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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오미 Mar 10. 2023

간호 편입생 실습 일기-간호관리학

몸이 편한 실습이라던데,, 진짜구나!! :)

내가 실습하러 자주 드나들었던 어느 대병(이번 실습 포함)의 수선생님 모두 하나같이 정말 다 너무 좋으신 분들이었다.. 호흡기 병동, 아동 병동, 그리고 이번 간호관리 실습을 했던 소화기계 병동까지.. 내가 운이 좋은 건가..?ㅎㅎ


간호관리 실습은 몸이 가장 편한 실습이라고 선배들이 얘기하던데, 정말이야말로 이제껏 실습들 중에 제일 수월했다..! 사실 이쯤 되니까 실습에 적응도 많이 했고, 학교가 질리기도 하는 타이밍이기도 해서, 만만찮게 귀차니즘에 찌들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마법 시즌(특히나 나는 몸이 굉장히 고통스러운 시즌)이 완전 딱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몸도 마음도 아주 편안한 실습이었다.


원래라면 실습 때, 근무시간 내내 서있거나 돌아다니면서 바이탈과 혈당 측정하고 다니느라 다리가 터질 듯 아픈데, 이번 실습을 반대로 수쌤 옆에 너무 앉아만 있어서 오히려 허리가 아팠을 지경... 그리고 사실 지침서 작성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거의 없어서 너무 지루하고 시간이 안 가기도 했...다..(배부른 소리)




간호관리학 병원 실습의 하루 일과는 다음과 같았다.


그냥 출근해서 병동 선생님들께 인사드리고, 수선생님 옆에 자리 잡고 앉아서 지침서만 쓰면 됐었다고 할까? 수쌤께서 물품 확인하기 위해 돌아다니시면 그때 일어나서 같이 돌아다니고, 정리정돈을 위한 병동 의자 같은 것들 같이 옮기는 일들이 거의 전부였다. 간호관리 실습 자체가 수쌤이 어떤 역할을 가지고 계신지 그리고 어떤 일들을 하시는지 관찰하는 실습이다 보니, 수쌤 방에 같이 앉아있는 시간이 대부분이긴 했다. 그리고 마침 다른 학교에서 성인 실습하러 온 실습생들도 와있었어서, 실습생들의 주 업무(?)인 바이탈이랑 혈당 측정에 딱히 눈치를 볼 일이 없기도 했다(타학교 실습생들이 없었던 병동으로 간호관리 실습 갔던 친구들은 성인 실습이랑 마찬가지로 바이탈+혈당+잡심부름을 다 했다고 한다).


언급했다시피, 간호관리 실습이 수쌤의 업무와 역할 그리고 병동 전체 분위기에 대해 배우는 실습이다 보니, 병동 정보나 시스템 등에 대한 내용들을 많이 파악하고 얻어서 지침서에 작성할 내용이 풍성해지도록 하는 부분이 관건이다. 하지만 주로 이때 혼자 정보들을 찾아야 해서 눈치도 보이고 찾는 방법을 몰라서 지침서의 빈칸들을 채우는 것을 어려워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감사하게도 우리 병동 수쌤은 매일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주셔서, 내 옆에 딱 앉아 지침서를 한 장-한 장씩 같이 봐주시며 어디에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하는지, 그리고 관련 자료들도 알려주고, 찾아주고, 뽑아주시고, 병원에도 없는 내용들은 이렇게 저렇게 작성하는 건 어떻냐고 조언도 해주셔서,,ㅎㅎㅎ 지침서에 채워야 할 내용들을 이 많았던 거에 비해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오히려 일주일 내내 수쌤 옆에 앉아서 하루종일 지침서만 쓰는 시간으로 사용하도록 배려해 주시는 바람에, 실습 시간이 너무 남아돌 거 같아서 지침서에 글씨를 이쁘고 정성스럽게 쓴 건 아마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 않았나 싶다.ㅋㅋㅋㅋ


그리고,,, 간호관리 실습 활동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걸 꼽으라면,, 고민 없이 근무표 작성이었다.. 이거 하나 수기로 일일이 작성 하면서 수쌤에 대한 존경심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쌤을 이걸 어떻게 간호사+조무사 근무표를 매달 고민을 하면서 작성하시지.. 나는 이틀 통으로 근무표 짜는 데에 시간을 썼는데 정말 눈알이 빠질 뻔했다.@_@





여하튼, 그렇게 죽어도 안 가던 시간이 지나서 마지막날에 수쌤이 지침서 쓴 거 궁금하다고 하셔서 보여드리고 수쌤과 마무리를 하는 중에 여러 대화들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사실 개인적으로 이 병동에서 수쌤을 관찰하며 정말 멋있던 부분이, 병동 선생님들이랑 거리낌도 없고, 친절 그 자체인데 잘못했거나 혼낼 때는 또 살벌 그 자체 셨다는 것이다. 혼낼 때는 혼내고, 하지만 그 외에는 병동 선생님들이랑 관계를 정말 너무 잘하신다는 게 병동 선생님들을 통해 느껴져서 너무너무 멋있다고 생각이 드는 분이었다. 그런 분이 마지막에 나보고, "학생 선생님은 눈치도 있고 센스도 있는 게 딱 보여서, 간호사 정말 너무 잘할 거 같아요~"라고 말씀해 주셔서 더 감동이었다. 칭찬을 대놓고 해주신 실습은 처음인 거 같아..ㅠㅠ 심지어 나 진짜 이번에는 한 게 없는데... 느낌이라는 게 통하는 건가... 진짜 다행이다 싶고, 감사했던 실습이었다.ㅎㅎ


나는 사실 약간 취업 공포증(?)이 있어서...ㅠ 병원에 입사를 했을 때 내가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늘 의문이었는데, 십수 년간 대병에서 일하면서 정말 다양하고 많은 간호사 선생님들을 경험했을 수쌤의 특급 칭찬을 듣고는 용기도 생기고 위로도 돼서 참 다행이다.. 수쌤의 말대로 미래의 내가 정말 일 잘하는 간호사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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