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나'
서점에는 [90년대생]이라는 키워드에 걸맞은 '90년대생 이해하기', '90년대생이 살아가는 법'등을 논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90년대생'을 특정 집단으로 규정하며, 단순히 일부 개인의 '개인적인 행동'을 집단의 공통적인 모습으로 특징화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 외에 유익한 내용도 많았다.
기성세대와 다른 점은 분명히 존재하나,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변한 것이지 특별히 '이해'를 필요로 하는 집단이 생긴 것은 아니라 생각했다. 특히 집단행동을 싫어한다고 해서, 그것이 90년대생의 특징임을 말하고 기성세대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투로 쓰인 기사, 칼럼들을 볼 때마다 확신했다.
이 기자(혹은 칼럼니스트, 작가)는 분명 90년대생이 아닐 거야
그때, 소위 말하는 조회수 [대박]이 났었다(일일 약 5천~1만 명 사이)
*당시 썼던 이야기 참조 부탁드립니다. https://brunch.co.kr/@soodolnam/33
90년대생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90년생부터 빠르면 97~99년대생까지 사회로, 회사로 유입되면서 그들과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거나 혹은 일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1) 소비자일 땐, 그들의 마음 혹은 소비패턴
2) 직장동료일 땐, 그들의 생각 혹은 그들을 동기 부여할 수 있는 방법(리더의 고민)
3) 사회 구성원일 땐, 그들의 태도 혹은 이해하는 법
'70년대생'을 이해하는 방법이나 '80년대생과 함께 일하는 방법' 등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름대로 답을 내려봤다.
일만, 가족만 생각했던 시대를 지나 지금의 '90년대'생은 비로소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모두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 아닐까.
'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경험한 것과 그로 인해 이전 세대와 다르게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그래서 아주 짧게, '90년대생의 관점'에서 '90년대생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나눴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 인생 중요도 순위를 매겨봤다.
소위 말하는 '인싸'도 물론 있겠지만, 나를 포함한 주변 90년대생 친구들만 보더라도 의미 없는 만남을 단지 '인맥관리'라는 명목 하에 이어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관계를 중요시하기보다는 만났을 때, 마이너스가 된다면 과감 없이 사람들을 쳐내는 게 요즘 90년대생(나포함)의 특징이라 생각한다.
정말 '90년대생' 친구들 중에서 나를 포함해 회사에 '충성'하며 일하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본 것 같다. 첫 직장이 영원한 직장이 아님은 이미 모두 깨달은 바. 지금 회사에서 '적당히' 일하며,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든 자시만의 필살기를 찾으러 다니던 '회사 밖'에서 모두들 뭔가를 하고 있다.
COVID-19 때문에 잠시 주춤거리고 있지만, 최근까지 탈잉, 취향관, 프립 등 취미 공유 플랫폼이 큰 인기를 끌었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한 건 이들이 조선 건국 이래로, 가장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어려우면서도 가장 찾고 싶어 하는 세대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미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면, 인생의 반은 성공 인 셈.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적성까진 못 찾는다 해도,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도는 아는 것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나에 대해 좀 더 집중하는 삶'을 사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점. 모든 90년 대생들이 그렇다고 말할 수 없지만, 90년대생 그들 자신부터 시작해, 다른 세대들에게 삶에 대한 관점이나 태도가 전파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 그때에는 '2000년대생 이해하는 법' 대신 '나 자신을 이해하는 법, 아껴주는 법, 사랑해주는 법'이 유행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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