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Jeans, Bad Genes?”

시드니 스위니, 아메리칸 이글, 그리고 문화 전쟁 속 광고 마케팅의 경계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미국 의류 브랜드 American Eagle이 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모델로 기용한 2025 가을 데님 캠페인이 전 세계 SNS에서 거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문제의 중심에는 단순한 말장난처럼 보였던 한 단어가 있습니다: “jeans(청바지)”와 “genes(유전자)”.

광고 문구는 “Sydney Sweeney has great jeans”로 시작됐지만, 일부 영상에서는 이 단어가 “genes”로 바뀌며 백인 금발 여성에게 특정 유전적 우월성을 암시한다는 우생학적 해석과 나치 연상적 이미지, 그리고 미국 내 “오버-와크(Over-woke)”에 대한 반동 정서까지 촉발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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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캠페인의 의도는 무엇이었나?

American Eagle의 CMO 크레이그 브로머스(Craig Brommers)는 이 캠페인이 "재미있고 도발적이며 분명히 사람들의 주목을 끌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랜드는 이 캠페인을 통해:

시드니 스위니의 대중적 호감도와

그녀의 “main character energy”,

그리고 자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자기 해학적 이미지를 강조하며

Z세대를 겨냥한 대담하고 장난기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2. 문제의 핵심: “genes”라는 단어가 왜 논란이 되었나?

일부 영상에서 스위니는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내려오며 머리색, 눈동자 색, 성격을 결정한다”고 말하며 “나의 jeans는 blue”라고 덧붙입니다.

백인, 금발, 파란 눈이라는 외모와 “good genes”라는 표현이 결합되며, 우생학(eugenics)과 아리아 인종 우월주의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great replacement theory’와 같은 음모론을 통해 유전적 순수성 담론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 광고는 민감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3. 비판과 반발: 문화적 지형의 분열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언어유희를 넘어, 미국 사회의 깊은 문화적 균열을 건드렸습니다. 'good genes'라는 표현이 백인, 금발, 파란 눈의 시드니 스위니와 결합되면서, 일부에서는 이것이 우생학적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백인 우월주의 담론과 "Great Replacement Theory(위대한 대체 이론)"가 미국 극우 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재부상하는 상황에서, 이런 단어 선택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마커스 콜린스 미시간대 마케팅 교수는 광고의 구성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다양한 인종의 모델들이 함께 등장해 동일한 'genes' 농담을 주고받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가 말하길, “이건 무지에서 비롯됐든, 게으름에서 비롯됐든, 혹은 의도된 것이든 — 어느 쪽이든 좋지 않은 결과”라는 겁니다.


반면 보수 진영과 일부 대중은 이 비판 자체를 과민반응으로 해석합니다. 전 폭스뉴스 진행자 메긴 켈리는 “좌파의 히스테리가 결국 아름다운 백인 금발 여성의 ‘좋은 유전자’를 더 널리 퍼뜨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SNS에 언급했습니다. 논란을 통해 브랜드와 모델 모두 더욱 많은 노출을 얻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처럼 한 편에서는 광고 속 이미지와 단어 선택이 미국 내 인종적 위계질서를 은연중에 재생산한다고 비판하고, 또 다른 편에서는 이런 문제 제기 자체가 지나치게 ‘깨어있는(woke)’ 문화에 경도되었다고 반박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 광고는 단순히 데님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인 ‘문화 정치’의 한 복판에 서게 되었습니다.


4. 지금 우리는 어디에 와 있나: 광고와 문화 정치의 충돌

이 사안은 Pepsi의 켄달 제너 광고(2017)처럼, 사회적 메시지를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소비자들은 그것을 특정 맥락 속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시장에서 브랜드는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직면합니다:

화제를 모으기 위해 경계선을 넘을 것인가?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무색무취한 브랜드가 될 것인가?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번 이슈가 브랜드에 타격일 수도, 혹은 노이즈 마케팅으로서 브랜드 인지도 상승의 기회일 수도 있다고 입장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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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앞으로의 과제: 시드니를 넘어서는 전략 필요

카네기 멜론대 마케팅 교수 멜리사 머피는 “시드니 한 명만을 중심으로 한 메시지는 리스크가 크며, 브랜드는 더 다양한 사람들을 포함시켜야 브랜드 자산을 지킬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American Eagle은 앞으로도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말이 아닌 콘텐츠에서 진정성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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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는 여전히 정치적이다

지금은 단순히 “청바지 잘 어울리는 스타” 하나로 광고를 끝낼 수 없는 시대입니다.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느냐 만큼이나, 누가 말하느냐,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American Eagle의 “great jeans” 캠페인은 오늘날 브랜드 마케터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당신이 의도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그것을 해석한다. 그래서 브랜드는 더 깊이 고민하고, 더 넓게 상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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