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지은 May 20. 2020

K-바이오 열풍, 바이오주 괜찮을까?

셀트리온, 씨젠, 에이치엘비..제약주의 미래는?





인간 수명 100세 시대를 가능하게 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약’이라고 할 수 있죠. 


신흥국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데다가 

고령화 인구도 많이 늘면서 의약품 시장 규모는 1395조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그 크다는 반도체 시장의 2가 넘는 규모죠. 

정체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시장과 달리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의약품 시장은 더 쑥쑥 클 걸로 예상됩니다. 


2005년 이후 연평균 6% 성장세를 유지해 왔는데요.

 이 흐름을 그대로 타고 2023년에는 1739조까지 시장 규모를 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화학적 합성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합성 의약품이 주를 이뤘다가 

최근에는 백신, 항체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같은 바이오 의약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몇몇 질환에 있어서 합성 의약품이 증상 개선 정도의 효과를 낳는다면 

바이오 의약품은 아예 근본적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거든요. 

제대로 된 약을 개발한다면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거나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제적으로도 대박을 낼 수 있죠. 


이런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뜨면서 2018년 자료로 미국 FDA 신약 허가 건수가 59개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는데 이 중 30%가 바이오 신약이라고 하네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28% 정도에서 2024년 32%으로 늘어날 걸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시장가치를 지니고 있는 시장이다보니

 이쪽에 계신 여러 전문가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창업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신약 개발하는 데 아시다시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치료 대상 타겟 발굴에 2~3년 후보물질 찾고 임상개발하고 승인허가까지 

평균 10~17년이 걸리는데다가 성공확률도 10% 미만이에요. 

들어가는 기술도, 돈도 엄청나게 필요한 산업이라 아무나 진입할 수 없다는 게 문젭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 돈 놓고 돈 먹기! 돈 좀 있는 선진국 회사들이 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죠. 



당장 매출 순위가 높은 대로 쭉 줄을 세워보니까 

비아그라나 고지혈증 치료제로 유명한 화이자 제약이 1등, 

스위스 노바티스, 로슈가 2등 3등 왔다갔다 하고요.

 4등부터 12등까지 미국 회사가 7개, 스위스, 프랑스, 영국 회사 정도가 들어가있죠. 

딱 10등까지의 회사가 전체 매출의 30%를 내고 있고 

바이오 의약품 같은 경우는 매출 상위 10대 기업이 바이오 시장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뭐 저 같은 사람은 명함도 당연 못 내밀 영역이죠. 


딱 10등까지의 회사가 전체 매출의 30%를 내고 있고 

바이오 의약품 같은 경우는 매출 상위 10대 기업이 

바이오 시장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뭐

 저 같은 사람은 명함도 당연 못 내밀 영역이죠. 


이 회사들이 상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는 당연 엄청난 ‘투자’ 때문입니다.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고 투자액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죠

.



회사별로 봐도 엄청난 돈을 R&D에 투자하고 있는데요. 

존슨앤존슨은 매출의 21%를 그대로 다시 연구개발비에 쓰고요. 액수만 10조 3000억에 달합니다. 

로슈는 매출의 22% 12조를 썼구요. 


회사들이 이렇게 돈을 많이 쓰는 이유가 있겠죠? 

하나만 건져도 대박이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1등 화이자가 1998년 제약업계의 블록버스터급이었던 비아그라로 

출시 3개월만에 4700억을 벌었고 20년 간 연 평균 2조를 벌었거든요. 다 합하면 40조 넘게 벌었죠. 

그래서 이렇게 번 돈들을 바탕으로 다시 개발할 가치가 있는 신약 후보들에 마구마구 투자하는 것이죠. 

화이자 제약은 지금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개수가 91개고요. 

존슨앤존슨도 60개 가까이 됩니다. 

당장 지금 코로나 사태에서만 봐도 영국에선 아예 임상시험까지 시작됐고요. 

존슨앤존슨은 내년 말까지 코로나 백신 10억 개 만들겠다, 

9월까지 코로나 임상시험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우리나라도 ‘바이오 강국’으로 접어들 고 있다 이런 말이 많이 하잖아요. 

코스닥 1위 셀트리온을 비롯해서 코스닥 랭킹 5위까지 회사 중에 4개가 바이오 회사인 게 우리나라잖아요. 

다른 산업이 3.6%씩 고용을 늘릴 때 해마다 8.6%씩 늘어난 고용을 책임진 산업이기도 하고요. 

과연 우리나라의 세계적 위치는 어느 정도 되고 세계 시장에서의 발전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요? 


2018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의 시장 규모는 23조원으로 세계 12위를 기록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우리나라 GDP 순위랑 똑같습니다.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40.3%, 유럽 14.7%, 한국은 세계에선 1.3%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생각보다 그렇게 글로벌에서 크진 않구나…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도 천천히 파이를 키우고 기회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이번 전염병 사태로 유례없는 주목을 받고 있죠. 


해외 많은 나라에서 진단키트를 요청하는 등 러브콜이 오면서 

오히려 실적 개선이 확실한 기업까지 생겼습니다. 

관세청 수출데이터를 보니 진단키트 수출량은 1400%나 늘었네요. 

이 바람을 타고 진단키트 전문기업 씨젠은 

한국, 미국, 유럽 60개국에 이름을 널리 알리면서 1분기만에 2019년 영업이익의 177%를 벌어들였습니다. 

역대급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스닥 시총 순위 몇 단계를 한 번에 뛰어넘기도 했죠.


전염병과 크게 관련이 없어서 매출이 줄어들거란 예상을 했던 

우리나라 상위제약사들 대부분도 양호한 실적을 보였는데요. 

먼저 국내 제약사들의 주력품목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 치료제라 

환자가 함부로 복용을 중단할 수 없는 성격의 필수 소비재라는 점 때문입니다. 

여기에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로 ‘바이오 시밀러’ 

그러니까 바이오의약품 중에 특허가 만료된 복제약품 생산을 하고 있는데 

이 의약품 역시 대부분 항암제나 만성질환치료제로 필수 소비재에 해당하기 때문에 방어주에 해당하죠.

 셀트리온 같은 경우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데다가 

그동안 해외 매출 비중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출처: 셀트리온 IR 자료



주력으로 하고 있는 램시마라는 제품은 유럽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죠. 

덕분에 셀트리온은 이미 2019년 4분기 사상 처음 1조 매출 클럽에 가입했고요.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56.5% 더 늘어날 것으로 하나투자증권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사실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로로직스 같은 회사는 투자도 많이 하고 있어요.

 셀트리온이 매출의 29.4%나 되는 투자를 하고 있고요. 

삼성바이로로직스는 32.5%. 양사 모두 아주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죠. 




문제는 

우리나라 상위 제약사라고 해도 

해외 1 이런 회사들이랑 비교해보면 국가대표  동네 조기축구회 선수 정도라는 겁니다


예를 들면 국내 제약사 매출 1위이자 코스피 59위 유한양행의 19년 4분기 매출이 3900억원이었는데,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 2019년 4분기 매출이랑 비교해봤더니 

거의 50분의 1 수준이라는 거에요. 

화이자 작년 4분기 매출은 우리 돈 15조가 넘었어요. 


매출 규모가 이렇게나 다르기 때문에 투자를 20~30% 한다고 해도  의미가 있을까 싶긴 합니다만

의약품 초기 개발 단계  임상 1,2상에서 가능성 높은 제품만 개발한다면

 투자규모가  글로벌제약사에서  기술을 비싸게 사갈  있기 때문에 꾸준히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죠

실제로한미약품이 기술수출로 잭팟을 터뜨린 이후로

 국내 제약사의 라이센싱 아웃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과거에 비해 바이오 사업이 다각화 됐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빅파마들이 ‘이것 좀 생산해줘’ 하고 부탁하면

 대신 생산해주는 CMO가 주력 사업이죠. 

바이오 의약품이 워낙 만들기 힘들다 보니 반도체 파운드리처럼 

대신 생산해주는 것 자체가 꽤나 의미 있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의 경우 전체적으로 볼 때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 혹은 벤처기업이 너무 많다보니 

투자도 전반적으로 너무 저조하고 파이프라인 수도 작은 것은 현실인 것 같습니다. 




진행중인 임상 자체도 작습니다

국내 식약처 기준 1,2,3상 전체 합해 봐야 223개 정도의 임상이 진행중인데..

뭐 기대를 할래야 개수가 많아야 확률이 높일텐데 

워낙 숫자가 적다보니 그냥 회사 하나가 약 개발 하나에 매달리기에도 힘에 부치는 

그런 상황인 것 같고   하나에 회사의 성패가 갈리기도 합니다


제대로   하나만 내놓으면 바로 글로벌 시장을 우리집 안방으로 만들  있다는  꿈에

 투자자들도 ‘  약이 지금 임상  상간다더라’ 일확천금의 꿈을 노리며 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결과도 많죠. 

한 때 정말 많이 들리던 그 이름 ‘신라젠’. 


출처: 신라젠 홈페이지


제 주위에서도 이 주식 사서 ‘신라젠’만을 외치고 다니던 분들이 꽤 계셨는데…지금은 파셨는지 모르겠네요. ‘펙사벡’이라는 항암치료제에 대한 기대감 하나로 

2017년 5월 1만원에서 11월 15만 넘는 최고가를 찍으며

 6개월만에 1330% 폭등이라는 미친 수익률을 보였던 바이오주죠. 

임상 3상까지 갔는데 임상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으며 폭락했고

 대표는 임상중단사실 발표 전에 주식 팔았다가 지금 구속까지 된 상탭니다. 안타깝죠. 

코스닥 2위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만들고 있는 에이치엘비도 

한 때 임상 3상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이 있어요. 

신약 판매 허가 지연될 수 있다는 발표를 회사가 직접 하면서 이틀만에 주가가 3만 6000원 하락했어요. 

물론 결국 신약 판매 허가가 제대로 나면서 다시 또 몇 개월만에 주가가 20만원까지 가기도 했죠. 

뿐만 아니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도 있었고요. 


아무튼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신약 하나의 가치는 대단하지만, 

이런 급등과 급락사례를 볼 때 배팅의 성격이 강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바이오 시장 특성상, 임상 결과 하나에 좌지우지되고 그 정보가 워낙 전문적이다보니 

주식시장의 혼란도 그만큼 자주 오고,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낮아진다는 점은 

우리나라 바이오 시장이 꼭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고자 하는 제약회사들의 빅픽쳐는 M&A 막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바티스나 머크 같은 회사들은 막대한 돈을 들여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판매 1위 의약품은 류마티스 관절염에 쓰이는 ‘휴미라’ 라는 약을 개발한 애브비도

 최근 보톡스 개발사 ‘앨러간’을 73조를 내고 인수했습니다. 

잘 팔리고 있는 약을 두고 왜 굳이? 바이오시밀러 공세 속에 특허도 만료되는 시점에서 

좀 더 장기적으로 내다보자는 뜻이었겠죠? 


우리도 좀 더 긴 안목에서의 투자 철학을 가지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다림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 과정에서 옥석을 가리는 노력은 결국 공부 밖에 없는것 같기도 하고요. 

 잘 키워나간다면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 되줄 수 있는 일이니까요 ^^ 

여러분이 바라보는 바이오의 미래는 어떤가요? 과연 한국의 성장동력이 되어줄 수 있을까요?







이전 05화 진격의 셀트리온, 주목받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