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개의 습관은 고치기 어렵다? 노,노,노!

너는 내 마음의 훈련사 24화

by 퍼니제주 김철휘

근묵자흑(近墨者黑),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사람이든 동물이든, 모두가 학습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습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환경이 매우 중요합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듯이,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학업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간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만큼 주변에 어떤 환경이 있는지, 또 어떤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보기도기'카페에는 단골 고객이 한 분 계십니다. 그분은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둘 다 대형견종입니다. 첫 번째 강아지는 여덟 살이 된 성견으로, 매장에 처음 방문했을 때 당당하고 절도 있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반면, 다른 강아지는 이제 막 생후 3-4개월이 된 어린 강아지라 넘치는 애너지와 장난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녀석이었습니다. 한시도 가만 있지를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물고 뜯고, 사람들이 오면 점프를 하며 정신없이 뛰어다니곤 했습니다.


어린 강아지는 생후 4개월 이후, 엄마 개가 하는 방식으로 훈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놀이 중에 강아지가 너무 세게 물게 되면, 엄마 강아지는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리거나 가볍게 물어 응징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아기 강아지에게 과도한 힘을 사용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중요한 과정이지요.


특히 어린 강아지가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할 때, 엄마 강아지는 놀이를 중단하고 잠시 새끼를 무시합니다. 이는 과도한 행동이 놀이를 끝내게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훈육 방식은 강아지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적절한 행동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해당 견주는 아직 어린 녀석이라며 그닥 큰 제지를 하지 않습니다. 새끼라며 어르고 달래는 경우가 많았고 무례한 행동을 해도 엄하게 대하지는 않았죠. 견주가 그래서 인지 곁에 있던 나이든 개도 새끼 강아지가 걸어오는 장난을 모두 받아주곤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두 강아지는 우리 카페와 카페 옆 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볼때 마다 여전히 작은 녀석은 네 발이 땅 위에서 ‘붕붕’ 떠 있을 경우가 많았고 대형견도 전보다는 새끼 강아지와 잘 노는 모습이 목격되었지요.


하지만 해당 견주는 아직 어린 강아지라서 그리 엄하게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새끼라는 이유로 어르고 달래는 경우가 많았고, 무례한 행동을 해도 크게 나무라지 않았죠.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인지, 곁에 있던 나이든 개도 새끼 강아지가 걸어 오는 장난을 모두 받아주곤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두 강아지는 우리 카페와 카페 옆 공원에 자주 출몰하였고, 볼 때마다 작은 녀석이 연거푸 점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려견과의 공존


시간이 흘러, 어느덧 석 달이 지나자 작은 강아지는 이제 제법 성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개들은 보통 생후 8개월에서 1년 사이에 성장을 마치며, 철없던 새끼 강아지도 서서히 어른의 모습을 띠어갑니다. 천방지축 어리광을 부리던 아이가 이제는 덩치도 커지고, 어엿한 반려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 새삼스럽습니다.


아마도 비슷한 체급이 되어가는 데서 오는 안정감 때문이었을까요? 나이 차이가 무색할 정도로, 두 마리가 함께 뛰어노는 모습은 마치 오래전부터 한 동네에서 함께 자란 친구 같기도 합니다.


늙은 개의 습관은 고치기 어렵다(Old dog habits are hard to change)”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삶을 함께하다 보면 때로는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는 반려견을 발견하게 됩니다. 점잖고 의젓하기만 했던 대형견이 어느새 작은 강아지의 행동을 따라 하며 장난꾸러기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지요.


특히, 대형견 특유의 큰 덩치와 힘으로 작은 강아지가 하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할 때면 그 귀여움 뒤에 잠재된 위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 뛰어오르거나, 또복이 같이 소심하기만 한 친구들을 앞발로 치거나 올라타려는 모습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견이 새끼 강아지의 천진난만한 행동을 모방할 때, 견주의 바람은 아마 반대 방향에 있었을 것입니다. 대형견의 안정감 있고 의젓한 태도를 작은 강아지가 배우기를 원했겠지요. 그러나 행동과 습관은 물처럼 아래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아지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재미있고 자연스러운 행동일 뿐이지만, 인간과 공존하는 사회 속에서 반려견에게는 분명히 금지해야 할 행동들이 존재합니다. 무서운 짖음, 갑작스러운 점프, 상대방이 원치 않는 접촉이나 물기 등은 반드시 교정되어야 합니다.


강아지들이 어미개의 행동을 보고 배우듯, 반려견도 견주의 모습을 따라 배웁니다. "반려견은 주인의 성격을 닮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지요.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깊은 견주라면, 반려견 역시 사람과 다른 동물들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성품을 지니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견주가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방관하거나 방치한다면 그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반려견 훈육은 단순히 규칙을 가르치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반려견과 인간이 더욱 행복하게 공존하기 위한 배움의 여정입니다. 견주의 사랑과 인내가 담긴 교육은 반려견에게도 인간 사회에서의 삶을 더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만들어줍니다.


반려견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하나의 긴 대화와 같습니다. 그 대화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배우고, 존중하며, 함께 성장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께 만들어 가는 반려의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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