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litative Data Coding & Analysis
2월 13일, 드디어 그동안 모은 데이터 수집과 코딩, 분석 결과를 지도교수님들 (Dissertation committee)와 공유하는 데이터 미팅 날짜를 잡았다.
사회 과학 쪽 연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과정 중 하나는 데이터 수집이다. 설문 조사를 부탁하거나, 인터뷰를 부탁하거나 참여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연구 샘플에 적합한 참여자 분들께 언제나 부탁을 하고 내 시간 외에도 참여자의 시간을 확보해야 하다 보니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보통 우리는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령 인터뷰를 준비하는 건 내가 컨트롤할 수 있지만 인터뷰에 대한 결과는 컨트롤할 수 없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데이터 수집도 마찬가지다. 인터뷰를 한다고 한 사람이 시간이 돼서 나타나지 않는 경우 (no show)도 있고, 인터뷰 시간을 잡기 위해 이메일을 보내고 동의 설문 조사 링크도 보내고 답변도 수집해야 하지만 회신이 올지 안 올진 미지수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그 원인 중에 내가 통제 가능한 부분과 아닌 부분을 나누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통제 가능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기대감을 살짝 내려놓고 여유를 갖되 기대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좋은 점이 있다면 (on positive side) 내가 논문을 쓰고 있는 지금, 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이전보다 연구를 수월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소프트웨어가 많다. 우선 직접 만나지 않아도 줌 (Zoom)과 같은 화상 인터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 일정을 잡기 위해서는 Calendly 사이트를 이용해 구글 calendar와 Zoom 링크에 자동 연결되어 간편하게 스케줄링할 수 있다. Otter ai 비즈니스로 등록을 해놓으면 Zoom 미팅 일정에 맞춰 Otter AI pilot이 들어와서 자동으로 Transcript 전사를 하고 요약까지 해준다. 예전부터 있었지만 질적 연구 코딩을 위해 Nvivo 혹은 MAXQDA 같은 소프트웨어를 쓰면 Code book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분석할 때 용이하게 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수집 영역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LinkedIn과 같은 온라인 소셜 미디어에 올릴 경우 Scam/ Spam 연락을 많이 받을 수 있고 가짜 데이터 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결국 지인에게 추천을 받고 (referral), 학교 동문 (alumni) 네트워크와 기관을 이용해서 연구에 참여하는 기업 수를 확보했다. 인터뷰가 취소되기도 하고, 노쇼가 있기도 하고, 참여가 어렵다는 거절 통보를 받기도 하는 일련의 긴 과정을 거치면서 이번 봄학기에 졸업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그때마다 "가능해 It's feasible"이라고 말해주는 지도교수 Joris덕분에 그 작은 하나하나 과정을 거쳐왔다.
수집한 데이터를 코딩하는 일 (컴퓨터 프로그램 코딩과 다름)도 오래 걸린다. 한 문장 한 문장 봐가면서 코딩하고 분석하는 일인데, 지루하기도 하고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도교수님과 중간 체크 미팅을 통해서 "맞다"라는 피드백을 받고 결과를 도출할 때까지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비록 오늘 한 일이 작아 보이고, 아직도 갈 길이 멀어서 진도가 안 나간 거처럼 보이더라도 이 작은 일들이 모여서 결과를 만들어 내겠지. 그 결과를 같이 보는 Due date을 드디어 2월 13일로 정했다.
꾸준함이 중요하다. 박사 과정은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완결할 수 있는 거 같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작아 보일지라도 한 걸음씩 나가다 보면 어느새 끝이 보이는 그런 과정인 거 같다. 살아가는 삶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사는 하루가 작아 보여도 돌이켜보면 아이가 커가고 삶의 지혜도 얻어가는 성장의 시간 중 일부분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