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약 하나에 주가가 왔다 갔다 하는 바이오 주는 사실 어려운 약 이름이 나열되면 일단 거부감부터 듭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셀트리온 이야기를 하셔서 저도 한 번 조사를 해봤습니다 : ) 어디까지나 철저한 조사 + 개인 의견임을 참고해주시고, 혹시 미흡한 부분이 있어도 이해 부탁드려요 ^^ (아래는 제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입니다^^)
셀트리온 주가, 지난 1년 간 계속 올랐습니다. 2019년 8월 최저가 13만원을 찍고 나서 30만원 넘게 올랐으니까요.
3년 차트로 보면 2018년 기록했던 최고치 37만원엔 아직 이르지 못했지만 다시 한 번 수직 상승을 하는 구간에 있고요.코스피 5위, 시가총액 42조 6000억에 달하는 공룡 제약회사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코로나 19 진단 키트 만들고 있다, 코로나 백신 개발해서 올해 안에 내놓겠다 이런 뉴스 때문에 주목을 받았을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삽니다.
이럴 때 우리가 항상 하는 고민이죠? 사야하나? 아니면 너무 올랐으니 참아야 하나?
바이오 의약품은 제조 자체가 난이도가 있어서 반도체 ‘파운드리’처럼 대신 생산해주는 CMO사업 자체가 규모 있는 사업입니다. CMO를 주력으로 설립 5 년 만에 600억 넘는 매출을 끌어올린 셀트리온은 과감하게 ‘바이오시밀러’로 방향을 틀었어요.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 기술로 개발된 약을 복제하는 사업인데 기존 화학 합성 의약품과 비교했을 때 기술이 워낙 난이도가 높다보니 복제도 어렵거든요. 그래서 복제약을 만드는 것 자체가 신약에 버금가는 기술과 장비가 필요합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어려운 만큼 성공하면 수익도 크겠죠! 셀트리온은 그 어렵다던 금융위기 직후 2010년, 테마섹에서 2000억 넘게 투자 받아서 송도에 2공장부터 짓고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 때만 해도 주가 1만 8000원의 회사였죠.(이 때 사서 묻어두고 10년 계셨던 분들도 계시겠죠?ㅎㅎㅎ) 아무래도 신약 개발엔 돈은 못 벌고 막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다 보니 셀트리온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건 짐작하셨겠지만 이렇게 과감한 투자로 만든 바이오 시밀러가 세상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에요.
셀트리온이 집중한 건 ‘자가면역질환’과 ‘항암제’였습니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라는 약들이 셀트리온의 대표작들인데요. 먼저 자가면역질환의 대표 약이자 셀트리온을 제일 먼저 끌어올려준 건 ‘램시마’입니다. 램시마는 특허가 만료된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의 복제약인데요. 2013년 8월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아 시판됐고요. 2016년 4월 FDA의 허가도 받았습니다.
트룩시마는 혈액암에 쓰이는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의약품은 리툭시맙이라는 성분을 가진 로슈의 ‘맙테라 리툭산’이었습니다. 2017년 2월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고 2018년 11월 FDA 허가를 받았어요. 특히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로는 최초로 미국 허가를 받아서 미국 시장을 선점했죠.
허쥬마는 유방암,위암 치료제인데요. 오리지널은 제넨텍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입니다. 2018년 유럽 허가를 받았고 올해 미국에 출시됐습니다.
그리고 제일 지금 관심 많은 건 사실 ‘램시마SC’인데요. 이 약이 주목받는 건 정맥주사를 해야하는 램시마를 피하주사제로 바꾼 것입니다. 그게 뭐 얼마나 의미있겠어?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정맥주사는 병원에 가서 맞아야 하는데 피하주사는 본인이 집에서 직접 주사를 할 수 있다고 해요. 그것도 2주에 한번씩만 주사하면 되죠. 이 약은 2019년 11월 유럽의약품청의 허가를 받으면서 이미 유럽 시장에서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따끈따끈한 신약이죠.
올해 1분기 셀트리온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서정진 회장의 ‘안목’은 어느 정도 입증되어 가고 있습니다. 바이오시밀러들이 전반적으로 고르게 성장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8% 늘었거든요. 램시마SC가 2월 유럽에 진출하면서 매출을 확 끌어올렸고요. 기존 램시마 역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다 트룩시마나 허쥬마도 미국 시장에 새로 진출하면서 지속적인 매출을 내고 있거든요.
매출이 는다는 건 생산도 그만큼 많이 한다는 뜻일텐데요. 그럼 경제에서 당연히 따라오는 것 바로 ‘규모의 경제’죠. 영업이익도2019년 4분기보다 훨씬 나아졌어요! 램시마와 램시마 SC가 매출을 제일 많이 내고 있고 트룩시마도 20%대, 허쥬마도 비중을 늘리며 전반적으로 고른 매출 분포를 보이고 있죠.
주목해봐야 할 건 각 품목의 시장 점유율입니다. 램시마의 점유율은 2019년 4분기 기준 60%에 달해요. 오리지날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보다 2배 가량 높은 점유율이죠. 트룩시마 역시 아주 빠르게 39%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오리지널 약인 리툭산의 40%를 바짝 추격했습니다. 허쥬마도 진출하자마자 7분기 만에 19% 점유율을 만들어냅니다. 오리지날이 허셉틴이 58%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두 약의 행보를 따라간다면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문제겠죠?
관건은 미국인데요. 허쥬마는 미국엔 3월에 런칭해서 아직 성적표를 받기엔 이르다고 쳐도 트룩시마는 런칭 5개월만에 점유율을 거의 수직으로 끌어올려 7.9%의 성적표를 받고요. 램시마가 미국에선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팔리는데 점유율 10%를 넘긴 상황입니다.
바이오 베터 너머 종합제약사로
그럼 이 약들을 안정적으로 팔기만 하면 앞으로 돈은 계속 버는 거 아니겠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매출 3728억에 2020년 1분기 말 가지고 있는 현금만 1504억원인데 걱정이 없겠다! 투자하자! 뭐 이런 생각이요. 서정진 회장이 처음 안정적인 의약품 위탁생산을 두고 바이오시밀러로 진출했을 때 과감한 투자를 결단한 것처럼요.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바이오 베터'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존에는 그냥 베끼기만 했다면 이제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을 좀 더 개량하겠다, 더 나은 쪽으로 가겠다는 겁니다. 사실 램시마SC가 바로 그 바이오 베터의 시초죠. 기존 정맥주사만 했던 오리지널 약을 베껴 램시마를 만들었는데 이걸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꾼거니까요. 유럽에서는 바이오베터로 임상 및 허가를 받았고 미국과 일본에서는 아예 ‘신약’으로 절차를 진행중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바이오를 넘어서 보다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합성의약품, 일반의약품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는데요. 일본 1위 제약사인 다케다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의약품 사업부문을 3324억 주고 인수했어요. 화이투벤, 알보칠 등 유명한 이런 약들을 포함해서 18개 약을 한국, 호주, 대만 등 9개 나라에서 팔 수 있는 모든 권리를 사왔는데 이 회사의 2019년 매출이 1600~1700억 정도 됐으니 미래를 더 내다본 거 같아요. 미래에셋증권은 돈보다 기존 미국 유럽을 넘어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바이오 뿐 아니라 일반 합성의약품까지 아우르는 종합 제약사로 가는 발판이 되는 게 목표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공격적 투자! 공장캐파 증가와 가동률 증가
이렇게 제품군을 넓히는 투자 뿐만 아니라 설비투자도 활발한데요. 공장 증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1공장 5만 리터, 2공장 9만 리터급으로 약을 만들어왔는데요. 약은 점점 인기 많아지는데 생산시설이 그대로니 고민하던 서정진 회장은 1공장을 5만 리터 증설하고 추가로 스위스 제약사인 론자에 8만 리터 분의 생산을 위탁하기로 결정했어요. 총 27만 리터의 생산캐파를 확보한건데 14만리터에서 27만리터로 생산캐파가 확대되면서 이익률이 개선될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위탁생산을 받아서 사업을 키우고 이제 위탁을 주는 회사가 된 것이니 참 멋집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뺴놓을 수 없어요. 셀트리온에서 생산한 약을 글로벌 마케팅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죠. 지금까지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바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역할을 하기보다는 현지 회사랑 협업을 했었으니 역할이 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죠. 처방이 필요하고,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제약시장의 유통구조가 일반 소비재와 많이 다르다보니 램시마SC부터는 글로벌 제약사의 판매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나서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속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속도를 붙였습니다. 2030년까지 1년 1약, 그니까 1년에 약 한 개씩 허가 받겠다 약속했는데 당장 1분기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럽 허가 신청을 완료했어요. 미국은 신청준비중이고요. 그 밖에 대장암 약 아바스틴 복제약, 천식약인 졸레어 복제약을 임상 중이고 18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연구하고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돈 버는 일만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바이오의 기술력을 십분 살려서 코로나 항체치료제도 개발중인데요. 완치된 환차의 혈액을 이용해 항체를 선별해 개발하는건데 7월 중 임상 진행을 한다고 하니 이 이슈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렇게 호재가 가득하다보니 사실 여러 증권사들에서 매수 의견을 많이 내고 있어요. SK증권은 “셀트리온의 올해, 2021년 영업이익을 각각 4.1%, 18.8% 상향한다”면서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양호한 실적 성장세와 공매도 금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은 하반기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고요. 유진투자증권도 해마다 1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셀트리온의 계획이 가시화 되고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봤고요.
상승만 할까? 지켜볼 포인트도 있다!
그런데.. 과연 장밋빛 미래만 있을까요? 항상 리스크도 함깨 있기 마련이죠. 사실 주가가 이미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게 걱정돼서 일단 주식창으로 가는 손을 멈추고 우려 포인트들을 좀 찾아봤는데요. 제 생각을 말해준 곳이 바로 하나투자증권이었어요. “고성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이런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거죠. 이렇게 좋은 회사를 저만 알았겠나요? 이미 유튜브나 언론이나 많이 나왔잖아요! 그만큼 기대감이 반영됐단 얘긴데 결국 트룩시마가 미국 시장에서 얼마나 빨리 점유율을 확대할 지, 램시마SC가 실제 유럽시장에서 얼마나 많이 판매될 지를 봐야 미래를 좀 더 가늠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가라는 건 결국 회사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 예측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기적인 뉴스 위주의 이슈에 너무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이슈와 회사의 DNA 그리고 경영진과 창업주의 성향이 더 중요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소식보다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셀트리온의 전반에 대해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도움 되셨길 바라고요^^ 바이오 주는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ㅎㅎㅎ(그렇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