를 바다로 던진 후부터 초릿대를 쳐다보는 시간은 나를 평안하게 만들었다. 매일 업무에 지치고 사람에 지쳐있던 나를 그 시간만큼은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만 들렸다. 고기를 잡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고기를 잡으려면 배낚시를 가거나 고기를 풀어놓은 가두리 낚시터를 가면 되었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가게 되면 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을게 뻔했다. 혼자 가는 낚시도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그 정도의 시간은 기꺼이 투자할 만하지 않는가. 


요즘 낚시하기 좋은 계절이다. 더 덥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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