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회사가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두 회사 모두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카카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219%나 성장했고 네이버도 전년 대비 7.4% 증가한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실적 자체가 좋아진 것보다 더 의미 있게 봐야할 것은 이 회사들의 매출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두 회사들을 먹여 살려 온 돈은 대부분 ‘검색포털’에서 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인터넷이라는 게 급성장하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는 ‘포털 검색’을 통해 얻는 게 일상화되면서
검색 사이트도 우후죽순 생겨났었죠.
2000년대 초엔프리챌,엠파스,파란,드림위즈,네띠앙,라이코스,야후까지.
정말 검색 포털도 엄청나게 많았던 기억 나시죠?
저도 야후에서 검색하고 프리챌 학교 커뮤니티 클럽에 글 남기고 하던 기억이 나네요.
1995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업계에 등장한 다음은 검색포털계의 ‘춘추전국시대’던 2000년대 초반엔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뒤이어 창업했던 네이버는 2000년까지만 해도 5위권 밖에 위치에 있다가
지식인과 한게임을 합병하면서 2004년 다음을 제치고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역전승을 하며 전면에 등장합니다. 한 때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으로 2002년만 해도 우리나라 검색 시장 2위를 지키고 있던 야후도
다음과 네이버에 밀려 2012년 한국시장 철수를 선언하기까지 했죠.
어쨌든 포털의 급 성장세에 힘입어 검색 광고 시장이 엄청나게 컸죠. 2005년엔 55% 성장했습니다.
2006년 기준 온라인 광고 시장의 60%를 차지할 정도였고요.
시장 전반의 성장과 함께 네이버, 다음의 매출도 고속 성장했습니다.
2013년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80.57%였습니다. 다음의 시장 점유율이 13.26%였고요.
검색 사업을 이 둘이 다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난 10년을 먹여 살린 검색이 주춤하기 시작한 건 2019년입니다. 2017년만 해도 0.18%에 불과하던 구글의 점유율은 2019년 38%를 찍습니다. 네이버는 53%, 다음은 점유율이 아예 10% 아래로 떨어진 것도 그 시점이고요. 사실 요즘 모르는 게 있으면 구글이나 유튜브에 검색해서 본다고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구글 검색을 이용하고 있죠. 이 영상을 보고 계신 여러분께서도 아마 검색을 통해 저를 보고 계신 분들 계실 것 같은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막대한 검색량을 바탕으로 한 검색 광고도 주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 두 회사의 1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면 이런 점이 잘 드러나는데요. 네이버의 경우 광고는 전년 대비 1.2% 성장에 그쳤습니다.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분기로는 16% 넘게 감소했죠. 카카오도 마찬가집니다. 다음 포털의 매출은 꾸준히 줄어들어서 이젠 전체 매출의 26% 정도만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검색광고가 이렇게 하락하고 구글이 파이를 키워가는 게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이 두 회사의 1분기 매출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비결은? 바로 ‘신사업’입니다.
특히 콘텐츠와 커머스가 눈에 띄는데요.
네이버의 경우 스마트 스토어 거래액이 한 해 전보다 56% 성장했고요.
이에 따른 온라인 결제 증가로 네이버 페이 거래액도 46%나 성장했습니다.
콘텐츠 매출은 전년대비 58%나 성장했고요. 거래액으로 따져보면 60% 이상 늘어났죠.
카카오는요.
일단 전체 매출의 49% 그러니까 절반 가량이 게임, 뮤직, 웹툰, 카카오M 같은 콘텐츠에서 나왔습니다.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플랫폼 사업에선
카카오 페이, 카카오 모빌리티 같은 신사업이나 카카오톡 안에서 이뤄지는 여러 비지니스들이 성장세고요.
먼저 커머스부터 보면요.
네이버의 경우 사용자의 검색 흔적들을 활용해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중소상인을 스마트스토어로 모으고 AI로 추천하는 고도화 정책을 쓰고 있는데요.
개인화 된 AI 추천 매출액은 1년 동안 85% 늘었습니다.
결국 수많은 반복 거래로 이뤄진 거래액이
중계 수수료나 광고 뿐 아니라 빅데이터가 누적되는 수익모델 확장의 근원이죠.
카카오는 2010년 런칭한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수가 4500만명에 이르는 국민 메신저를 갖고 있죠. 저는 주기적으로 여기서 이모티콘 쇼핑도 하고요.
그냥 싸서, 빨리 배송되서 사기 보다는 이 사람이 뭘 좋아할까 취향은 어떨까
이런 걸 생각하면서 살 수 있어서 생일 선물이나 명절 선물도 많이 보냅니다.
저만 편한게 아닌가봐요.
이런 카카오톡 기반의 커머스는 2019년 역대 최고 거래액을 달성했습니다.
일 거래액이 2019년 12월 기준 5억을 넘는다고 하네요.
금융으로 확장할 수 있는 조건 자체가 사용 규모와 데이터 가치라는 점에서
네이버쇼핑과 카카오 커머스가 잘 되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도 성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알리바바 거래액이 늘어나면서 알리페이가 성공했던 것처럼요.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그런 흐름으로 흘러갈 거란 의견도 나옵니다.
네이버는 이미 네이버 파이낸셜로 분사한 뒤 2분기 네이버 통장을 출시하고
대출,증권,보험 등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고요.
카카오뱅크는 가입자수 1200만명에 카카오페이 연간 거래액은 48조를 넘긴 상황입니다.
사업 초에는 손실을 봤지만 2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고성장을 했던 배경은
100% 모바일 플랫폼이라 지점과 인력이 많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죠.
여기서 아낀 돈을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고객에 돌려주니 고객이 몰릴 수 밖에 없었죠.
이젠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을 만들면서
주식투자, 대출 등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콘텐츠에도 돈을 엄청 쏟아 부었죠.
IT콘텐츠의 성공 포인트인 이용자 확보를 위해서요.
특히 인터넷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국가간의 경계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퀄리티만 좋으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는 고려대상이 아니죠.
무료 서비스, 마케팅 이런데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서
초기엔 이익을 못 봐도 시장을 일단 장악만 하면 수익이 어느 시점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는 이유죠.
이걸 잘 파고든 게 웹툰인데요.
네이버가 웹툰을 시작한 게 2005년인데 2014년에 글로벌로 진출합니다.
웹툰은 한국이 종주국이거든요.
없는 시장 만들고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거 아니냐 소리 들으면서
무료로 풀고 마케팅하며 지금까지 쏟은 투자액만 4천억이 넘습니다.
2018년 7월만 해도 한국 매출이 99.6% 미국 매출 0.2%였는데요.
2018년 11월 유료화를 시작하고 나서 상황이 역전됩니다.
2020년 1월 기준 한국 매출이 72.9%, 미국 매출이 16.2%에 달합니다.
아예 매출 0이었던 태국, 대만,인도네시아도 매출이 나기 시작했고요.
결국 글로벌로 모은 월사용자가 한국 인구보다 많은 6200만명에
2020년 1분기 전년동기 대비 58.0% 증가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카카오도 카카오재팬을 2016년 인수하면서 만화플랫폼 픽코마에 1000억 넘게 투자를 했는데요.
2017년 거래액 14배 증가 후 거래액이 2배 이상 늘면서 이젠 2000만 다운로드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2019년 4분기 첫 영업이익 흑자를 냈습니다.
1분기 실적만 봐도 다른 분야랑 비교해 압도적으로 앞서나가며 분기 97% 성장세를 기록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