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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필연, 너는 내(가 만든) 운명!

쇼핑몰 운영자라면 꼭 알아야 할 20가지 심리법칙 05. 단순 노출 효과

by 퍼니제주 김철휘 Oct 22. 2022
우리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이 우리 자신이다. 그렇다면 탁월함은 행동이 아닌 습관인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의도된 필연, 너는 내(가 만든) 운명!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사려고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만든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마주치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상대방의 취향에 맞추기도 한다. 필연이 되기 위한 우연은 한두 번 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러 번 반복되어야 효과가 있다. 물론 반복되는 우연을 상대방이 알아챌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계획된 것이라도 호의에 의해 반복된 우연은 좋은 감정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인다.


출처 : 픽사베이출처 : 픽사베이


대만의 한 남자가 좋아하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2년 동안 400통이 넘는 러브레터를 썼다고 한다. 거의 이틀에 1통 꼴로 편지를 보낸 셈이다. 지극한 정성에 감동한 것일까? 여자는 마침내 결혼을 승낙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자가 선택한 남자가 편지를 쓴 당사자가 아닌 편지를 배달한 우체부였다는 사실이다. 감동적인 글과 진심 어린 고백도 400번의 '반복된 만남'을 이길 순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니 결혼 상대는 반경 1 km 내에 있어'라고 하는 게 아닐까. 결국 자주 보는 사람, 익숙한 얼굴과 결혼에 골인한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단순히 노출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그 대상에 대한 호감이 증가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한다.



추한 것도 정들게 만드는 반복의 힘


새로운 환경과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사람들은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공포’는 시간이 지나고 일상이 반복되면서 더 이상 새로운 자극으로 작용하지 않고 익숙하고 편안한 것이 된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1889년에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에펠탑은 건설 초기, 파리 사람들에게 ‘천덕꾸러기’ 그 자체였다. 시민과 예술가들은 에펠탑이 고풍스러운 파리의 풍경을 헤친다고 연일 비판을 쏟아 냈다. 사실 거대한 철골구조의 조형물은 그 이질적인 형태와 질감 덕분에 사람들의 호감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압도적인 스케일 때문에 쳐다보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날이 반복되자 차츰 시민들의 생각도 바뀌게 된다. '추악한 고철 덩어리'가 눈에 익숙해지자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 것. '못생긴 얼굴도 자주 보면 정든다' 고나 할까?



이명박, 17대 대선 광고 (출처:TV 화면 캡처)이명박, 17대 대선 광고 (출처:TV 화면 캡처)


외모 자체가 비호감이었던 후보마저도 자주 보면 호감형이 된다. 2016년 미국 대선. 미국인들은 고지식하고 고집쟁이에 입만 열면 독설을 서슴지 않았던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리얼리티쇼'를 진행했을 만큼 그는 이미 미국 대중들에게는 연예인급 인물이었고 정치신인이었지만 그의 얼굴을 모르는 투표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도 그렇다. 호감이 가지 않는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2007년에 당당히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가 모티브가 된 드라마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투표일 전날까지 방송되었던 그의 국밥 광고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노출의 빈도가 사람들의 선호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볼매', 실험으로 증명되다

볼매 : 볼수록 매력 있다의 줄임말.


노출빈도가 사람들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가지 실험이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대학교 리처드 모어랜드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외모상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네 명의 여자 조교를 '인격 심리학'이란 강의에 등록하고 출석하게 했다. 조교들은 항상 강의실 맨 앞줄에 앉아 다른 학생들이 그들의 존재를 알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수업시간은 물론 그 외 시간에도 조교들은 다른 학생들과는 일절 사적인 접촉을 하지 않았다. 만약 다른 학생이 말을 걸어와도 대답하지 말고 무시하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험이 시작되자 참가한 조교들은 해당 강의에 각각 다른 빈도로 출석했다. 5회, 10회, 15회씩 출석한 조교가 있었던 반면 오리엔테이션에만 참석하고 그 이후로는 아예 출석하지 않은 조교도 있었다. 물론 실험상 설계된 상황이었다. 학기가 끝난 뒤 수강생들에게 실험 참여자 네 명의 매력도를 물었다. 그 결과 출석 횟수가 가장 많은 참여자, 즉 얼굴을 보여준 횟수가 가장 많았던 조교가 학생들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보였고 호감을 주었다는 결론을 얻었다. 결국 "볼수록 매력 있다"는 말이 괜히 회자되는 말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실험 결과라 하겠다.



합리적인 선택을 막는 단순 노출 효과


단순 노출 효과는 사람들을 매력적으로 보이게도 하지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 근처에 새로 오픈한 인도식당에 갔다고 하자. 인도음식이라고는 '오뚜O 카레' 밖에 모르는 당신. 메뉴판을 펼치고는 처음 보는 요리 이름 들에 적잖이 당황한다. 무엇을 주문할지 머리가 하얗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인도 글자 밑에 깨알 같이 적힌 한글을 자세히 살핀다. 아~ 그래도 몇 가지 낯익은 이름들이 눈에 띈다. 결국 당신은 먹어보지 않아도 대충 그 맛을 알 수 있을 듯한 '카레'와 '탄두리 치킨'을 주문한다.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당신이 선택한 음식들은 어디선가 한 번은 들어본 메뉴들이다. 예상했던 익숙한 맛.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당신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에 다시금 안도하며 레스토랑을 나선다.


이렇듯 단순 노출 효과는 사람들이 합리적 선택을 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시간을 가지고 ‘비교와 분석’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는다. 그냥 익숙한 것을 선택한다. 가장 친숙한 옵션이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익히 알고 있는 것만을 따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창조적인 아이디어나 보다 나은 선택과는 멀어질 수 있다. 당신이 만약 '카레' 말고 새로운 인도 요리를 맛보았다면 더 큰 만족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선택은 당신이 인도를 좀 더 새롭게 이해할 귀중한 경험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  



알면서 벗어나지 못하는 단순 노출 효과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단순 노출 효과에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일까? 대부분의 경우 단순 노출 효과는 잠재의식 수준에서 발생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라고 할까?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내면을 파고들어 평소에는 관심도 없었던 것을 좋아하게 만드는 강력함을 발휘한다. 단순 노출 효과가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2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단순 노출 효과는 불확실성을 줄인다. 우리는 친숙한 사람을 만나고 익숙한 것을 대할 때 안정감을 느낀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새로운 것들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심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왔다. 만약 당신이 수렵채집으로 먹고사는 선사시대 사람이라고 상상해보자. 먹을 것을 찾아 헤매던 중 두 가지 종류의 과일을 만난다. 하나는 이전에 본 적이 있고 다른 하나는 본 적이 없다.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만약 당신이 호기심과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오래 살아남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죽지 않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둘째, 단순 노출 효과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쉽게 만든다. 우리는 이전에 한 번 보았던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메멘토', '인셉션'과 같이 복잡한 스토리의 영화는 두, 세 번 보아야 이해가 된다. 이는 반복 시청으로 인해 줄거리와 등장인물이 친숙해지므로 두뇌에서 처리해야 할 새로운 정보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단순 노출 효과를 활용한 온라인 쇼핑몰 전략


단순 노출 효과는 쇼핑몰로 고객들을 유입시키는 외부 단계에서부터 중요한 마케팅 툴로 활용될 수 있다.



리타켓팅을 사용하여 쇼핑몰 유입 증가

리타게팅 광고의 예리타게팅 광고의 예


내 쇼핑몰에 고객이 방문했거나 나의 브랜드, 내가 판매하는 상품을 검색했던 고객은 기본적으로 내가 판매하는 상품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 고객을 대상으로 당신은 GDN 광고와 같은 리타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구매가 기대되는 사용자가 웹서핑을 하는 동안 그는 우리의 광고를 자주 보게 되며 순간 단순 노출 효과가 발휘된다. 리타게팅을 진행할 때, 유의사항은 너무 똑같은 이미지와 캠페인을 과도하게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같은 말도 계속 들으면 잔소리가 되는 것처럼 호감이 반감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를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노출 소재를 다양화하고 노출 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반복 노출하라 - CTA 반복 노출


중요한 것은 열 번이고 백번이고 알아들을 때까지 반복하라는 말이 있다. 한 번 들어서 바로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제품을 고객에게 프레젠테이션 하여 판매로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다양한 고객들이 접속하기에 고객들 간 이해도는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복이 중요하다.  


출처 : 알리바바 상품페이지출처 : 알리바바 상품페이지


CTA(Call-to-Action) 버튼을 한 페이지에 한 번만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두 번 또는 여러 번 표시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화면 하단에 CTA 버튼을 추가하면 다시 스크롤할 필요 없이 고객이 쉽게 결제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람들은 노출된 자극에 대해 익숙해질수록 더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미는 상품' 반복 노출


미국 스탠퍼드대 브라이언 넛슨 교수팀은 사람들의 구매 행위를 결정하는 뇌의 활동을 분석한 연구(2007.1) 결과, 실제로 제품 이미지를 반복해서 볼 경우 처음에는 제품을 사지 않으려던 피실험자의 87%가 제품을 살 용의가 있다고 뜻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닷컴의 상품 상세페이지를 보면 판매해야겠다는 상품(비록 광고 상품일지라도)은 집요하게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고객의 관심에 따른 추천상품은 그만큼 구매 가능성이 높다. 거기다 잊을 만할 때마다 해당 상품을 노출시킨다면 고객은 ‘단순 노출 효과’로 인해 해당 제품에 호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출처 : 아마존닷컴출처 : 아마존닷컴


존재감을 느끼게 하라

출처 : 곰표 광고 이미지출처 : 곰표 광고 이미지

'곰표' is everywhere. 곰표는 MZ세대에게 있어 하나의 놀이에 가깝다. 이를 확인한 '곰표'는 타겟층에 맞게 MZ세대의 언어로 다양한 채널에서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단순 노출 효과는 '친숙함'을 무기로 당신의 상품을 더 매력 있게 만든다. 그러므로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쇼핑몰이라면 운영하고 있는 여러 채널(이메일, 광고, 제품, SNS..)에 걸쳐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반복 노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 노출 효과

노출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그 대상에 대한 호감이 증가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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