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I 회사들의 최근 소식과 그간의 기술 패러다임
BCI란 뭘까? Brain computer interface의 약자이다. Brain machine interface (BMI), Mind machine interface (MMI)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말 그대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다리’를 만드는 기술이다. 뇌파를 통해 감정 상태를 파악하거나,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와 같이 뇌에 칩을 심어 생각만으로 체스를 두는 것, 또 상상만 하던 텔레파시까지도 모두 BCI 기술의 산물이다.
BCI 기술의 발전이 무섭다. EEG와 같은 기술은 많이 들어봤어도, 아직 뇌에 칩을 꽂는 건 생소한데, 이미 많은 회사들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침습적 BCI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2016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이다. 뉴럴링크는 2023년 5월 FDA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2024년 전신 마비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칩을 뇌에 이식한 전신마비 환자가 생각 만으로 체스와 문명 6을 무리 없이 플레이하는 영상을 공개하여 주목을 받았다. 또 시각 피질은 온전하지만 시신경이 손상되어 앞을 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시력을 되찾아주는 blindsight는 FDA에서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었다.
뉴럴링크의 경쟁사인 synchron은 2012년에 설립되었고, 빌게이츠와 제프 베조스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두개골 개방 없이 혈관을 통해 이식하는 침습형 BC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싱크론의 ‘Stentrode’는 2021년 FDA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았으며, 2023년 3월에 4명의 환자들에 대해 이식 후 1년 간 이상 반응이 없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또 2024년 7월, openAI와 협업하여 손을 움직일 수 없는 ALS 환자가 GPT의 도움을 받아 생각만으로 적절한 문자 대화를 나누게 한 영상을 공개하였다. GPT는 상대방의 발화에 따라 환자가 할 만한 답변을 예상하여 인터페이스의 내용을 구성하고, 환자는 BCI를 이용해 이 중 어떤 것을 고를지 선택한다.
Paradromics는 BCI 기술을 통해 의사소통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Connexus Direct data interface(DDI)를 개발하여 신경 신호를 텍스트나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구현하려 한다. 피질 1.5mm 아래에 1600개 이상의 뉴런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전극 배열을 직접 삽입한다. 이를 통해 측정한 신호는 가슴 피부 아래 있는 장치를 통해 외부로 전달된다.
많은 사람들이 BCI 하면 뇌파를 비침습적으로 측정하는 EEG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BCI라는 분야가 포괄하는 측정 방법과 신호는 EEG와 뇌파보다 훨씬 다양하다. 측정 방법 면에서는 외과적으로 인체 내에 전극 등을 삽입해 신호를 측정하는 침습적 BCI와 외부에서 장비를 이용해 신호를 측정하는 비침습적 BCI로 나눌 수 있다.
또 사용자의 의도적인 노력이나 외부 자극이 필요한지에 따라서 수동적, 반응적, 능동적 BCI 패러다임으로 나누기도 한다. 수동적 BCI 패러다임은 사용자의 의도적인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측정한 신호를 활용하며, 반응적 BCI 패러다임은 외부 자극이 주어졌을 때 사용자의 반응을 확인한다. 능동적 BCI 패러다임은 사용자가 특정 신호를 만들기 위해 특정 상황을 상상하는 등 의도적인 노력을 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BCI 패러다임은 활용하는 신호에 따라 Intracortical LFP, ECoG, fMRI, fNIRS, MEG, EEG 등으로도 나눌 수 있다.
Intracortical LFP는 피질 내에 전극을 삽입하여 측정한 국소장 전위 (Local field potential, LFP)를 뜻한다. 전극 주위에서 250Hz 이하의 저주파 신호를 합친 것이다. 개별 뉴런의 신호를 측정하는 것보다 쉬우며, 노이즈에 강하고 임상적으로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다.
ECoG는 대뇌피질 위에 전극을 부착하여 신호를 측정한다. 때문에 넓은 범위의 뉴런 신호를 얻을 수 있다. EEG나 MEG보다 시간, 공간 해상도가 더 좋다. 직접 전극을 피질에 부착하기 때문에 비침습적인 방법보다 노이즈도 더 적다.
fMRI는 뇌의 혈류 변화를 측정하는 비침습적인 장치다. 뇌의 특정 부분이 사용되면 그 부분에 산소를 많이 보내줘야 한다. 때문에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이 해당 부분으로 몰리게 된다. 이러한 혈류의 움직임을 자기 공명 신호로 측정하는 장비이다. 공간 해상도가 좋지만, 공간 해상도가 떨어진다. 뇌의 활동 변화와 fMRI 상에서의 변화 간에 보통 수 초간의 지연이 있다.
fNIRS는 생체 조직을 잘 통과하는 근적외선(파장 680㎚~1000㎚)을 두피에 쬐어 혈액의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피질 표면에 가까운 부분만 측정할 수 있다. 비슷하게 혈류 반응을 측정하는 MRI, PET보다 시간 해상도가 높지만 공간 해상도는 조금 떨어진다.
MEG(Magnetoencephalography, 뇌자도)는 비침습적으로 뉴런들의 전기 신호로 생성된 자기장을 측정한다. 공간해상도(2-5um 이하)와 시간해상도(1ms 이하)가 높고, 근육 활동 등으로 인한 노이즈에 강건하다. 하지만 사용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EEG(Electroencephalography, 뇌전도)는 뉴런의 전기 신호가 만드는 전위를 측정한다. 측정이 비교적 용이하고, 시간 해상도가 좋다. 사용자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 하지만 노이즈가 많고, 공간 해상도가 낮다. 측정한 뇌파는 주파수에 따라 δ파(0.2 ~ 3.99 Hz), θ파(4 ~ 7.99 Hz), α파(8 ~ 12.99 Hz), β파(13 ~ 29.99 Hz), g파(30~50 Hz)로 구분하여 해석한다. 각 주파수 별로 자주 나타나는 상황과 관련된 활동이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EEG를 활용한 BCI 패러다임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motor imagery(MI)이다. 특정 운동 신호를 상상할 때 생기는 뇌파 신호를 활용한다. 기기를 제어하는 데에 많이 쓰이며, 개인 별로 훈련이나 알고리즘 학습이 필요할 수 있다. 팔을 들어 올리는 등의 비교적 단순한 제어는 가능하지만, 조금 더 복잡하고 구체적인 동작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는 P300이다. P300 뇌파는 인간의 의지와 외부의 시각 자극이 일치할 때, 자극 발생으로부터 100-300ms 정도 지난 이후에 포텐셜이 낮아지는 피크(negative peak)가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점을 활용해, 뇌파를 통해 인간의 의도를 역으로 추정하고자 한다. 이러한 피크를 검출하기 위해 최대우도법 등 확률 모델링을 활용한다. 응용 사례로는 P300 speller가 있다. 사용자가 떠올리고 있던 알파벳이 화면에 깜빡일 때 나타나는 P300 신호를 읽어 문자를 입력할 수 있게 한다.
세 번째는 SSVEP(Steady-state visual evoked potential)이다. 특정 주파수로 깜빡이는 시각 자극을 응시할 때, 후두엽에서도 이와 같거나 정배수 주파수의 뇌파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사용자가 특정 자극을 일정하게 응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피로감을 느낄 수 있고, 반응 감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렇게 무섭게 발전하는 BCI 기술의 최신 근황과, 그간에 논의되었던 패러다임에 대해 살펴보았다. 기존의 패러다임 설명은 대부분 비침습적 방법에 대한 것이었는데, 최근 기술은 침습적인 방법 쪽으로 향하고 있다. 정확도 면에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번에는 직접 뇌에 전극을 심는 침습적 BCI 기술의 연구 과제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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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ubmed.ncbi.nlm.nih.gov/36622685/#full-view-affiliation-1
https://cointelegraph.com/news/synchron-chatgpt-help-paralyzed-patients-chat-and-text-again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51241
https://www.sciencedirect.com/topics/neuroscience/local-field-poten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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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n.wikipedia.org/wiki/Functional_near-infrared_spectroscopy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Report.do?cn=KAR2010049034#
https://ko.wikipedia.org/wiki/뇌전도
https://www.laxtha.com/Product.asp?x=2&y=17&z=29&infid=155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B9780128125397000088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1532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