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거 제가 다 만들었어요"
"와~~~대단한데"
"친구들과 같이 먹으려고 가져왔어요. 어제 힘들었어요!"
"정말 힘들었겠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했어. 선생님보다 훌륭해"
저희 반 친구인 은혜는 손재주가 아주 좋은 친구입니다. 무엇이든지 조물조물하면 뚝딱! 작품이 탄생됩니다. 빼빼로데이에 맞게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 빼빼로를 손수 만들어 왔습니다.
"친구들, 11일 빼빼로데이에 빼빼로 가져오면 안 돼요. 누구는 먹고, 누구는 못 먹게 되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우리 반 모두 나누어 먹을 수 있게 가져올 친구가 있다면 그건 괜찮아요"
제 말에 아이들은 모두 실망하는 듯했습니다. 저의 뜻은 가지고 오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정말요. 그럼 그렇게 하면 되겠네!"라고 말하던 은혜는 정말 반 친구들과 나누어 먹을 양의 빼빼로를 가지고 왔습니다.
초콜릿을 녹이고, 빼빼로도 만들고, 포장하고, 글씨도 쓰고 말입니다. 저도 한번 만들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초콜릿을 구입하고 녹이고 하는 과정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모양도 원하는 디자인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번 시도하고는 더 이상 도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어려운 걸 저희 반 은혜가 준비해서 가져왔습니다.
빼빼로를 준비해온 은혜는 일상에서도 친구들을 살뜰히 챙기는 '저희 반 언니'입니다. 누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괜찮아!", 심부름이라도 제가 시키려 하면 어느 틈에 제 앞에 나타나있습니다. 연구실 심부름도 잘하고, 분리수거 심부름도 잘하는 저희 반 언니입니다. 은혜 언니의 마음 씀씀이로 반 친구들이 서로 잘 지내는 것 같다 생각도 듭니다.
교실에는 공부를 잘하는 친구도 필요하고, 운동을 잘하는 친구도 필요하고, 흥미 많은 친구도 필요하고, 청소를 잘 하는 친구도 필요합니다. 은혜처럼 친구를 잘 배려하는 친구도 필요합니다.
"은혜야 정말 고마워, 우리 얼마 남지 않은 5학년 잘 마무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