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드 바이올린 결승전/인도에서 온 변호사

링컨 센터 Polish jazz festival, Jazztopad

by 김지수

9월 26일 목요일


오후 4시 줄리아드 학교에서 바이올린 결승전이 열렸고 4명의 학생 가운데 2명이 한인 학생들이었다. 덕분에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네 번 반복해서 들었다. 가까스로 4시경 도착하니 이미 폴 리사이틀 홀은 만원이라 평소 내가 앉는 자리에 앉지 못하고 빈자리에 앉아서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을 감상했다.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 음악을 한국에서 자주 라이브 음악으로 들을 기회조차 없었는데 줄리아드 학생들이 자주 연주를 하니 차츰 그의 음악에 귀가 열리기 시작했다.


재능 많은 학생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네 번이나 반복해 들어도 즐겁기만 하는데 누가 우승을 할지 궁금했고 객석에 앉아서 음악을 듣는 청중들 숨소리 조차 안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은 최선을 다했고 피아니스트 반주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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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줄리아드 바이올린 결승전 우승자 Jaewon Wee


4명 학생들 연주가 끝난 후 로비에서 우승 발표가 있었다. 첫 번째로 연주했던 한인 학생이 우승을 했다. 그녀는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어려운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곡을 어쩜 그리 멋지게 연주는 하는지 몰라. 매일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할까. 대회가 늘 그렇지만 우승자는 미소를 짓지만 우승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너무나 잔인하다. 재능 많은 학생들도 너무나 많은 이 세상.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으로 변했다. 우승자와 우승하지 못한 자는 큰 차이가 있다.




9월 26일 카네기 홀 공연

줄리아드 학교에 가기 전 카네기 홀 근처를 지나다 저녁 카네기 홀에서 열린 공연 프로그램을 받았다. 카네기 홀에서 자주 만난 중국인 시니어 벤자민이 시니어 할인 혜택이 있다고 말한 특별 공연. 시니어는 표 한 장에 10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지. 만약 10불에 구매할 수 있다면 보고 싶지만 일반인 티켓 최저 가격은 25불이라 눈을 감았다.


카네기 홀에서 줄리아드 학교에 가는 길 아트 스튜던츠 리그 2층 갤러리에 전시회를 보러 갔다. 그냥 가려다 2층에 올라갔는데 하필 오후 4시까지 문을 닫는다고 적혀있어서 얼마나 섭섭하던지.


목요일 저녁 7시 반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서 폴란드 재즈 축제(Polish jazz festival, Jazztopad)가 열렸다. 다인종이 사는 뉴욕에서는 여러 나라 음악 공연 볼 기회가 많아서 좋은 점이 있기도 하고 무료 공연이라서 더 좋은 링컨 센터.


며칠 전 특별 공연을 보러 갔던 이스트 빌리지와 그리니치 빌리지 등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지만 대개 유료 공연이라서 알고도 가지 않은 편이다. 오래전 뉴욕대 문학 강좌에 가서 이스트 빌리지 바텐더는 더 많은 팁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뮤지컬 배우 등 전문 분야 사람들이 바에 찾아가면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어려우니 당연 팁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돈 많이 버는 배우들은 두둑한 팁을 주기도 하지만 뉴욕의 모든 배우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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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저녁 7시 반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 폴란드 재즈 축제(Polish jazz festival, Jazztopad)



줄리아드 학교 바이올린 결승전 우승자 발표가 궁금해 기다리다 우승자 발표를 듣자마자 바로 폴란드 재즈 축제를 보러 링컨 센터에 갔다. 오전 눈부신 파란 하늘이 오후 갑자기 먹구름 가득하더니 비가 쏟아져 도로는 촉촉이 젖어 있었다. 링컨 스퀘어 단테 파크에 핀 장미꽃과 수국 꽃도 보면서 천천히 걸었다. 공연장에 늦게 도착하면 홀 인원 제한으로 입장이 불가능한데 내가 도착한 시각 빈자리가 많았다. 와인과 맥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친구들을 만나서 저녁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뉴욕 문화.


7시가 지나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내 옆에 앉은 낯선 여자가 말을 걸었다. 진한 화장기에 팔찌, 귀걸이, 목걸이를 하고 있는 중년 여자는 인도에서 온 여행객이었다. 88년생 딸이 결혼해 뉴욕에서 살고 있고 아들은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 홉킨스 대학을 졸업하고 보스턴에서 일하고 있다고. 금요일은 보스턴에 방문하고 토요일 뉴욕을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도 어느 도시에서 왔냐고 물으니 Mumbai(과거 봄베이라고 불림) 출신이라고. 그곳 역시 빈부 차이가 극심하다는 말을 하면서 부자 부모 아닌 경우 혼자의 힘으로 살기 힘든 도시란 말을 생에 처음으로 들었다. 인도 여행에 간 적이 없어서 인도의 정치, 문화와 경제에 대해 낯설다. 인도 뭄바이 렌트비가 뉴욕처럼 비싸다고 하니 깜짝 놀랐다. 인도는 IT 강국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많고 젊은이들 여행지로 인도를 손꼽고 여행 경비가 저렴하니 좋다는 말은 가끔 들었다. 그런데 빈부격차가 심한 것은 알지 못했고 집값이 하늘 같다는 것 역시 생소했다. 그녀는 변호사이고 그녀 엄마는 의사 아버지는 엔지니어라고.


그녀가 변호사를 그만두고 여행사를 하고 싶다고 하니 오래전 한국에서 만난 미국인 변호사가 생각났다. 미국 변호사로 지내다 교수가 된 분인데 변호사 직업이 너무 싫어서 그만두고 하와이에서 대학 강의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직업이지만 변호사란 직업의 특성이 맞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고.


낯선 폴란드 재즈 음악가 공연은 동양적인 색채가 아주 강했다. 전반부와 후반부도 나뉘었는데 후반부 공연은 불교 경전을 읊는 느낌이 들었다. 폴란드 하니 오래전 만난 대학 강사도 떠올랐다. 브루클린 병원에서 만난 의사랑 결혼해 4명의 자녀를 출산했는데 어느 날 식물인간으로 변해 가정 생계를 책임져야 하니 삶이 삶이 아니다고. 누가 생을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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