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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omi Apr 21. 2024

봄을 돌아봄

봄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해봄


심리가 좋지 않았던 3월말

봄기운이 물씬 풍겨오고 싱숭생숭 봄을 타는 내게 3월 말과 4월 초는 쉽지 않았다.

신부처럼 곱게 핀 목련꽃은 거의 3일 안에 지고, 출퇴근 길 신대방에서 신림을 향해 가는 도림천

벚꽃을 보고 있자면, 외로움이 밀려왔다. 있어야 할 사람이 없다는 부재, 빈자리에 마음이

허하고, 오히려 날씨가 좋으면 우울해졌다.

화사한 봄꽃을 구경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봄은 내 삶 속으로 들어 닥쳤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가 늘 되어 있지 않은데 늘 새로운 계절은 순식간에 와버린다.

" 봄아 난 준비가 전혀 안되었어. 너를 맞이할 준비가 아직 안되었는데..."

그렇게 봄이 왔다.

그리고 2주 전 퇴근길 월요일 저녁, 직장 동료와 우연히 같이 저녁을 먹고 밤 벚꽃을 감상했다.

서로 사진도 찍어주면서, 오랜만에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느닷없는 일로 혼이 다 빠져나간 날이었지만 .. 퇴근 시간이 맞어

계획에 없이 함께 저녁을 먹고, 벚꽃을 보기로 했다.

분분한 낙화가 얼마 남지 않은 벚꽃을 그녀와 함께 보면서 인생,

지나간 사랑, 아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다행이었다. 처음으로 벚꽃 사진도 남기고, 무리하지 않고 꽃구경을 하지 않았는데

그동안의 공허함이 잠시 채워지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봄밤을 보내면서 오래전에 막연히 마음 속에 있던 그 공부를 시작해야할 때 같았다.

장기 프로젝트 공부를 하기로 했다.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보니, 그 자격증을 따게 된다면 여러모로

커리어 개발 뿐만 아니라 내 삶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 해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사실 대학생 이후 취업 준비 이후로 치열하게 공부를 해본 적이 없어서...

수험 생활 혹은 점수를 따기 위한 공부는 정말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다만 경험형 공부를 선호했는데... 우울함과 공허함( 믿음은 있지만, 내 현실이 기쁘고 즐겁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반증)

또한 노잼의 삶 속에서 탈출구가 필요했다.

 

삼십 대 후반, 이젠 정말 해볼 수 있는 청춘의 도전은 많이 해본 것 같다.

내 기준에서는 놀아볼 만큼 놀았고, 여행도 다녀볼 만큼 다녀 봤고, 교회에서의 활동도 내가 해볼 수 있는 것은 감히 다 해봤다고

여겨졌고, 왠지  공부는 너무 오랜만에 내 입에서 나오는 단어였다.

실컷 놀고 나니, 이런 공부는  왠지 뭔가 설렘과 몰입해서 할 수 있겠는데..싶기도 했다.


이제 시작이다.

지난주 일요일에 1백만원 넘는 인강을 결제하고,

이번주 일주일은 인강과 문제집을 분철하여 강의와 문제집을 보고 있다. 휴 .... 가능할까?



주말에도 딱히 약속이 없고 남는 시간은 이 공부에 전념을 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너무 신기했다. :)


과연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불현듯 실행하고 있는 이런 내가 신기하다!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아서, 늘 뭔가 어려운 시험은 도전해보지 못했는데

성실성으로 임해보자.



이 또한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과 인도하심이라면 더욱 기쁘게 감당하고 싶다.

단, 너무 무리하지 않고 균형감을 갖고 퇴근 이후의 삶을 의미 있게 보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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