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방사선 치료에 들어간다.
휴일을 빼고 매일 총 30회를 해야 한단다.
두 달은 걸릴 듯싶다.
수술보다 더 두렵다.
양산에서 서울까지 매일 왕복이 어려운데,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을 잡지 못했다.
아픈 몸으로 딸 집에 들어가는 것이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돈 벌러 다닌다고 딸아이를 제대로 돌 보지도 못했는데, 무슨 면목으로...
그동안 시간을 맞춰야 하는 마지막 남은 방송일을 정리했다.
"건강해지시면 다시 연락 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라는 PD의 말씀이 감사했다.
4년을 넘게 해온 일이라 섭섭함도 컸지만,
"과연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나에게 던지니
씁쓸해졌다.
그렇게 인생의 전부인 것 마냥 손에 쥐고 내달렸던 지난날 나의 일들은 하나 둘,
그리고 마지막 일이 떠나갔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나를 필요로 했지만 눈길을 주지 않았던 많은 이들은 이제 내가 필요하지 않았다.
모두가 독립했고,
그들 또한 나에게 눈길을 줄 여유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나의 젊은 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