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브랜드의 광고판
지난 6월 6일, 사브리나 카펜터(Sabrina Carpenter)는 신곡 ‘Manchild’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유튜브에서만 3,700만 뷰를 돌파한 이 영상은 단순한 뮤직비디오가 아닙니다. 바로 Prada Beauty의 세 번째 공식 협업 콘텐츠이자, 브랜드가 ‘감각적인 문화 침투’를 시도한 상징적인 사례이기도 하죠.
이번 ‘Manchild’ 영상에는 실제 제품 대신 파란색 프라다 로고 백에 담긴 바나나 젤리가 등장했습니다. 이 젤리는 인플루언서들에게 시딩되었고, SNS에는 ‘프라다가 뭘 출시하려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폭발적으로 확산됐습니다. 결국 이 젤리는 7월 출시 예정인 Prada Balm(바나나 옐로우 립밤)을 알리기 위한 티저였습니다. 이 작은 젤리 덕분에 SNS 조회수는 1,000만 뷰를 넘어섰습니다.
사실 Prada Balm은 이미 2024년 ‘Please Please Please’ 뮤직비디오에서 Astral Blue 컬러로 등장했는데요. 영상은 2억 3,500만 뷰를 기록했고, 제품은 단 72시간 만에 완판. 이후 세포라에서만 7번 재입고 후 매진됐습니다. 같은 해 ‘Taste’ 뮤직비디오에서는 프라다 모노크롬 소프트 매트 립스틱이 등장해, 영상과 제품 모두 화제를 모았습니다.
Prada Beauty의 줄리엣 페레 GM은 말합니다.
“뮤직비디오는 요즘 보기 드문 비주얼 플레이그라운드입니다. 스토리텔링, 스타일, 음악이 감정을 만듭니다. 그리고 메이크업은 감정을 파는 거죠.”
Prada Beauty는 이제 미국 진출 2년 차의 신생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Gen-Z 아이콘’으로 떠오른 사브리나 카펜터와 손잡고 가시성 + 문화적 ‘영리함’을 동시에 잡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전통적인 틱톡 캠페인도 하면서, 뮤직비디오라는 조금 더 감각적인 방식으로 팬덤과 대화를 시작한 셈이죠.
프라다만의 전략은 아닙니다. 작년 여름 사브리나의 ‘Espresso’ 뮤직비디오에는 Supergoop의 대표 제품들이 깜짝 등장했습니다. Supergoop의 글로벌 소셜 총괄은 “뮤직비디오에 노출되면 짧고 스쳐가는 경우가 많아 SNS 확산과 인플루언서 시딩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죠.
최근에는 애디슨 레이(Addison Rae)도 데뷔 앨범 ‘Addison’과 함께 조르지오 아르마니 블러셔, Dove 데오드란트, 그리고 Free People의 인티밋 라인 의상을 뮤직비디오에서 자연스럽게 노출했습니다.
Free People은 애디슨이 ‘2000년대 Y2K 무드’를 완벽하게 대표한다는 점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제품 페이지 트래픽과 판매가 영상 공개 직후 40~80%씩 뛰었다는 데이터가 이를 증명하죠.
팬덤이 곧 바이럴의 엔진: 제품 하나가 살짝 등장해도 열성 팬덤은 장면을 스크린샷하고, 브랜드 태그로 파고듭니다.
예측 불가한 티징이 통한다: 바나나 젤리처럼 ‘제품 아닌 것’을 보내서 궁금증을 유발하면, 팬덤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뷰티 업계의 신구 전략 혼합: 틱톡 바이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습니다. ‘영리한 문화 침투’를 위해서는 음악, 영상, 스타일이 연결된 스토리텔링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음악은 브랜드 메시지의 비주얼화: 단순한 PPL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스토리에 브랜드를 녹여 팬덤의 ‘감정’을 건드립니다.
사브리나 카펜터와 애디슨 레이의 사례에서 보듯, 이제 뮤직비디오는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 ‘브랜드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틱톡 숏폼처럼 빠르고 짧게 소비되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뮤직비디오는 여전히 스토리와 비주얼,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입니다. 그리고 이 감정이 곧 ‘메이크업을 하고 싶게 만드는 욕망’, ‘그 아이템을 소유하고 싶게 만드는 열망’으로 이어지죠.
Prada는 바나나 젤리처럼 엉뚱하면서도 영리한 티징으로 팬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Supergoop과 Dove는 짧은 노출이더라도 SNS와 인플루언서 채널로 이어 붙여 확산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아티스트의 팬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닙니다. ‘단서 찾기’와 ‘해석하기’를 즐기는 탐정이자, 스스로 밈과 바이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자발적 홍보대사입니다.
결국 요즘 뷰티 브랜드가 뮤직비디오에 다시 눈을 돌리는 건, 그 속에서 ‘팬덤의 힘’을 빌려 브랜드가 문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어디에’ 보이는지보다 ‘어떻게’ 이야기될지를 설계하는 시대—브랜드가 대중과 함께 ‘스포일러’를 만들고, 그 해답을 파는 것. 그게 바로 지금 세대가 원하는 ‘광고 같지 않은 광고’이자, 음악과 뷰티가 만나 만들어내는 가장 강력한 무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