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부시윅 오픈 스튜디오/뉴욕 독일인 축제

German-American Steuben Parade

by 김지수

9월 21일 토요일


가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르른 토요일 백장미 꽃 향기를 맡으며 커피를 마시고 브루클린 부시윅(Bushwick)에 갔다. 플러싱에서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 지하철역에 내려 L 지하철에 탑승했다. 브루클린에 가는 지하철은 또 얼마나 복잡하던지. 가까스로 탑승했다. 지하철 안 승객들은 대부분 젊은 층이었다.


플러싱에서 부시윅까지 교통이 편리하지 않고 몇 차례 방문하곤 했지만 아직도 부시윅 동네가 내게 아주 친숙하지 않다. 플러싱 집에서 편도 약 2시간 정도 걸리며 4회 환승한다. 집에서 왕복 4시간 정도니 방문이 쉽지는 않다. 힙스터들이 모여사는 동네 부시윅은 거리 예술 '부시윅 콜렉티브'로 명성 높고 주말 투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시윅은 1977년 뉴욕시 정전 사태가 발생할 때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지역, 방화와 강도사건이 많아 사람들이 점점 떠나고 80-90년대는 황폐해가기 시작한 지역인데 점점 인기가 많아져 렌트비가 하늘로 치솟는다고. 수년 전 아파트를 구입하면 더 좋았을 걸 하면서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폐허가 된 소호에 예술가들이 모여 사니 활기를 띠고 하나둘씩 갤러리가 생기고 레스토랑과 바도 생기고 그러다 보니 돈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하게 되니 갈수록 렌트비가 비싸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해 더 저렴한 첼시로 옮겨갔는데 지금은 첼시 역시 렌트비가 비싸서 거물급 딜러가 아니면 갤러리 운영이 어렵다고. 그래서 브루클린 덤보, 윌리엄스버그, 부시윅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나의 부시윅 방문 목적은 부시윅 오픈 스튜디오. 2019년 9월 20-22일 사이 열렸다. 매년 9월에 열리는 브루클린 부시윅 오픈 스튜디오( Bushwick Open Studios) 행사는 아트에 관심 많은 분이라면 꼭 봐야만 하는 아트 축제에 속하며 아티스트를 만나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작품도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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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부시윅 오픈 스튜디오 축제



토요일 오후 부시윅 Morgan Ave/Brooklyn, NY에 내려 근처에 있는 빛바랜 노란색 빌딩 56 Bogart 안으로 들어갔다. 56 보가트 빌딩은 오래된 공장을 개조해 아티스트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부시윅 아티스트 예술 센터로 자리 잡았다. 화가, 조각가, 사진가와 보석 공예가 등이 거주하고 있다.


명성 높은 아트 축제라 방문객들이 아주 많아서 작가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드물었다. 아르헨티나 출신 화가는 추상화 작품을 구입하라고 a4 사이즈 그림은 200불. 미시간주에서 온 화가도 만나고 장미와 백합꽃 향기 가득한 스튜디오에 방문하니 기분 좋은 주말 오후였다. 가을 햇살 비춘 스튜디오에 흐르는 음악도 들으며 아티스트 작품을 보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니 얼마나 좋은지. Woodstock 음악 축제 사진도 보았다. 백발 할아버지 아티스트는 전화를 하면서 인사만 건넸다. 스튜디오에 유화 물감 냄새도 가득했다. 작년에 만난 화가는 다시 만나지 못했다. 낡고 오래된 빌딩을 아티스트 스튜디오로 사용함이 내게는 놀랍고 층마다 화장실이 있어서 편리했다. 화장실 벽 프린트 색도 하얀색이 아니라 인상적이었다. 아티스트들 작업 공간을 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부시윅 오픈 스튜디오 행사는 첼시와 달리 종이지도를 나눠주지 않아 불편했다. 꽤 많은 스튜디오를 방문할 수 있지만 어디에 스튜디오가 있는지 직접 찾아야만 하고 부시윅 스튜디오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힙스터 동네라서 바, 레스토랑, 갤러리, 서점 등이 있지만 낡고 오래된 빌딩이 세워진 시골 분위기다. 처음으로 뉴욕을 방문해 부시윅을 찾아간다면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화려한 맨해튼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기에.


토요일 여름처럼 태양이 활활 타올라서 온 몸에 땀이 주르륵 흘렀다. 플러싱은 노란 해바라기 꽃이 안녕하고 사라졌는데 부시윅 거리에서 노란 해바라기 꽃을 만나니 반가웠고 잠든 나팔꽃도 보고 주황색 능소화 꽃도 보니 반가워 사진을 담으려는데 낯선 남자가 날 위해 멈췄다. 난 그 남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생각은 없었는데 날 위해 멈추더니 인스타그램 하냐고 물어서 웃으며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낯선 동네 여기저기를 걷다 디시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 가서 내렸다. 낯선 사람이 준 수박을 먹으며 걱정도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수박을 먹었는데 실은 뉴욕은 위험한 도시라서 그냥 먹으면 안 된다고 두 자녀가 주의를 하곤 했는데 깜박 잊고 말았다. 시원한 수박이 몸 안으로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졌다.


56 보가트 빌딩

오픈 스튜디오 지도가 없으니 우연에 맡겼다. 내가 아는 곳은 56 보가트 빌딩. 그 빌딩을 제외하곤 걷다 스튜디오가 보이면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낡고 오래된 빌딩 안으로 들어가면 빌딩마다 달랐다. 겉과 달리 안은 깨끗하고 에어컨 시설이 잘 된 것도 있고 아닌 곳도 있었다. 낯선 지역을 걸으며 그라피티도 보며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토요일(9월 21일) 꽤 많은 행사가 열렸다. 모마 PS 1에서도 아트 페어 축제가 열리고, 리틀 이태리에서 산 제나로 축제가 열리고, 스미스소니언 뮤지엄 데이 축제가 열렸다. 미리 예약하면 무료로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아주 드물다. 또, 센트럴파크에서 옥토버 페스티벌(유료)이 열렸다.



German-American Steuben Parade


주말 부시윅에 가니 뮤지엄 방문은 포기하고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 뮤지엄 마일에서 정오부터 2시 사이 열린 독일인 축제 STEUBEN PARADE 구경을 했다. 밴드 음악을 듣고 독일인 전통 의상도 구경하고 예쁜 폭스바겐도 보았다. 뉴욕과 뉴저지 등에서 온 독일인 이민자들 퍼레이드를 구경하면서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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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German-American Steuben Parade


거리에서 퍼레이드를 구경하러 쏟아져 나온 사람들 속에 끼여서 음악을 들으며 고등학교 시절 독일어 수업도 떠올랐다. 그때 독일어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기만 하는 슬픈 추억. 서울대 졸업한 독일어 선생님 목소리 톤이 한결같아서 졸음이 쏟아졌다. 독일어 남자 선생님 별명은 마담이었다. 처음으로 배우는 제2 외국어 독일어 수업은 암기할 것도 무지무지 많고 암기하기 무척 싫어하는 내게는 힘든 수업이었다. 여성, 남성, 중성도 구분하고 외워야 하니 영어 수업보다 더 부담이 되었다.


독일 하면 전혜린이 공부했던 뮌헨도 떠오르고 독일 여행 때 뮌헨은 방문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 시절 전혜린의 책을 읽으며 유학을 꿈꾸었는데. 그 시절은 유학이 보편화되지 않아서 꿈이었는데 요즘은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 유학뿐 아니라 이민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져간다. 오래전 방문했던 독일 베를린, 드레스덴, 하이델베르크, 프랑크푸르트, 쾰른 등에는 언제 다시 가볼까. 아주 오래전 세계 여행할 때 기록하지 않은 것은 후회가 된다. 그때 기록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20여 년 세월이 흘러가니 기억은 희미해져 가고. 가을이라 트렁크 하나 들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 뉴욕 공항은 매일 여행객들로 복잡하겠지.


난 복잡한 현실 속에서 세계 여행은 꿈만 꾸고 매일 지하철을 타고 뉴욕 여행을 떠난다. 하루하루는 신세계다. 내가 스스로 열지 않으면 열리지 않은 새로운 세상. 토요일 14,395보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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