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스트레스 받아서 소화가 안 돼!!!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죠.
도대체 스트레스 받은 우리의 몸은 어떤 일을 겪게되는 걸까요?
우리가 위험에 처하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소화하기를 멈추는 위가 아니라,
위험에서 우리 몸을 구해줄 두 다리가 아니라 바로 뇌입니다.
그 중에서도 편도체라는 것이 가장 먼저 위험을 인식하게 되는데요.
편도체는 시상하부에 즉시 위험 신호를 보냅니다. 마치 불난 것을 발견한 우리가 119를 누르는 것처럼요. 편도체는 뇌의 일부인데, 편도는 한자언데 아몬드의 한자어라고 해요.
아몬드는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이죠. 목 안에 있는 편도선의 편도와 헷갈리시면 안됩니다!
편도체의 연락을 받은 시상하부는 바로 편도체 바로 위에 자리한 아몬드 크기의 명령 중추입니다.
역시 뇌의 영역이죠.
편도체가 시상하부에 위험 신호를 보내오면 시상하부는 체내 주요 기관에 자극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위험해!’라고 말이죠.
119 구급차가, 소방차가 출동하는 것처럼 시작되는 자극은 아주 빠르게 우리 몸을 변화시킵니다.
시상하부는 쉽게 호르몬 분비가 다 이곳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체온 조절과 유지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자율신경계와 관련된 기능을 하기 때문이죠.
자율신경은 우리 몸의 여러 기관과 함께
신체의 적절한 내부 환경 유지에 필요한
세밀한 내적 조절 기능을 하는 신경세포들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다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뉩니다.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도록 하는 기능은 교감신경이 담당하고,
부교감신경은 에너지를 보존하는 기능을 합니다.
신체의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하죠.
동공이라든지, 침샘, 심장, 허파, 간, 방광 등이 바로 이 자율신경의 신호에 따라 반응하게 됩니다.
무서우면 동공이 커지고 긴장했을 때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은 바로 자율신경의 신호에 따른 것이죠.
자 우리가 곰에게 쫓기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편도체, 시상하부, 자율신경을 거쳐 우리 몸의 콩팥이 반응합니다.
콩팥 맨 위쪽에 있는 부신으로 이 위험이 전달돼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게 되는거죠.
이 호르몬이 심장을 펌프질하고, 근육은 혈관을 조이고, 폐는 기도를 활짝 열어 호흡량을 늘리게 됩니다.
감각과 감정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편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아시겠죠?
자 다시 소화의 이야기로 돌아와볼게요.
약 백 년 전, 하버드대학교 생리학자 월터 캐넌은 투쟁 도피반응이라는 현상을 처음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지금이야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안될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사실 이 사람이 이 현상을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무수한 실험을 거쳐야겠죠.
공포나 분노를 느끼는 상황에서 신체가 바로 맞서 싸우는 투쟁을 하거나,
재빨리 달아나는 도피를 선택하게 되는데, 우리는 도피를 선택하게 된다는거죠.
월터 캐넌이 의대를 다니던 시절은 처음 엑스레이가 발견된 시절입니다.
한 교수가 캐넌에게 이 새로운 발명품을 사용해
소화 과정을 관찰해보라고 제안한데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1896년 12월 캐넌은 진주 단추를 삼킨 개의 엑스레이 영상을 얻는데 성공합니다.
닭, 거위, 개구리, 고양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계속했죠.
캐넌은 위나 장의 부드러운 조직이 엑스레이상에서 나타나지 않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비스무트염’이라는 것을 활용합니다.
이걸 먹이에 섞어 주면 소화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죠.
처음으로 마취하지 않은 살아있는 건강한 동물의 몸에서 음식물이
식도에서 위, 그리고 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관찰했죠.
그리고, 그는 이런 결과를 노트에 적게 됩니다.
조용히 숨만 쉬던 고양이가
갑자기 성을 내며 발버둥 칠 때면 위장의 운동이 완전히 멈춰버리는 걸 보았다.
몇 번이고 실험을 거듭해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격렬한 감정 변화가 소화 과정에 지장을 준다는 이 지극히 당연한 상식은 이 때 태어나게 됐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시상하부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우리 몸의 활동을 제어하는 가장 중추적인 부분이라는 것도 증명했죠.
우리가 화가 날 때 아무리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지!
마인드 컨트롤을 해도 소화가 안되고, 식은땀이 나는 것처럼요.
이런 본능적인 반응들은 어쩌면 우리 조상부터 지금 우리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지켜온 ‘본능’적인 응급반응이라는 것도 동시에 알게 됐음은 물론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