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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하루 onharuoff Jun 19. 2023

제주 단호박이 열매를 맺다

한해 한해 텃밭을 하다 보면 매년 새로운 작물에 도전하는 것도 있고, 이건 그냥 사 먹을래 하는 것이 있다.

2년 동안 호박을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다. 버려진 땅에 심어서 관리를 하지 않고 키우기만 했더니 역시나 제대로 열매를 맺은 적이 없다. 호박이나 수박은 자라기 시작하면 미친 듯이 뻗어 나가기 때문에 옆에 밭에 뻗어가게 하지 않으려면 바닥이 아닌 기둥을 세워서 키워야 했다.


올해는 제주 단호박을 심었다. 심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 올 초에 제주단호박을 먹고 너무 맛있어서 호박씨를 남겨 두었다가 집 앞 화단에 심었더니 싹이 올라왔다. 심은 씨앗 모두 올라와서 일부는 놀고 있는 큰 화분에 심었고, 3개는 주말농장으로 옮겨갔다. 그런데 화분에 심은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자라서 이렇게 열매가 열렸다. 밭에 옮긴 것은 아직은 야리야리한 상태이다.


화분에 심을 때 동네 종묘상에 가서 고엽토(나뭇잎 등을 썩힌 흙)와 상토를 사서 섞어서 그곳에 옮겼는데, 생각보다 영양이 좋은지 잘 자라고 있다. 화분마다 벌써 열매가 2~3개 달려 있어서 잘 키우면 꽤 호박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작물들의 생명력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다. 집 앞 화단은 원래 화단이 아니라 집을 지을 때 시멘트나 폐기물들이 뒤섞여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땅이 영양분이 풍부하지도 않았고, 버려져 있는 것이 보기 싫어서 나무를 심고 꽃을 심게 된 것이다. 그런 불량한 땅에서 살아남았다. 호박뿐 아니라 먹은 수박 중 맛있는 것의 씨앗도 이렇게 해서 모종을 만들었다. 이 수박들은 지금 주말농장에서 번식 중이다. 모두 잘 자라서 한 개의 수박만 제대로 자라도 큰 기쁨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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