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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구성의 유혹이 중독을 부른다

쇼핑몰 운영자라면 꼭 알아야 할 20가지 심리 법칙 06. 디드로 효과

by 퍼니제주 김철휘 Oct 23. 2022
완벽을 위해 노력한다 할지라도 그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불완전함이다. 너무도 다양한 방식으로 실패할 수 있는 우리의 다재다능함이 놀라울 뿐이다

- 사무엘 맥코드 크로터스



취향 존중의 시대, 덕질은 기본


덕업 일치(덕業一致)의 시대, 음지에 있던 '덕후'들이 밝은 세상을 보고 있다. ‘덕후’란 한 가지 분야에 깊이 빠진 사람을 뜻한다. 1970년대 일본에 등장한 ‘오타쿠’가 그 시초라고 한다. 처음 일본에서 오타쿠란 신조어가 등장했을 때는 대개 애니메이션 애호가, 피겨 수집가 등 기호성이 강한 일부 소수층을 지칭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오타쿠에는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란 뜻도 내포돼 있어 한때는 비호감을 나타내는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시대의 덕후'특정 분야에 전문가 이상의 지식과 식견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과거의 덕후가 취미생활에만 빠져 경제력과 사교성이 부족한 ‘특이한 사람’으로 여겨졌다면, 현재의 덕후는 비슷한 취미를 지닌, 사람들과 정보를 교류하는 해당 분야에 특화된 전문 인력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이러한 ‘덕후’들의 전문성을 활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제품 홍보에 도움을 주거나 제품의 기획에서부터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프로슈머'로써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덕후가 이렇게 마케팅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른 데에는 '가치 소비 중시'라는 트렌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MZ세대는 '나 자신을 위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소 비싸지만 뭔가 세련되고 이색적인 음식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고급 레스토랑에도 잘 간다. 말하자면 요즘 MZ세대들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 ‘나의 취향에 만족감을 주는 것’에는 쉽게 지갑을 연다는 이야기다.



왜 물건은 사도 사도 끝이 없을까?


출처: 위키백화 – 드니 디드로출처: 위키백화 – 드니 디드로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는 “나의 옛 실내복과 헤어진 것에 대한 유감” 이란 책을 통해 ‘사도 사도 끝이 없는’ 인간의 구매욕을 설명한다.


이야기는 이렇다. 어느 날 디드로는 친구에게서 고급 잠옷을 선물 받는다. 그는 기쁜 마음에 새 잠옷을 입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다 문득 새 옷에 비해 자신의 집이 너무 초라하다고 느낀다. 오래된 책상과 의자를 새것으로 바지만 여전히 창문의 커튼과 양탄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결국 서재의 인테리어를 몽땅 바꾸어 버린 디드로. 허름했지만 날마다 지인들이 편안하게 드나들던 그의 서재가 박물관처럼 돼버리자 그는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다. 


이처럼 하나의 물건을 갖게 되면 그것과 어울리는 다른 물건을 계속 사려는 심리를 인류학자 ‘그랜트 매크래켄’은 ‘디드로 효과’로 명명했다.


‘덕후’나 MZ세대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때로 심리적, 감정적 만족을 위해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 만약 거기에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어떤 가치가 있다고 하면 더욱 그렇다.  


최근에 캠핑에 꽂힌 어떤 분이 있다. 캠핑 식기, 버너에서부터 텐트까지 특정 브랜드 제품에 맞추어 상품을 구매하다 보니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한다. '스노우OO'의 텐트에 중국산 캠핑의자는 용납될 수 없는 선택이다. 하나하나 고급 브랜드에 세트를 맞추다 보니 이제는 캠핑카도 해외 브랜드 제품만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정말이지 취향이라는 이름의 지옥이 따로 없다.


다시 '디드로'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과연 잠옷에 맞추어 모든 인테리어를 바꾼 후 디드로는 행복했을까? 그렇지 않다. 이유는 고급스러운 잠옷과 그에 따라 바꾼 서재의 모든 것이 그와 그곳을 찾던 지인들의 취향과 가치를 제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디드로 효과는 자신의 가치와 취향에 집중하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 반면 헤어날 수 없는 세트 구성의 유혹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가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적 조화를 추구하는 우리의 마음


그렇다면 디드로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기능보다는 예쁜 것, 기존의 물건과 더 잘 어울리는 제품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욕구 때문이다. 이런 욕구는 시각적으로 우수한 브랜드를 만났을 때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애플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애플이 가지고 있는 사과 모양의 로고와 심플하고 비슷한 느낌의 컬러와 디자인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정서적 동질감을 느끼게 해 준다. 이는 곧 디드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애플 워치' 정도는 팔목에 둘러야 하고, 음악은 이어팟으로, 업무는 '맥북'을 사용해야 해야 직성이 풀린다. 전자책이라도 읽을라치면 아이패드가 있어야 하고 애플이 선사하는 OTT 세상에 빠지려면 애플 TV+에 가입하는 것이 필수가 된 것이다.


디드로 효과가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브랜드가 구사하는 크로스 세일링 전략 때문이다. 크로스 세일링 전략은 특히 의류, 신발, 가방 등 패션 분야에서 많이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셔츠 하나를 구매하려고 백화점이나 패션 브랜드 매장에 갔다고 하자. 매장에 들어서면 셔츠와 잘 어울릴 만한 재킷이나 팬츠, 구두 등이 함께 코디가 되어 있거나 바로 옆에 보기 좋게 전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 셔츠뿐 아니라 어울리는 패션 아이템을 함께 구매하게끔 만드는 효과가 있다.



세트상품 구성을 활용한 온라인 쇼핑몰 전략


1. 크로스 세일링

출처 : 아마존, PIMKI 홈페이지출처 : 아마존, PIMKI 홈페이지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햄버거를 주문하면 직원이 어떤 감자튀김을 주문할 것인지 묻는다. 감자튀김이란 말은 꺼내지도 않았는 데 말이다. 이와 비슷한 전략이다. "함께 구매하는 제품" "당신이 좋아할 수 있는 상품" 등을 상품 상세페이지나 장바구니 페이지에 삽입할 수 있다. 이때 이미 선택한 상품을 더 완벽하게 만드는 제품, 추가 구매로 더 나은 만족감을 주는 서비스로 추천상품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아마존의 경우 이와 같은 세트 추천 기능을 통해 30% 이상의 판매 신장을 이뤘다고 한다.



2. 세트상품 판매 - 묶음상품, 세트 할인

출처 : 유니클로, REVLOVE 홈페이지출처 : 유니클로, REVLOVE 홈페이지


,하의를 묶어서 판매할 수 있고,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할 수도 있다. 유니클로의 경우, 개별로 판매하는 단품 상품을 묶어서 세트로 판매하고 있다. 세트상품에 별도의 할인율을 제공하거나 무료 증정 사은품을 제공한다면 더 효과적이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비인기상품의 땡처리나 박리다매를 위한 세트 구성이 아닌, 고객 입장에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상품 구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3. 룩북 기능

출처 : 잘란도, REVOLVE,  무신사 홈페이지출처 : 잘란도, REVOLVE,  무신사 홈페이지


룩북은 일반적인 상품 이미지를 보완해주는 기능을 한다. 스타일리시한 사진과 그래픽 디자인은 고객의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더불어 패밀리 룩이나 커플 룩 같은 토털 패션을 제안함으로 단품 중심에서 세트 상품 중심으로 판매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다.



4. 제품 사진 촬영 시 어울리는 상품 주변에 배치


제품 사진을 찍을 때 판매하는 상품뿐만 아니라 함께 코디할 수 있는 상품을 매치시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이는 해당 제품과 어울리는 다른 제품에 눈이 가도록 만든다. 또한, 온라인 상품을 보고 구매하는 고객의 관심사항과 그 행동을 추적해 리타게팅 하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가의 트렌치코트를 산 고객에게는 그 코트와 잘 어울리는 구두나 스카프 광고를 노출시켜 구매를 유도하는 등의 방식이다.



디드로 효과
“하나의 물건을 갖게 되면 그것과 어울리는 다른 물건을 계속 사려는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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